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시사회를 안하는 영화들은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겟카터>처럼 아예 안좋다는 입소문 먼저 날까 두려워 안보여주는 경우와.. 아님 <스타워즈에피소드1>처럼 시사회 없이도 자신있기에 안보고는 못 베길테니 맘대로 하라는 강한 자신감의 표출이던가 이 두 가지 경우이다..
이 영화는 아마도 전자같았다.. 대충 훑어보아도 동명의 롤플레이밍 게임을 화면으로 옮긴 것이다 보니.. 현란한 특수효과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을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보스.. 안 본 영화들이 있으면.. 성격상 좀이 쑤시고.. 또 개봉작들은 대개 다 챙겨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결국 이 영화마저 보고 말았는데...
결국 이 유별난 성격과 쓸데없는 사명감을 내내 후회하면서 본 또 하나의 작품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 마법이 존재하는, 용들이 살고있는 옛 중세시대에.. 모든 이들을 평등하게 하여 잘 살고자 하는 어린 여왕과 이에 맞서서 세상을 자기 지배하에 두려는 악한 마법사 프로티온의 대립으로..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레드드래곤을 다스릴 수 있다는 사브릴의 지팡이를 찾아나선다는 모험물이라는 소재는 참 좋았다..
여기에.. 그 시대의 모습을 재연해 놓은 특수효과도 뛰어나기는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영화화 한 것 치고는 참 맥이 빠지는 영화였다..
왜냐.. 이 영화에는 이러한 모험물들이 예의 가지고 있어야 할 스릴과.. 난관을 헤치면서 겪게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그 아슬아슬함에서 얻게되는 짜릿함의 묘미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게임이라면 몸소 부딪히면서 단계를 올리기 위해 애를 쓰는 기술적인 재미라도 있었을텐데.. 아니 남이 하는 게임을 물끄러미 바라만보고 있어도 이보다는 덜 지루했을텐데.. 이 영화는 소금기가 전혀 없으니 싱거울 수 밖에 없었다....
게임에 기초했기에 그 전개방식은 비슷했다... 주어진 목표를 향해 한발짝씩 다가간다거나.. 그 하나씩 봉착하게되는 위기를 극복힐때마다 동료를 얻는다거나.. 명확히 구분되는 선과 악의 캐릭터라던가.. 그 설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아무리 완벽한 주인공이라도.. 분명 어려운 그 상황들을 헤쳐나갈 때는 무엇가 고심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야 하는데.. 이건 너무나도 쉽게 척척 해결해버리고는 하니 김이 빠져버리는 것이다..
게임을 직접 힐때라면 한 단계 넘어가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공이 얼마인데... 그나마 편하게 대리만족해보려고 본 영화에서는 그런 노력들을 모두 헛수고로 만들어버리니 얼마나 맥이 풀리겠는가 말이다..
그냥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힐끗 쳐다보고 훑어본 뒤에.. 바로 그 단계를 뛰어넘어 버리니 그게 말이 되는가.. 그것도 요행히 운이 좋았다거나.. 휙 눈가림으로 마무리해버리는 특수효과들로 처리해버리니 더 기가 막혔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 빈약한 스토리에 맞물려 배우들까지 제 몫을 다 못해냈다..
우리의 영웅인 남주인공은 어찌나.. 연기도 못하고.. 카리스마도 부족하고.. 어정쩡한 기사인지... 도통 믿음이 가지를 않았고..
여기에 망가진 제레미아이언스와 도라버치... 계속 영화의 분위기와 달리 통통 튀는 말론웨이언스까지.. 배우들은 그냥 나오니까 나오는가보다 싶은 그런 형편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렇기에 별반 없는 내용가지고 2시간이 넘도록 이어붙이고 끼워맞추고 한 것이다..
이미 게임에서 여러번 접해봤기에.. 미리 알고있는 스토리에.. 전개되는 방식까지 익숙했는데..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나머지 요소로 승부를 하려 했기에 재미가 반감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화려하면서도 사실적인 특수효과에도 불구하고 씁슬함을 안겨주는 비디오용 영화로 전락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