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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데뷔작! <랑종> 나릴야 군몽콘켓 배우
2021년 7월 23일 금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발랄하고 상큼한 이미지, 통통 튀는 매력이 돋보이는 태국의 신예 배우 나릴야 군몽콘켓에게서 영화 속 수척하고 음침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한국나이로 22세, 데뷔작 한 편으로 태국과 한국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나릴야가 20일(화) 화상 인터뷰를 통해 <랑종>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나홍진 감독이 제작을 맡고 <셔터>(2004), <샴>(2007)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에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에 대한 세 달 간의 기록을 그린 공포영화다. 나릴야는 신내림을 거부하고 악령에 잠식되어가는 ‘밍’ 역을 맡았다.

나릴야는 그간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몇 편의 드라마에 얼굴을 비췄지만 영화 주연을 맡은 건 처음이다. 이처럼 비중이 큰 역할은 처음인 데다 데뷔작부터 천만 영화 감독과 함께한 만큼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보단 설렘과 기쁨이 더 컸다고.

“캐스팅 회사에서 오디션 제안이 왔을 때까지만 해도 반종 감독님의 작품인지 몰랐어요. 처음엔 ‘밍’ 캐릭터가 연기하기 어렵지만 매력적이라 꼭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죠. 나중에 <랑종>이 반종 감독님의 영화라는 걸 알고 놀랐고 정말 기뻤어요. 태국 최고의 감독님이시니까요. 총 5번의 오디션을 거쳤고 최종적으로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받았을 땐 가족들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웃음)”


<랑종>은 만물에 깃든 신, 악령, 퇴마 등 보이지 않는 존재와 미신을 다루는 작품이다. 주인공 ‘밍’은 극 초반부 이들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하는데 실제 나릴야는 어떻게 생각할까?

“태국은 불교를 많이 믿는데, 무속신앙이나 귀신을 종교처럼 섬기지는 않지만 불교 사상 때문에 이런 존재들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저도 초자연적인 현상과 귀신이 존재한다고 믿고요."


나릴야는 신내림을 받고 변해가는 ‘밍’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기 위해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이들에 대한 연구를 찾아보고, 반종 감독과 관련된 레퍼런스를 공유했다.

"무속신앙이나 귀신에 대해서는 반종 감독님께서 사전에 많은 조사를 해오셨어요. 신내림을 받고 신들림, 이상증상이 발현한 사람들의 동영상들을 공유해주셔서 연기할 때 참고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도 관련된 자료를 많이 찾아봤어요.”


철저한 사전 조사와 함께 나릴야는 10kg의 체중 감량을 강행했다. 앙상한 팔다리와 선명하게 드러난 척추뼈까지 그는 점점 수척해지는 ‘밍’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일부러 평소보다 4~5kg 정도 찌웠고 영화 후반부에 가면서 10kg 정도를 뺐어요. 전문 영양사 분이 옆에서 챙겨주셔서 수월하게 체력을 관리했어요. 빙의 연기를 할 때는 심리 상담 치료사 분도 현장에서 조언해주셨고요. 감독님과 배우들이 모두 저를 걱정하고 챙겨주셔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눌린 적도 없고요. 그런데 헤어 메이크업이 너무 무서워서 혼자 화장실에 갔다가 깜짝 놀란 적은 있어요. (웃음)”


반종 감독은 리얼리티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배우들에게 주어진 동선과 가이드라인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영화 초반 장례식 장면에서 ‘밍’이 노인에게 욕을 퍼붓는 장면이 있는데 이 역시 가이드만 정하고 촬영했다고.

"이런 형식의 시나리오를 받는 건 처음이었죠. 그렇다고 아주 간단한 가이드라인만 있었던 건 아니고 시퀀스마다 중요한 장면과 캐릭터의 특징들은 적혀 있었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해당 장면의 의도나 상황, ‘밍’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주고받았죠."

“그보다 더 어려웠던 건 ‘밍’이 보통 사람의 모습이었다가 이상 증세가 나타난 후반부에 악령이 씐 모습으로 변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었어요.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몸동작을 하는 게 정말 어려웠거든요. 집에서도 계속 연습했고 리허설도 많이 했어요. 박재인 안무가님 도움 덕에 잘 표현된 거 같아요.”


타국 감독과의 협업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제작자로 참여한 나홍진 감독은 <랑종>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고.

나릴야는 "원래 공포물을 잘 못 보는 편인데 친구들이 추천해서 나홍진 감독님의 <곡성>과 <추격자>를 봤어요. 숨이 멎을 것 같아서 몇 번씩 껐다 키면서 봤지만. (웃음)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반종 감독님이 나 감독님과 온라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들었어요. 배우들은 반종 감독님을 통해 나 감독님의 조언과 디렉션을 받았는데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최근 나릴야는 <랑종>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SNS를 찾아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한국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나릴야는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까지 시작했다.

“예전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한국 드라마를 자주 봤거든요. 요즘에는 태국 출신 아이돌들이 한국에서 활동을 많이 해서 애착을 갖고 보고 있고요. 이번에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면서 팬들이 SNS에 한국어로 메시지를 남겨주시는데, 어떤 내용인지도 알고 싶고 같이 한국어로 소통하면 좋을 것 같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 작품도 하고 싶어요. 저는 도전 정신이 강하거든요. (웃음)”

사진제공_(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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