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보구 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럴 땐 영화보다 나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도대체 내가 잘못 느끼는건지.. 내가 대사를 잘못 알아들어서 재미가 없는건지.. 지금은 이 영화가 재미있다는 쪽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하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후다.. 이제 써보겠다..
우선 제일 먼저 짚고 나아가야 할 '장나라'씨의 연기.. 음.. 일단 주인공으로써 오버의 극치를 보여주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오바가 재미있다는 사람과 거북하다는 사람으로 나뉘어지는데..
나같은 경우는 상당히 거북하게 느껴졌다.. 내가 안티인가? 솔직히 안티의 정의는 무엇인가? 그녀를 싫어하고 저주하는 사람들? 그러면 아니다.. 그녀도 하나의 연기자로 평가한다..
그럼 그 전 '장나라'씨의 오버연기가 있었다는 '논스톱'과 '명랑소녀 성공기'를 생각해보자.. 난 '명랑소녀 성공기'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논스톱'은 아주 가끔 봤다.. 원래 TV를 거의 안보지만 그건 밥먹을 시간에 하기 때문에..^^;;
근데 '논스톱'을 보면서 그녀의 연기가 재미있다고 생각된 적이 별로 없다.. 그리고 그녀를 연기자로 볼 때 그리 연기를 잘하고 깜찍한 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자.. 이제 이러면 안티인가? 그녀 자체를 싫어하는게 아닌데?
그럼 이렇게 정의하면 되겠다.. '장나라'씨의 연기를 보면서 깜찍하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다.. 이렇게 느끼는 사람에게는 권해줄만 하다.. 기발하지 않고 TV에 나올 때랑 하는 행동은 같지만 더 심한 오버를 볼테니..
두번째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시나리오의 엉성함.. 작품성이라고 할 것까지 없다.. 이 영화가 예술적이어야 한다는게 아니다.. 적어도 영화의 흐름은 끊지 않고 잘 이어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이 영화는 흐름도 도중에 끊기고.. 에피소드들만 엉망진창의 나열이다.. 이도 부인할 순 없겠지.. (화나는거 한가지.. 아버지 울 때.. 누가 아버지 택시기사라고 놀렸나? 그게 그 남자가 무시한 이유였나? 왜 갑자기 거기서 쓸데없이 그런 내용이..)
누군가가 여기에 이렇게 반박할 수 있겠다.. 코메디 영화는 웃기기만 하면 되지 않냐고..
그렇다면 이렇게 두번째로 정의한다.. 정말 영화 내용이 그냥그냥 이해할 정도가 아니라.. 내가 짜도 저것보다 낫겠다할 정도로 엉성한데.. 그래도 가끔 웃기는 걸 좋아하는.. 시트콤은 그나마 짧으니까 이해하지만.. 그렇게 긴 영화를 보고 견딜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권해줄 만하다..
이제 내가 화가 난 이유가 조금 이해가 되시는지.. 난 시나리오가 엉성한 것도 싫었고 장나라 씨의 오버연기도 거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한테 이 영화는 정말 싫은 영화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위의 두 가지 조건에 다 부합되는 분들은 재미있을 것이고.. 한가지 조건에 부합되는 분들은 그런대로 볼만할 거라는 예상도 해본다..
1. 김미화씨, 박경림씨 두분 다 카메오로써 역할이 충분하지 못한듯.. 김수미씨는.. 술집에서 보던 욕쟁이 할머니를 생각나게 한다.. 정말정말 연기 잘 하셨다..
2. 장나라씨 동생으로 나온 분.. 왜 사투리를 쓰시는지? 시나리오 상으로 그분만 시골에서 살다 온 걸로 돼있는지? 웃기는 영화라 사투리를 쓰게 한거 같은데 이해안간다..
3. 마지막 반전(?) 생각보다 기발하기는 했지만.. 어떤분이 말씀하셨듯이 그게 정상적인 사람들이 할 짓인가? 그리고 이것만 짚어보자.. 약혼녀가 그를 떠날지 예상한건가? 떠나자마자 미리 짜놓은 일처럼 그런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지? 이렇듯 이 영화는 영화란 이유만으로 무조건 우긴다..
2003-04-10 오전 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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