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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성장한다. <언니가 간다> 조안!
2006년 12월 31일 일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데뷔 5년 차 조안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녀의 생기발랄함과 거리가 먼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여고괴담>과 <홀리데이>속 조안은 흔들리는 눈망울을 가진 소녀였고, <토지>,<서울 1945>는 비극의 시대에 태어나 또래 이상의 슬픔을 겪어야 하는 캐릭터였다. 헛된 야망을 품거나 공포감을 느끼며 무서움에 떨어 본적도 없었던 그녀에게 그런 역할은 ‘연기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이자 수련장이었다.

만들어진 연기보다는 내뿜는 연기를 하는 조안을 처음으로 발견한 건 드라마 <첫사랑>에서였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결혼식에서 제자로 참석해 ‘축가’를 불러야 하는 심정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눈물연기는 될성부른 여배우의 발견이었다. 만화가를 꿈꾸던 19살 소녀가 진로를 대폭 수정해 걸은 배우의 길은 험난했지만 언제나 기대치보다 높은 결과물로 탄생됐고, 20대의 중반의 나이에 조안은 자신의 새로운 매력을 뽐낼 영화 하나를 찍는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짐짓 모른 척 하고, 운명의 사랑을 기다리는 열 여덟 살 나정주는 듀스에 열광하고 게스 청바지에 목숨 거는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12년을 거슬러 미래에서 온 자신 (고소영)을 친척 언니 삼아 인생의 성숙함을 배워나간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앳된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언니가 간다>는 그녀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을 120%담고 있는 영화다. 가로숲길 카페에서 만나 조안과 나눈 너무나 인간적이고 솔직한 인터뷰를 지금부터 공개한다.

완성된 영화를 본 느낌은 어떠세요? 시사회장에서 웃음이 많이 터져 나왔는데.
긴장 많이 했어요. 기자 분들이 냉정하잖아요. 그날 부모님도 오셔서 같이 봤었거든요. 그런데 기자 분들이 많이 웃어주셔서 기뻤어요. 그래도 저는 제 연기가 항상 어색하고 후회가 남는 쪽이라 어제도 보면서 ‘아, 저 때 이렇게 할걸. 저거 아쉽다’ 그러면서 봤어요.

극중 고소영씨가 맡은 나이와 내가 동갑이라서 그런지 나정주의 삶에 무척 공감이 많이 됐었다. 그 당시 모습을 그대로 살려낸 것도 좋았고. 1994년 배경인데 그땐 실제로 너무 어리지 않았나요?
저도 공감 많이 했어요. 초등학교 때였지만.(웃음)그룹 듀스도 좋아했고. 그때 막 컴퓨터 보급돼서 PC통신 하고, 삐삐 치는 거랑 다 기억에 남죠.

20대 중반에서 10대의 연기를 한 거잖아요.
이제 그만할 때도 됐죠. 이제 스물 다섯인데.(웃음) 근데 다행히 많이 어색해 보이진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진짜 고등학생 같았다고. 저야 기쁘긴 한데 이제 성숙한 연기를 좀 하려구요.

전작들에 비해서 굉장히 밝고 유쾌한 캐릭터라 더 좋았을 것 같은데.
근데 제가 코믹 발랄 이런 거 잘 못해요. 진짜로요. 평상시 때 좋아하는 사람들이랑은 발랄하고 코믹하게 놀 수 있죠. 그런데 그게 연기로는 안돼요.(웃음) 어색해요.오버하는 것 같고. 제가 진짜 힘들어하는 연기가 귀엽고 코믹하고 깜직하고 이런 거라서 촬영하면서도 ‘아~못하겠어요.’ 그러고 그랬는데 감독님이 많이 이끌어 줘서 다행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만나면 영화적 취향을 물어보려고 했어요. 대체적으로 분위기는 비슷한데 결코 이어지지 않는 달까. 본인이 의도한대로 필모그라피가 쌓여가고 있나요?
저는 죽을 때까지 연기만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일단 이쪽 세계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데 그러면 인정 받는 수밖에 없잖아요. 인정받으려면 연기력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연기력을 인정 받는 방법은 어느 한 부분에 있어서 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내는 배우도 좋지만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배우가 정말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거죠. 그 전에 들어오는 배역들이 대체적으로 어둡고 성격 있고 그런 캐릭터였거든요? 근데 이번에 밝은 게 들어와서 이걸 계기로 “나도 이런걸 할 수 있어요!”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밝고 코믹한 부분이. 그런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장녀라 그런지 진중한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진중은 모르겠고 책임감은 좀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실은 낯도 많이 가려요. 단지 일 할 때는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 거죠. 사실 어린 나정주 역할이 내 성격에 맞는 옷은 아니에요. 성격이 소심하고 내성적이라 상처 잘 받고 누가 하는 작은 이야기가 두려워서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처럼 멋대로 말하고 “내가 좋아한다는데 언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렇게 소리지르고 하지 못해요. 그건 진짜 가족들한테나 하는 건데 그것도 엄마한테는 투정이야 부릴 수 있지만 거기선 사촌 언니한테 그러잖아요.

가풍이 엄하시군요.(웃음)
저희 집 정말 엄격해요. 그래서 어쩔 땐 후회돼요. 반항도 해보고 가출도 하고 그래 볼걸. 너무 착하게만 살았어요. 사람들이 ‘어머~내숭이야.’이렇게 말해도 할 수 없는데 저는 정말 학교-집-학교 이렇게만 살았어요. 너무 재미없게.

엄한 집안에서 연기한다고 하셨으니 어땠을지 대충 상상이 가는데요.
반대 엄청 하셨죠.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얌전히 있다 시집이나 갈 것이지.’ 그런 반응. 그래도 부모님은 꿈으로는 인정해 주시긴 했어요. 엄마가 고등학교 가정선생님이었거든요. 할아버지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고, 친척들도 다 선생님이세요. 저희 아빠도 처음엔 대학에서 교수 쪽으로 지내시다가 그런 가풍에 반기를 들고 다른 쪽으로 전향(?)하시긴 했지만 집안 분위기를 무시하진 못하셨죠. 할아버지가 특히 고지식하셔서 제가 방송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진짜 입에 못 담을 만한 말을 하실 정도였어요. 대학교를 중앙대 연극학과에 붙었는데 거기가 그렇게 나쁜 곳은 아니잖아요. 중대 재학생들은 정말 학교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아요. 이번에 같이 작업한 고소영, 이범수 선배님도 같은 학교 출신이고 얼마나 훌륭한 분이 많은데 근데 그 학교에 붙었다고 하니까 정말 하찮게 보시는 거예요. 그런데 2001년도에 방송데뷔를 하고 2002년도에 화장품 전속으로 1년하고, KT이미지 모델로 발탁이 됐는데 화장품이나 기업 이미지 광고는 정말 예쁘게 나오잖아요. 15초 동안 압축해서 예쁘게만 보여주는데 그때 주변에서 그런 거예요. 손녀 너무너무 예쁘다고. 그러니까 마음이 좀 녹으시더라구요.(웃음)

그렇다면 어렸을 때 연기자가 돼야겠다 그런 결심도 없이 우연히 이쪽으로 발을 들여놓은 거네요.
말을 하자면 긴데, 사실 연기자는 별세계라고 생각했어요. 만화가가 꿈이었거든요. 제가 청주 살았는데 연예인을 직접 본적도 없었고 주변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었어요. 내가 할 거란 생각은 더더욱 해 보지도 않았는데 고 3때 대학 안가고 만화가 문하생으로 들어가기로 마음 먹은 터라 삼촌 따라 서울에 잠시 올라오게 된 거예요. 정보도 얻고 구경도 하려고 왔더니 삼촌이 친구가 연기자인데 매니지먼트 사를 차린다고 거기를 들렸다 가자는 거예요. 근데 그 분이 저를 보더니 “배우 해볼 생각 없니?”하시더라구요.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게 그 얘길 들으니까 '나한테 연기자를 하라고 해? 내가 괜찮은가?’란 생각이 드는 거 있죠.(웃음) 그래서 그 분 따라 방송국에 놀러 갔는데 한 작가 분께서 저를 보시더니 단막극을 하나 써 놓은 게 있는데 거기 나오는 중학생하고 나랑 이미지가 맞는다면서 감독님께 절 추천하셨어요. 그게 두 씬 빼고 다 나오는 주인공이었는데 마침 감독님도 오케이 하시고 그렇게 데뷔하게 된 거예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데 한마디로 전율이 느껴지더라구요. 이게 내 천직인가 싶을 정도로 행복한 기분. 그때가 고3 6월이었어요. 제가 뭐 하나 마음먹으면 그거 될 때까지 안달하는 편이라 만화가 준비한다고 교과서 다 버리고 대학포기하고 있었는데 막판에 열심히 공부한 거죠.

<언니가 간다>는 어쩌면 고소영씨가 도시적 이미지를 벗고 처음으로 도전하는 코믹 멜로 라는 점에서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셈인데 그녀의 어린 시절역할이 처음 들어왔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저야 영광이죠. <비트>때부터 고소영 선배님 팬이었어요. 지금도 같이 얘기하고 웃고 밥 먹고 그렇게 지내도 아직도 저한테는 스타 같은 존재예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함께 연기하는 게 실감이 안나요. 아직도 보면 신기하고.(웃음) 그래서 소영 선배님 어렸을 때 역할이라고 하니 더 하고 싶었어요.대본도 좋았고.

아이크림 바르기,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기, 귀찮아도 화장은 꼭 지우고 자기 같은 여자들의 가슴에 와 닿는 대사들을 볼 때 정말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대본이었을 것 같아요. 근데 완성 된걸 보니까 대본에는 좋았는데 영화상에 안 나온 부분이 있나요?
이걸 얘기해도 되는진 모르겠는데, 극중 옥지영 선배님이 맡은 선미가 정주랑 같이 과거로 오잖아요. 그리고 서로 전화통화하는 장면에서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성공하는 거야” 그 장면에서 한 꼬마 남자아이가 옆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있잖아요. 그 애가 어린 ‘비’예요. 어린 비를 수소문해서 데려다가 계약을 하려고.(웃음)

아, 어린 박지성이 나오는 장면도 웃겼는데 그게 비였구나. 근데 그나마 박지성씨 어린 시절로 해서 내보내는 것도 꽤 오랜 기간 동안 설득 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비는 결국 설득을 못해서 안 나온 건가요?
아, 그것까지는 모르겠어요. 원래는 그 아이가 ‘비’였고, 그 꼬마 애를 설득해서 부모랑 계약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선미가 극중 돈에 굉장히 집착하는 캐릭터잖아요. 굉장히 재미있는 씬 이었는데 어떻게 된 건지 빠졌더라 구요.

보도자료를 보니까 과거로 돌아가고픈 시기를 꼽으랬더니, ‘헤어 세팅기가 발명되기 전’이라고 써있어서 많이 웃었어요. 굉장히 솔직하고 꾸밈없는 대답이라.
머리가 정말 곱슬 이거든요. 매직기가 나온 게 축복이라니까요. 저 어렸을 때 정말 뽀글뽀글 머리였거든요. 진짜 심했어요. 별명이 ‘돼지털 공주’라면 말 다했죠. 그래서 그 질문을 받고 어렸을 때 생각을 하다가 어렸을 때 아이들이 너무 놀려서 다리미에다 대고 밀면 어떨까? 이런 생각했던 게 떠오르는 거예요. 그리고 조금 크니까 매직기가 나왔거든요. 내가 조금만 더 일찍 태어났으면 내가 만들어 히트 쳤을 텐데. 발명은 필요에 의해서 나오는 거잖아요. 정말 아쉬워요.

그렇다면 영화처럼 과거로 돌아간다면 극중 선미처럼 매직기를 발명해서 돈을 지배하셨겠군요.
그리고 연기를 즐겁게 취미로 해요. (좌중폭소) 일을 즐긴다는 게 많이 사라지잖아요. 자기가 정말 좋아했던 일인데 이게 일이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그만큼 즐기지 못하고 하게 되니까. 그래서 ‘취미로 하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하고 진짜로 생각하게 돼요.(웃음) 정말 사랑해서 시작한 일이잖아요. 이 직업이 맞는다고 생각해서 들어온 거고. 그런데 즐기지 못해서 안타까워요.

<언니가 간다>에서 정말 인상적인 대사가 하나 나오잖아요. “왜 인생을 남자로 보장 받으려 해?” 라는. 그걸 보니까 ‘아, 나도 그땐 그랬었지.’ 하게 되더라. 요즘엔 내가 일을 취미로 해도 될 만큼의 부를 갖춘 남자가 최우선인데.(웃음)
정말 그렇게 돼나요? 이 영화는 정말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공감을 많이 해요. 남자 기자 분들은 이해 못하시는 분이 많아요.
현재 조안씨의 사고방식은 저 대사에 적극 동감하는 편인가요?
저는 사랑예찬주의라……근데 너무 잘난 남자는 싫어요. 진짜 그래요. 잘난 남자 주변엔 항상 여자가 많고 인간이란 동물이 유혹에 약하잖아요. 그래서 불안하게 사는 거 싫어요.

사실 극중 태훈(유건)이가 미래가 보장된 100억대 CEO인걸 알고 봐서가 아니라 정주에게 보여주는 그 순수함이 너무 멋있잖아요.
그런 남자 있으면 당장 만나야죠. 정말로.

이 영화야 말로 나를 좋아하는 남자와 내가 좋아하는 남자에 대한 가장 확실한 단상이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둘 중 어느 타입에 끌려요?
100%나를 좋아하는 남자. 저는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닌 이상 그 사람에 대한 마음도 생기지도 않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상처 받기 되게 싫어하는 사람이라 되게 좀 나를 많이 사랑해줬으면 하고 질투가 많기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요만큼 사랑하면 그 사람은 나를 이~마~안~큼 사랑해야지 그 만남이 지속돼요.

우와, 정말요?
딴 건 정말 필요 없어요. 어떻게 보면 어린 나정주가 말하는 대사들이 공감이 가요. “왜 남자한테 인생을 보장 받아야 돼?”이 대사만 하더라도 저 역시 내가 능력 있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 <노팅힐>에 보면 여자는 굉장히 유명한 배우고 휴그랜트는 조그만 서점의 주인이잖아요. 그 중 옛날 애인들과의 스캔들만 제외하고 그 전체적인 이야기는 정말 제가 살고 싶은 인생으로 꽉 채워진 이야기예요. 나는 내 분야에 있어서 인정받고 남자는 정말 소박한 남자 만나서 소박한 결혼 생활하고 싶어요.

시간여행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희망만 제시한 채 끝나는데 반해 이 영화는 그게 아니어서 더 마음에 들었어요. 특히 이범수씨의 엔딩 장면!
이 선배님 너무 귀엽지 않으세요? 팔 이렇게 크로스하고 ‘짠!’ 나타나셔서. 정말 웃기기도 하구요. 배경음악 ‘듀스,듀스,듀스~~’그렇게 나오다가 너무 해맑게 웃으시면서 춤 추잖아요. 어쩜 그렇게 잘하시지. 우리 매니저가 그랬어요. 우리 진짜 고생하면서 두 달 동안 찍었는데 이범수 선배님은 잠깐 나오는 그 부분에서 다 상쇄하신다고. 한 두 장면 나와도 임팩트가 크시니까. 역시 베테랑이시고 너무 멋진 선배님이세요.

<언니가 간다>를 찍으면서 조안씨가 지나온 나이인 18살의 어린 정주에게 공감한 거랑 아직 그 나이가 되지 않아서인지 30살의 정주에게 공감할 수 없었던 점이 있다면요?
공감이라기 보단 말을 진짜 안 듣잖아요. 18살의 정주가. 상처받는다는데도 죽어도 안 듣잖아요. 전 그게 이해가 돼요.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눈에 씌어있는 콩깍지가 아니라는데 그 말 안들을 거 같아요. 그래서 죽어도 말 안 듣는 게 이해가 되고 소영 언니가 연기한 입장도 이해가 되고. 얼마나 첫사랑에 대한 상처가 크면 이것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됐다 할 정도면 얼마나 바꾸고 싶겠어요. 우연히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거고 결국 돌아와서 거기에 대해서 상처 치유를 어느 정도 한다는 점. 그런 게 굉장히 인간다운 것 같아요. 내가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나를 좋아했던 남자가 CEO가 되어 있다니 굉장한데? 이런 솔직한 생각들. “저놈 땜에 내 인생이 망했으니깐 넌 이 남자를 택해야 돼!” 하면서 코치해 주는 것도 인간다워요. 그때로 돌아가서 자길 사랑했던 남자의 진실된 마음을 보고 그 당시 사랑에 빠졌던 자신의 진실된 눈을 바라보고 그러면서 ‘내가 저 땐 저렇게 순수하게 사랑했구나’를 느끼고 마음을 치유 받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서. 과거에 연연해 하지 않는 모습들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누구나 후회는 하니까.

나도 영화를 보고 나니까 첫 사랑은 아니지만 첫 번째 사귄 남자친구를 바꾸고 싶다라는 욕구가 막 느껴졌어요.
첫 남자친구랑 첫사랑은 틀려요. 정말.

맞아요. 그때 감정적으로 올 인하지 않았으면 더 좋은 대학가고 더 좋은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웃음) 여자들은 항상 그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첫사랑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요. 첫사랑은 이루어지기 힘들잖아요.

조안씨도 첫사랑을 바꾸고 싶나요?
어느 정도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사실 사랑이란 게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제가 첫사랑을하기 전까진 정말 제 자신이 쿨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사귀던 사람이 헤어지자고 해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그런 모습이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건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정말 사랑하면 그렇게 안돼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사랑이라는 거를 안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사랑이란 거 안하고 그냥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결혼을 해서 그때부터 사랑을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너무 많은 사랑을 하면 그로 인한 상처가 크니까. 그말 정말 공감 많이 된다. 우리 정말 잘 통하는 것 같아요.(웃음)

내일 차기작 때문에 베트남 가신다고 들었어요.
<므이>라는 영화를 찍는데요. 베트남어로 ‘10’이란 뜻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끝순이', '말자' 그런 식의 촌스러운 여자이름을 뜻한대요. 베트남에서 ‘므이’라는 여자에 대한 전설을 듣고 차예련씨가 저에게 소설의 소재로 그 전설을 들려줘요. 그 영화에서 제가 소설가로 나오거든요. 그래서 베트남에 직접 가서 ‘므이전설’에 대해 파헤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언니가 간다>의 캐릭터랑 전혀 틀려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이지만 그렇다고 심성이 나쁘거나 못된 캐릭터는 아닌.(웃음)

극 중 영화 후반부에 가면 삐삐 음성 사서함으로 서른 살 정주와 어린 정주가 소통을 하잖아요. 그 음성 메시지의 목소리 연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 오디오 녹음하는데 진짜로 울면서 했어요. 실제로 엉엉 울면서 하니까 녹음실 스태프 분들 모두 쳐다보고 그래서 약간 창피했지만. 그래도 너무 즐겁게 촬영했어요. 작업하는 동안 내내 너무 행복했어요. 그래서 더 못 잊을 것 같아요.

글_이희승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

21 )
lee su in
<여고괴담3>에서 뚱뚱한 분장하고 나왔을 때부터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언니가 간다>에서도 선배인 고소영에게 뒤지지 않는 연기를 하더군요.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2007-01-04 01:30
hrqueen1
새롭게 성장하는 배우로 큰 배우가 되기를....   
2007-01-04 00:19
kirasama
그 아인 조앤!!! ㅋㅋ   
2007-01-03 16:53
sbkman84
이쁘구낭~~~   
2007-01-01 18:57
ldk209
예전에 가수하던 조안인가????   
2006-12-3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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