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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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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23 오전 12:2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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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장나라"라는 문화 아이콘은 기존에 언제나 있어왔던 인기스타의 이미지와는 약간의 거리감이 있다. 그녀는 충분히 귀엽고 깜직하지만 그것이 눈부신 외모나 득특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얼마 전에 가요계와 드라마계, 그리고 CF계를 평정했던 명랑한 장나라가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이슈였다. 그녀의 이미지가 어떤식으로 변형되거나 재생산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숙녀와 소녀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있는 "장나라"의 등장이 분명 독창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리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보지 못했던,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엽기와는 또 다른 의미의, "엽기" 처녀를 만난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우리의 정의파 공희지(장나라)는 클럽메드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참석을 거절 당한 친구를 대신해 항의하다가 젊고 잘 생긴 팀장 김현준(박정철)을 보고는 단박에 두 눈에 하트를 달게된다. 희지는 현준의 숙소에 숨어 들어가 그의 다이어리를 몰래 가져나오게 되고, 이제 그의 스케쥴은 희지의 손바닥 안이다. 우연이 거듭되면 필연이 된다고 했던가. 끊임없이 자신의 눈에 뜨이고 무언가 일이 꼬여가지만 현준도 점점 희지에게 좋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이때 등장해야 할 사람은? 삼각관계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사람, 정답이다. 이 때 바로 현준의 약혼녀가 나타나고 희지의 의도된 접근도 들켜버려 희지에게 남은건 이제 결정적 승부수를 던지는 것뿐이다.
아마도 나라짱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결코 완성도 높은 영화라고 말 할 수는 없을거 같다. 분명 나름의 애정 표현 방식이겠지만 나라짱, 아니 공희지의 어머니는 너무도 과격하고, 동생의 유별난 사투리는 뜬금없다. 친구들에게서는 희지와의 특별한 유대감을 딱히 느끼기가 어렵고, 희지가 찍은 남자 현준은 과다하게 킹카스럽지도않다. 그가 그녀에게 어떤 정서적 공감대,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좋은 느낌"을 느끼는 과정도 느닷없고, 교통사고로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도 구태의연하다. 게다가 현준이 약혼녀와 말다툼을 하는 장면에서 배우를 따라다니는 붐마이크를 마주하게 되면, 혹시 이 영화가 작정한 컬트 영화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참으로 묘하게도, "장나라"의 각종 망가지는 모습과 우스꽝스러운 표정, 성우처럼 발성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그녀라면 충분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녀의 행동과 말들은 보편적인 로맨틱 코메디를 볼 때의 관점으로 평가할 수가 없다. 도리어 엉성한 구조와 전개가 그녀의 모습을 더할수 없이 자연스럽고 정당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비록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는 않겠지만 꽉 짜여져 있지 않은데도 관객을 유쾌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재주이다. 그로인해 한 판 노래와 춤으로 장식되는 피날레는 더할 나위 없이 유쾌하다. 아하~ 그렇지~ 이건 "장나라" 왕국의 묘한 로맨틱 코메디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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