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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요모조모 예쁜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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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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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여름 제주도에 놀러갔을 때였습니다. 한라산 등반을 했는데 마침 태풍이 와서, 등산로 중간쯤에 있는 임시 대피소에 피해있어야 했습니다. 그곳에서 1년 내내 상주해 지키고 계시는 통신회사 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지요. 관광객들이 올때만 외지인과 애기할 수 있다는 그분의 말씀. 별다른 얘기는 안했지만, 담배를 피면서 애잔하게 창밖을 바라보던 그분의 표정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후 오랫동안 잊고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서 문득 그 기억이 다시 나더러구요. 그때에 그분들에게서 느꼈던 그 외로움, 쓸쓸함, 무상함도 같이.
이 영화는 고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가족도 없이 오직 개 한 마리에만 모든 애정을 쏟으며 지내는 고독한 남자가, 밤하늘 별자리를 짚으며 자신의 사랑과 과거, 미래를 조목조목 짚어 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들을 잃은 노부부가 감정의 골이 파여 서로 등돌린 채 과거의 상처를 곱씹는 쓸쓸한 이야기. 하지만, 별은 그것을 다 무마해주고 그들을 지켜주지요. 지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하늘의 별들은 수천 수만년 동안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던게지요.
솔직히 스토리는 좀 심심했지만, 그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안타까운 분위기가, 저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름다운 설원이나 짙푸른 하늘등 자연배경도 너무 좋았구요, 음악또한 화면과 잘 맞아서 시종일관 부드러운 기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과묵하고 약간 바보같아 보이면서도 묵묵히 사랑을 인내하고 기다릴줄 아는 남자의 역을, 유오성씨는 잘 연기해주었습니다. 박진희씨도 새침하고 귀여웠구요. 공형진씨, 이제 정말 코메디 영화 주연배우로 나서도 되겠더군요. 지리멸렬해질 수 있는 내용이 신선함을 잃지않고 후련한 웃음까지 담게된건 전적으로 그의 덕분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서울밤하늘을 올려다봤습니다. 인공위성 외에 별은 보이지않지만, 이 영화덕분에 오랜만에 낭만적인 생각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저도 어서 저만의 별을 찾고싶군요.
지치고 힘든 일상에 하늘한번 올려다볼 수 있는 여유를 원하는 분들께, 이 영화 <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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