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세월이 선물한 여유’ <공조2: 인터내셔날> 현빈 배우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올해 추석 극장가에 이례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삼파전, 많게는 사파전으로 대작들이 각축을 벌이던 예년과 달리 <공조2: 인터내셔날>(이하 <공조2>)만이 관객 공략에 나섰다. 경쟁작이 없어서 유리한 반면, 시장의 크기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의 지점도 있다. 한결 여유롭고 말랑말랑해진 ‘림철령’으로 돌아온 현빈. 후자의 상황을 우려한 입장에서, 섣불리 예단하지 않고 개봉 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 결혼 후 처음 맞는 명절인 추석에는 무대인사를 열심히 다닐 예정이라는 그를 화상으로 만났다.

‘철령’이 변했다!

<공조>(2017)와 <공조2>의 림철령,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의 리정혁. 어쩌다 보니 엘리트 북한군 캐릭터를 연달아 연기한 현빈이다.

“여러 번은 아니고, 두 번이에요.” 워낙 두 작품이 크게 사랑받은 덕분에 북한군을 여러 번 연기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다며 두 번을 강조한다. 당분간은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작품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림철령과 리정혁이 사용하는 말이 미묘하게 달라요. <공조> 때는 3개월간 배워서 들어갔고, <사랑의 불시착> 때는 새롭게 배웠어요. 이번 <공조2>는 또다시 배웠죠. 많이 연습했습니다!”

전편에서 ‘철령’은 죽은 아내에 대한 죄책감과 복수심에 사로잡힌 다소 어둡고 냉철한 캐릭터였다면, <공조2>에서는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면서 이런 어두운 감정이 상당 부분 희석된 모습이다. 새초롬한 표정이나 (민영의) 어깨에 팔을 올리는등 ‘민영’(임윤아)을 두고 ‘잭’(다니엘 헤니)을 질투하는 모습을 귀엽게 연기한다.

“변화한 철령을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철령이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 끝에 시도했는데 현장에서 좋다고 말씀해 줘서 즐거웠고요.” 기존의 모습에 새로운 점을 플러스해서 다양한 면모를 보인 현빈, 캐릭터가 확장되고 매력적인 요소가 더해진 데 만족감을 표한다.

“처음에는 철령이라는 캐릭터를 전편과는 다른 상황에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오판이었죠. 상황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다시 구축해야 했어요. 시간이 흐른 만큼 철령은 진급도 했을 거고, 이에 따른 연륜과 경험도 더욱 쌓였겠죠. 또 짧게나마 남한에서 생활한 경험도 더해졌을 거고요.” 여러 요소가 레이어드 되어 철령의 변화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공조>의 성공 요인 중 일등공신은 바로 캐릭터 간의 케미다. ‘림철령’과 ‘강진태’(유해진)는 물론이고, ‘민영’과 ‘소연’(장영남) 자매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공조2>에도 전편의 캐릭터와 이를 연기했던 배우가 그대로 참여해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어갔다.

“<공조>를 찍을 때 워낙 좋은 에너지 속에서 재미있게 작업했던 게 지금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결과 또한 좋아서 더 그렇고요. (웃음) 저 외에 다른 분도 비슷할 거예요. 이런 추억이 <공조2> 현장의 공기 속에 녹아들었고,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관객 역시 더욱 편하게 보지 않을까요.” 두 번째 호흡이다 보니 서로를 맞추고 이해하는 시간이 없이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강화된 액션과 웃음, 스케일 업!

“<공조2>를 제작한다고 할 때, 전편보다 모든 면에서 나아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전편의 성공 여부가 후편의 제작을 결정하지만, 흥행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한 전편에 힘입어 제작됐지만,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외면받은 후편이 부지기수다. <공조2>의 제작진과 배우진 또한 이 점을 가장 경계했을 터다.

“전편보다 나아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관객은 어떻게 볼지 걱정이에요. 좋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액션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커졌고, 코믹 요소가 늘어난 점을 이번 <공조2>의 관람 포인트로 꼽는 현빈이다.

“전편의 ‘철령’의 액션은 날렵함과 타격감에 중점을 뒀는데요, 이번에는 ‘장명준’(진선규)의 액션 코드가 날렵함이라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묵직한 액션을 붙이려 했어요.” 날렵함과 묵직함이 충돌할 때의 시너지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공조2>의 연출은 <히말라야>,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을 통해 따뜻하고 코믹한 결을 가꿔온 이석훈 감독이 맡았다. 전편에서 호평받은 액션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게 숙제였다. 오프닝의 뉴욕 길거리 총격전, 엔딩의 장명준 대 림철령의 곤돌라 시퀀스 그리고 초반 옥상의 파리채 액션 시퀀스는 <공조2>에서 단연코 눈에 띄는 장면이다. 특히 오프닝씬은 이석훈 감독이 특별하게 신경 쓴 액션씬으로 꼽은 바 있다.

“새로운 액션에 대한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이건 저보다 무술팀이 더 크게 압박감을 받았을 거예요. 방법은 계속 머리 맞대 고민하고, 합을 맞추며 아이디어를 짜내는 거죠. 리허설하면서 계속 수정해 나가고요.”

“뉴욕 시퀀스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 촬영이 불발되면서 고민이 많았던 장면이에요. 스케일적으로 업그레이됐다는 걸 직관적으로 보이는 씬이라 세트로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했거든요. 결과는 미술팀이 6개월 이상 공들인 덕분에 디테일하게 뉴욕 거리를 재현할 수 있었어요. 자동차 전복, 총격, 폭발 등 위험한 순간도 많았는데 다행히 무사히 끝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평소 웬만하면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하려고 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요. 큰 부상 없이 잘 해냈어요.” 액션이란 게 비단 동작에만 국한되는 연기가 아니다. 표정과 감정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에 가능한 한 직접 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세월이 선물한 여유

<공조2> 개봉은 현빈이 지난 3월 결혼 후 처음 맞는 공식 행사다. 예비 아빠 현빈이 특별시사회에서 깜짝 노래를 불렀다는 소식이다. 옆에 있던 유해진은 “우리 빈이가 변했다”고 소개하기도.

“워낙 오랜만에 하는 무대인사인 데다 꽉 찬 객석을 보니 흥분된 것도 있고, 인사만 끝내고 나가려고 하니 너무 아쉬워해서… (어쩌다) 짧게 했네요.” (웃음) 크게 변한 것도 딱히 그 요인을 짚기도 애매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어떤 여유가 생겼단다.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며 살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의 바람이 아닐까 해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메가히트한 드라마 3대장을 꼽는다면, 최고 시청률 50%에 평균 시청률 36.9%를 기록한 <내 이름은 김삼순>(2005), 주제곡까지 뜨겁게 사랑받은 <시크릿 가든>(2010), 그리고 글로벌 히트한 <사랑의 불시착>까지 현빈이 주인공으로 매력을 발산한 작품들이 적잖이 거론될 것이다.

이십 대 초중반의 현빈과 다니엘 헤니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17년 만에 조우했다.

“다니엘과 다시 만나니 마치 2005년으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참 반가웠어요. 그가 처음 출연한 한국 드라마가 <내 이름은 김삼순>이에요. 17년 만에 보니 각자의 위치에서 잘 살아왔다는 데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보다 그 상황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그리고 재미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유난히 뛰어난 드라마 필모를 자랑하는 현빈이 짚는 작품 선택 기준이다.

반면 아직 천만영화 배우라는 수식어는 획득하지 못한 그라 혹여 기대되지는 않냐고 물었다.

“그런 기대는 없고요. 다만 전편을 본 분이 이번 <공조2>를 더 만족하게 봤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스코어요? 음… 전편 정도면 좋겠네요.”

국내 한정, 세기의 커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현빈과 손예진. 최정상의 두 배우인데 서로 연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서로의 직업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자칫하면 조언이라기보다 간섭이 될 수도 있어 애매한 지점이 있어요. 예진 씨가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 반응이나 리뷰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전해주는 정도예요.” 연기나 일에 대해서는 조심하는 편이라는 현빈, 물어보면 대답하는 정도로 먼저 이야기하는 편은 아니라고 답한다.

마지막으로 <공조2> 시사회 이후 웃는 모습이 손예진과 똑같아졌다는 반응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었다.

“이전에는 그렇게 한 번도 웃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예진 씨의 웃음을 많이 봐와서 그런지… 닮았더군요.” (웃음)


사진제공. VAST엔터테인먼트

2022년 9월 13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0 )
1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