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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보은]... 재패니메이션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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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보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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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g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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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28 오후 4:2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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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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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앞두고 있는 [고양이의 보은]은 최근의 한국 애니메이션 계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영화입니다. 우리나라보다 한참 앞서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점쳐볼 수 있는 작품인 까닭이지요.
[고양이의 보은] 한 작품만을 살펴보았을 때, 영화는 전체적으로 탄탄하다고 평할만 합니다. 판타지에 기초한 이야기 구성은 매우 뛰어난 수준이고 개성있는 캐릭터 설정도 적절합니다. 가끔씩 허술한 배경의 컷이 눈에 띄기는 하지만, 결코 작품 전체를 흐트릴 정도는 아니지요.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은 안정적인 연출력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관객들은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느꼈던 것과 유사한 류의 감흥을 본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은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지요. 조금 자세히 파고들어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과 주요 캐릭터의 성격과 구성, 심지어는 미장센이나 음악에서까지도 재패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의 짙은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요.
미야자키 하야오나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등 재패니메이션의 중흥기를 주도했던 감독들은 실로 -전세계 애니메이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것은 미래의 재패니메이션에 강점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또한 부담으로도 작용하리라 여겨지지요. 과거의 작품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창조의 과정으로부터 오는 뼈를 깎는 고통을 이를 악문채 견뎌내야 할 테니까요. 그런 관점에서 조금 냉소적으로 평하자면, [고양이의 보은]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편의 작품만으로 재패니메이션의 상태를 진단한다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에 그칠 공산이 크겠습니다만, 본작을 보면서 떠올린 단상을 풀어놓자면 재패니메이션은 또다시 자기변모와 진보를 꾀해야할 과도기적 시점에 이르렀다는 느낌이지요. 끝없는 자기계발이 없이면 도태되고 만다는 현대사회의 논리는 영화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관객은 참을성있게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진부한 작품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관객의 몫이지요.
최근의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흥행에서는 참패했으나 나름의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던 이성강 감독의 2002년작 [마리 이야기]부터, 최근 개봉했던 [원더풀 데이즈]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에서 그 변화를 발견할 수 있지요. 애니메이션은 더이상 미지의 영역이 아닙니다만, 그러나 아직은 미숙한 점이 많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조금씩 꿈틀거리며 태동하기 시작한 한국 애니메이션이 [고양이의 보은]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결국, No Pain, No Gain.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음에 다름 아닐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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