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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핫’! 넷플릭스 <솔로지옥> 김나현 PD & 김재원 PD
2022년 1월 20일 목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꼽자면 단연 넷플릭스의 <솔로지옥>이 아닐까. ‘핫’한 출연자들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매력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들 사이의 묘한 연애 기류는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도 사로잡았다. 한국 예능프로그램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10에 들 만큼 화제성 만발인 <솔로지옥>의 김나현, 김재원 PD와 화상 인터뷰로 프로그램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예능프로그램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10에 진입했다.
김나현 PD: 예상한 것보다 더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속으로 '몰래 카메라 아닌가?' 생각할 정도다. 하루하루 믿기지 않는 마음이다.

해외에서도 이렇게 인기를 끌 줄 예상했나.
김나현 PD: 우리가 받은 피드백 중 하나가 해외 데이팅 프로그램보다 감정적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점층적으로 다뤄져서 흥미롭다는 것이었다. 관계 발전이 재밌고 신선하게 느껴졌다더라. 해외 데이팅 프로그램의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재미도 있겠지만 출연자들이 서서히 감정을 쌓아가고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웃음)

다른 데이팅 프로그램인 <돌싱글즈>, <러브캐쳐> 등과 비슷한 시기에 방영됐다. 국내에서 데이팅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
김재원 PD: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 받아온 장르다. 요즘은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게 추세이지 않나. 그런데 데이팅 프로그램만큼 리얼리티를 담기 좋은 포맷이 없는 거 같다. 어떤 마음으로 프로에 나왔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거절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받아줬을 때의 감정과 표정은 숨길 수가 없다. 기침과 사랑은 숨길 수가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웃음)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김나현 PD: 출연자들이 솔직해서 감정 변화도 빨랐고 그 덕에 우리 프로그램도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호흡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던 거 같다. 또 다른 특징은 꼭 필요한 상황을 빼고는 자막이 없다는 거다. 보통 한국 예능은 자막을 많이 활용하는데 우리는 시청자들이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게끔 자막을 자제하기로 결정했다. 자막을 줄인 대신 편집에 더 공을 들였다.

김재원 PD: 해외 예능 프로그램은 자막이 거의 없고 러닝타임도 4~50분 정도로 8~90분 분량의 한국 예능에 비해 훨씬 짧은 편이다. 제작단계에서 이런 지점이 해외 시청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겠다 싶더라. 그래서 가능하면 방송 분량은 60분 내외로 제작하고, 기존 한국 예능보다 플래시백이나 의도적인 캐릭터 형성, 필요 이상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편집도 가능한 선에서 자제하려 했다. 또 누군가에게 분량을 더 주거나 하려고 하지 않고 공평하게 편집하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다른 요소는 최소화하고 러브 라인에만 집중하는 거였다. 러브 라인과 관련되지 않은 건 냉정하게 쳐내고 했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어땠나.
김나현 PD: 예능은 대체로 매주 한 편씩 방영해야 하기 때문에 연출자로서 포기해야하는 부분이있다. 그런데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넷플릭스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름에 촬영하고 겨울에 방영했으니 편집부터 후반 작업까지 공을 들일 수 있었다.

김재원 PD: 다만 캐스팅 과정에서 넷플릭스의 까다로운 검증 단계를 따라야 했는데 그 탓에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어떤 절차가 있는지 세세하게 알려주긴 어렵지만 하나만 예를 들자면 모든 출연자들은 녹화 시작 전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해서 리얼리티쇼에 나올 정도로 정신력이 강한지 확인해야 했다. 제작진 입장에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출연진들의 섭외는 어떻게 이뤄졌을까.
김나현 PD: 꼭 연예계와 관련 없는 일반인만 섭외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었다. 자신의 매력을 알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위주로 출연자를 뽑자는 생각이었다.

김재원 PD: 기존의 데이팅 프로그램 출연자들과는 다른 결을 찾고 싶었다. '핫'한 기준으로 맞춰서 섭외를 진행했는데 사실 '핫'하다는 기준이 굉장히 주관적이지 않나. 우리는 SNS에서 운동이나 자기관리 같은 해쉬태그를 위주로 찾았다. 섭외는 인스타그램 DM으로 진행하거나 지인을 통해 추천 받기도 했고, 지원자도 있었다. 심지어 출연자를 모으기 위해 직접 길에 나가 전단지를 돌린 적도 있다. (웃음)

<솔로지옥>에서 제작진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 있다면.
김나현 PD: 다른 데이팅 프로그램도 그렇지만 대본이나 제작진 개입은 거의 없는 편이다. 리얼리티가 생명인 만큼 출연자들과 거리를 두고 지냈다. 그래서 놀라운 순간이 많았지만 특히 세 번째 천국도 행에서 문세훈 씨가 신지연 씨를 선택했을 때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도 다들 깜짝 놀랐다. 그런 순간이 가능했던 건 그들을 그냥 내버려두었기 때문인 거 같다. 어떤 결정을 할 때 개입하지 않고 빠져주려고 노력해야 그런 순간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김재원 PD: 특히 문세훈 씨는 사전 인터뷰 때도 제작진에게 귀띔하지 않았다. 제작진들도 김수민 씨, 성민지 씨 중에 고르겠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 신지연 씨를 호명하더라. (웃음) 여러 의외의 선택이 이어지고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제작진이 시킬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중간 투입자들은 판을 흔드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했다. 다만 시기상 조금 늦게 투입된 감이 있다는 평이 많다.
김재원 PD: 그들이 나중에 투입되긴 했으나 캐스팅은 이미 기존 출연자들과 동일하게 이루어졌다. 후발 주자들이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중간 투입부터 최종 선택까지 너무 시간이 짧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뒤늦게 합류해주었지만 다들 본인 감정에 솔직하게 임해줘서 고맙다.

여러 출연자들 중에서도 특히 송지아 씨가 주목 받고 있는데.
김재원 PD: 한창 출연자들을 섭외하고 있을 때 지인에게서 송지아 씨를 추천 받았다. 첫인상은 정말 ‘핫’하다는 거였다. ‘핫’이라는 단어가 인간이 된다면 송지아가 아닐까 싶더라. (웃음) 출연이 확정되고 난 뒤 유튜브 ‘프리지아’ 채널을 보면서 ‘이 친구는 정말 새로운 세대구나’ 했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성이고,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다. 또 그걸 자기에게 녹여낼 줄 아는 사람이다. 여러 면에서 완벽한 캐스팅이었다. 송지아 씨를 향한 대중의 관심과 반응이 놀라우면서도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생각한다.

김나현 PD: 송지아 씨가 남자 출연자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서 ‘20대의 연애에 국가대표가 있다면 송지아 씨가 아닐까’라고 우리끼리 얘기한 적이 있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다.

방송 이후 출연자들의 피드백도 있었을까.
김나현 PD: 방송 직후 악의적인 댓글이나 비난에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있다. 이런 자리를 빌려 그들은 일반인이고 심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으니 자제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재원 PD: 시청자 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건 우리 방송만 보고 그 사람 자체를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의 행동에 대한 비판이나 응원은 감사하지만 인신공격이나 허위 사실, 루머, 성희롱 등은 자제해주길 바란다.

시즌2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김재원 PD: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만약에 시즌2가 제작된다면 기간을 조금 더 늘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1은 9일동안 촬영됐는데 출연진들에게 물었을 때 기간이 생각보다 너무 짧았다고들 하더라. 후발 주자들이 들어오는 타이밍도 조금 당기는 등 시간적 조율도 필요할 거 같다.

사진제공_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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