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등장하는 의상도 주인공의 성격과 장면을 대변해주는데 큰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수의사 박진희가 입는 의상은 그녀의 장난스러운 성격과 대조적으로 여성스럽고 타이트하죠. 샌들에 치마, 얇은 니트나 블라우스를 주로 입고 있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그녀의 성격은 의상과는 정반대입니다.샌들을 신고 깡총깡총 뛰면서 가게 셔터를 내리고, 가게앞 파라솔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아이스 크림을 먹는것을 즐기고는 하죠. 그리고 산에 있는 유오성을 찾아갈 때 입은 하얀 점퍼에 원색 줄무늬 모자와 목도리 세트는 그녀의 발랄함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유오성의 의상은 지극히 평범합니다. 셔츠에 면바지 차림, 그리고 박진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때 그의 어눌함을 대변해주는 양복차림, 작업복 차림. 그의 평범하면서도 소박한 성격을 의상에서도 읽어낼 수 있죠. 박진희와 산에서 만나는 씬 바로 전에 눈썰매를 타는 장면에서 그가 착용한 털로된 귀마개로 인해 박진희와 세트를 이뤄 배경과 함께 둘의 순수함을 극대로 강조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