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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포 콜럼바인] 통쾌한 독설의 유쾌함
우선, 이 영화가 볼링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박진감있게 펼쳐지는 볼링경기를 기대하고 오신다면 볼링팬 여러분들께서는 정말 실망하실걸요. 물론 콜럼바인 총기 난사 사건에 관한 영화도 아닙니다. 영화에서 잠깐 다루어지긴 하지만요. 제목은, <콜럼바인 고교 총격사건>의 두 주인공 에릭과 딜런이 사건 당일 아침 학교의 볼링 수업을 듣기로 되어 있었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이 참혹한 총격 사건 이후 모든 박사나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악마적인 록음악 그것도 특히 마릴린 맨슨이나 폭력성 짙은 비디오 게임, 잘못된 가정 환경 등 평소 혐의를 두던 일상적인 것들로 탓을 돌렸는데,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총격사건이 '볼링'탓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 그날 아침에 볼링을 쳐서, 볼링 치던 손 맛이 남아서, 졸지에 방아쇠를 당긴 거 아닌가? 마찬가지로 사건을 마릴린 맨슨 탓으로 돌리는 것도 말이 안되거든요. 누가 들어도 말이 안 되는 소리이지만, 이것이 최고의 국가(?)로 알려진 미국이라는 나라의 현실입니다.
- 감독 마이클 무어
(1) 박진감 넘치게
이 영화는 분명 박진감 넘치는 볼링경기는 아니다. 하지만,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는 이 영화는 감독이 퍼붓는 독설들 때문에 볼링공 한방에 10개의 핀이 피익픽 쓰러지는 볼링경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실제 총기사건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감독의 의도 자체는 그것을 파헤치려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그것을 비판함으로서 현실의 미국을 조명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가 주는 현실감은 아… 시종일관 퍼붓는 유머와 해학과 독설들 때문에 아주 이질감마저 느껴진다. 그러니까, 영화를 보다가 잠깐 졸았다면 그것을 구태여 생각하지 마라. 그냥 넘어가고 다음 그들의 대사에 주목하라.
(2) 통쾌한 독설
때로는 감독이 내뱉는 말이 통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반전주의자이거나 전쟁에 찬성한다거나 하는 분명한 입장을 취하는 사람은 아니지만(어떤 쪽이든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는 개개인의 철학적 성향을 뛰어넘어서 '정의'롭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무조건적인 반전이 아니라, 그것을 풀어가는 데에 있어서의 정당성이 이 영화에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3) 유쾌한 영화
다큐멘터리를 유쾌하게 봤다고 하면, 참 웃기는 소리이겠지만 이 특이한 스타일의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 영화가 진짜 다큐인지 자꾸만 헷갈리게 된다. 그만큼 유머가 가득하고, 또한 감독이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이 영화같다고나 할까. 뭐 어쨌든, 영화는 굉장히 많은 말을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서 할 말은 별로 없어지는(아… 감탄의 의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보면서 몇 번이나 다른 생각에 빠져버려서 그렇다. 그만큼 이 영화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해준다) 그런 영화이기에 본 후에는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극장을 나서야 했다. 나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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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포 콜럼바인(2002, Bowling for Columbine)
제작사 : Alliance Atlantis Communications, Dog Eat Dog Films, United Broadcasting Inc., Salter Street Films International / 배급사 : 스폰지
수입사 : 스폰지 /
공식홈페이지 : http://www.bowlingforcolumb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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