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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그 아픔이 단지 그들만의 번뇌일 뿐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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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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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l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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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04 오전 6:28: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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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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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를 늘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童僧. 아이를 잃고 절을 찾아 불공을 드리는 미망인 보살을 제 엄마인양 옆에서 지켜보며 아련한 그리움을 늘 간직하고 사는 아이.
친구집에서 몰래 닭고기를 먹은 것을 들켜 큰스님에게 회초리를 맞고서 단풍나무 바위산으로 뛰어나가 먼 산에 대고 오지도 않는, 볼수도 없는 "엄마, 엄마...."를 큰 소리로 외치며 흐느끼는 아이...
그 아이를 바라보고, 그 목소리를 듣자니 어느 틈엔가 또로로록 흘러내리는 눈물이 턱선까지 바르르 떨게한다.
아이엠샘에서는 아빠로 울리게 하더니... 하지만 아이엠샘은 엉엉 울고 나와도 여운이 남지 않았는데(영화음악밖에는) 이 영화는 단지 그 한장면만으로도 오래 기억될 듯하다.
"엄마"라는 단어만큼 가슴을 울리는 말이 이세상에 어디있겠는가하는 사회자 전유성의 말처럼 영화내내 드러내지 않고 가슴을 아릿하게 하는 영화 한편.
단지 그 눈물이, 나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엄마가 있고, 나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런 아이의 한 엄마이어서였을까.
아니 그것보다는 엄마의 그 큰 사랑에 일푼만치도 보답을 하지 못하는 못난 딸이고 세상에서 가장 이쁜 나의 천사에게 너무나 못난 에미여서일까...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는 아이의 모습, 그 가슴아픈 기다림이 어찌 그 아기스님만의 이야기라 할 수 있을까.
동승과 함께 기거하는 젊은 승려는 끓어오르는 자신의 혈기가 너무나도 부담스럽다.
낯선 여자를 보아도 꿈속에서도 육신의 탐욕을 끊지 못하는 자신을 버텨내기가 너무나도 버겁다.
등신불처럼 자신의 온 몸을 태운들 그 욕이 사라질까마는... 승려는 자신의 손가락을 태우며 그 마음에 자리한 오욕을 끊어 없애고자 한다.
육신 뿐아니라 정신과 마음으로 범한 죄에도 벌을 가한다면 불이 끓는 연옥에서 헤어나지 못할 우리들인데.... 나는 말할 나위도 없겠거니...
젊은 승려는 자신의 오른손을 태운 후 더 큰 깨달음을 얻으려 길을 떠나고 동승도 엄마를 찾아 길을 떠난다. 아니 그보다는 더 세상의 어머니, 더 큰 무엇을 찾고자 떠난것은 아니었을까.
봉정사, 선암사, 하회마을...남도의 아름다움을 한껏 담고 화창한 봄날의 꽃보다 더 아름다운 낙엽짙은 가을산의 정취와 눈덮인 설산의 절경을 화면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간이었다.
어릴적 놀러간 남한산성계곡이나 지금은 똥물이 되어버린 여주, 홍천강물에서 놀던 기억이 새록했던.. 흐르는 계곡물에 그 때 그시절처럼 나도 세수하고 머리감고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땅끝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고 내 엄마가, 내 아이가 너무나도 가슴에 사무치는 영화 한편.... 영화의 재미보다도 좋은 영화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이었을까요.
기다리는 누군가가, 사랑할 누군가가, 찾아갈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그래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나도 그런가봅니다...
* "집"이라는 연극에서 우리네 아버지역을 맡은 "오영수"라는 국립극단 배우가 여기에서 큰스님 역할을 하더군요.
절간에서는 온갖 일을 하는 거사, 전무송 씨도 연극배우 출신이고..
역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진짜 배우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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