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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포 콜럼바인] What a Wonderful World... 볼링 포 콜럼바인
lchaerim 2003-04-15 오전 1:53:21 1397   [5]
전 세계를 대표해서 치안과 법 집행관임을 자처하며, 군림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외부에서 볼 때는 얼마나 강성해 보이는지는 몰라도, 내부에서는 곪고 터지고, 무른 나라임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이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은 99년 4월 20일 여느 고등학교와 다를 바 없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던 ‘콜럼바인’ 고교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900여발의 총성이 울린 가운데, 학생과 교사를 13명이나 죽인 에릭과 딜란의 총기 사건에서 시작된다.

그 특별한(?) 사건을 전문가들은 폭력, 마약, 만화, 게임, 가정환경, 록 가수 ‘마릴린 맨슨’ 등에 그 원인을 돌리고 있지만, 감독인 ‘마이클 무어’는 당당히 그 사건의 진원지를 특유의 입담과 총기 사건 이후, 3년여의 시간을 들여 축적한, 전 세계적인 정보와 온갖 다리품을 팔아 직접 취재한 이야기로 재구성해서 그 대답들에 일일이 ‘No'를 외치며, 자신이 태어난 조국.. 미국을 2시간에 걸친 독설과 풍자로 비판을 가한다.

처음, 시작부터 평범치 않게 미국인의 일상을 조명하는가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의 일상을 전쟁광이라 비꼬며, 그의 조롱은 그때부터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다큐멘터리는 미국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들추면서 미국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이러한 역사 때문이라며, 자기합리화를 하는 높으신 분들과 또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2억 8천만 인구가 얼마나 정부와 언론, 기업이 조장하는 공포의 세계에 길들여져 있는지를 보여주며, 미국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따지고 들어가는 모습이란, 감독의 그 육중한 몸매만큼이 듬직해 보였다.

시종일관 진지한 듯한 물음표와 해답을 동시에 보여줘 가며, 관객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볼링 포 콜럼바인>은 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저지르는 테러와 폭동 그리고 그에 걸 맞는 무기 지원 등...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누구도 모른다고 부정할 수 없는 공공연한 비밀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미국이라는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이룩한 ‘평화’라는 단어 아래에는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죄 없는 어린 아이들과 가녀린 여자들이 있었음을 역사적 사실로 증명하고 있으며, 올해 기습적(?)으로 일어난 제 2 의 걸프전도 현재 미국이 승리하고는 있지만, 그 전쟁 자체가 미국이 그렇게 지원해줬던 쿠데타였는데, 그 쿠데타 성공 후, 맘이 바뀐 그 사람이 미국에 반기를 들면서, 그 사람을 축출하기 위한 도구였음을 쉽게 짐작하고도 남게 해 준다.

물론, 그것이 사실이었는지는 필자도 확답은 내릴 수 없다. 그러나 필자 자신이 ‘마이클 무어’ 감독처럼 다큐멘터리를 찍게 된다면, 분명 인용하고 싶은 장면일 것이라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하고 싶다. 영화 중간에 흘러나오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는 그 치유할 수 없는 역사적 오류를 이 노래 가사가 품고 있는 상반된 뜻으로 표현함으로써, 아이러니하게 더 애절하고 간절하게 대변해 주고 있다. 필자가 영화평 제목도 이것을 고른 이유는 바로 이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을 가장 잘 표현한 노래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아름답게 포장되어 가리어진 세상의 진실을 작은 힘이나마, 일깨워 주려고 하는 감독‘ 마이클 무어’의 진심이자, 이 영화의 가장 백미가 아닐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른다. 어떻게 일어났던 일이던 간에 그 일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이렇게 갖다 붙이면, 이렇게 보일 수도 있고, 저렇게 갖다 붙이면, 저렇게 보일 수도 있다. ‘콜럼바인’고교에서 일어났던 그 충격적인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 못하고 두 고교생 에릭과 딜란의 자살로 미궁에 빠진 채, 일단락되었다.

전문가들이 내세우는 탁상공론은 다람쥐가 쳇 바퀴 돌 듯 계속 그 자리를 맴돈다. 아마도 그들이 내세울 최선의 방책인 마냥.. 숲 전체를 못 보고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만 가지고 뭐라 그런다. 또한 여기에 우리가 한 때나마 영화 속에서지만, 로마 역사의 영웅(벤허)이고, 지구 역사의 영웅(혹성 탈출)이라고 생각한 그 원로 배우마저, 현실을 외면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에서 안타까운 배신감과 함께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게 된다.

자.. 그럼, 결론은 무엇이냐고.. 영화는 결론이 없다. 아니, 결론을 지을 수가 없다. 관객들이 보고 느낀 그대로가 모두 결론이 될 수 있다. <볼링 포 콜럼바인> 자체를 현실을 비꼰 다큐가 아닌 다양한 편집을 이용한 픽션이라고 내리깎는 분도 계시겠고, 가뜩이나 반미 감정에 증폭되어 있는 몇몇 사람들은 지난 몇 년 간 봐왔던 ‘팍스 아메리카(미국 우월주의)’ 영화를 떠나서 이 시대 최고의 걸작이 될 수 도 있다.

이 영화를 본 후, 인터넷에서 ‘루이 암스트롱’이 부른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를 다시 들었다. 그 전에는 생각지 못한 가사의 뜻을 통해 다시금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을 떠올렸을 때, 필자는 세상이 이처럼 아름다움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과 인내를 견뎌내야 하고, 그 속에서 과연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여기 짧은 이 노래 가사를 전하며 이 영화평을 마칠까 한다.


I see trees of green, red roses too
(난 신록의 나무들과 붉은 장미들을 볼 수 있네.)
I see them bloom for me and you,
(난 그것들이 당신과 나를 위해 만발하였다고 생각해.)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그래서 난 세상은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네.)
I see skies of blue, and clouds of white,
(난 부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본다네.)
The bright blessed the day, and the dark say good night
(밝게 축복받은 낮과 잘 자라고 말하는 밤)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그래서 난 세상은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네.)
The colors of the rainbow so pretty in the sky.
(하늘에 펼쳐진 아름다운 무지개의 색깔들은)
Are also on the faces of people going by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있다네.)
I see friends shaking hands saying "How do you do?"
(난 친구들이 손을 흔들며 "잘 지내나?"라고 묻는 걸 보지.)
They're really saying "I love you"
(그들은 진정으로는 "당신을 사랑하네"라고 말하는 거라네.)
I hear babies crying
(난 아기들이 우는 소리를 듣고)
I watch them grow
(그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지.)
They'll learn much more than I'll ever known.
(그들은 내가 알아온 것 이상으로 배울 것이고)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그래서 난 세상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네.)
Yeah,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음... 정말 세상은 아름다워.)
Oh,yeah
(음... 정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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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포 콜럼바인(2002, Bowling for Columbine)
제작사 : Alliance Atlantis Communications, Dog Eat Dog Films, United Broadcasting Inc., Salter Street Films International / 배급사 : 스폰지
수입사 : 스폰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bowlingforcolumb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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