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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로도 배우로도 ‘나나’ <꾼> 나나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첫 연기인 드라마 <굿 와이프>의 ‘김단’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던 가수 출신 배우 나나가 이번엔 스크린에 도전한다. 쟁쟁한 남자 선배들 사이 유일한 여성 캐릭터로 뛰어난 미모에 귀여움 가득한 누구나 탐낼만한 ‘춘자’역을 꿰찼다. 그녀는 촬영했던 당시도 개봉을 앞두고 떨리던 시기도 그리고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조차 즐겁고 즐겁다고 말한다. 한 마디 한 마디 허투루 하지 않고 성심껏 대답하는 모습에서 가식으로 꾸민 것이 아닌 그녀의 진심임이 전달된다. 가수 ‘나나’로 활동한 지난 8년 동안 행복하고 좋은 일이 많았다며 ‘나나’라는 이름에 애정을 드러내는 그녀. 앞으로도 배우 ‘나나’로 더욱더 좋은 일이 많기를 희망한다.

첫 영화니 당연히 영화 관련 인터뷰도 처음일텐데 지금 기분은.
매 순간순간이 신기하고 신선하다. 몰랐던 것을 알게 됐을 때 쾌감과 흥분, 설렘을 느끼지 않나. 개봉을 앞둔 이 시간도 즐겁고, 심지어 내가 말하는 지금 이 순간 기자님의 워드 치는 소리도 좋다!

첫 영화를 마친 소감은.
시상식 등에서 소감을 말할 때 항상 스탭들한테 감사하는 걸 보고 사실 그냥 그렇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영화를 해 보니 그 감사가 얼마나 진심인지 알겠고 그분들이 얼마나 소중한 분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작업하는 시간 동안 너무 즐거웠다.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 느낌은.
시사회 때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긴장해서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잘 나온 거 같고, 팀플레이 하는 모습도 잘 살렸더라. 그리고 스크린에 나온 내 모습을 보니까, 훗, 너무 떨리고 선배들과 나란히 있다는 사실만으로 황홀했다.

첫 영화다보니 첫 촬영도 기억에 남았을 거 같다.
사무실 쪽방에서 팀원들이랑 모니터 보면서 얘기하는 장면이었다. 실제 모니터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있는 거처럼 연기하는 게 신기하고 생소했었다. 뭔가 있다고 상상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다행히 안세하 선배가 나보다 경험이 많기에 잘 이끌어 주셨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꾼> 시나리오 받고 너무 좋았을 거 같더라.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데다 매력적인 역할이라 말이다.
당연히 좋았다! 당시 드라마 <굿 와이프>(2016)를 하던 중이었는데 역할을 준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다. <굿 와이프>와 또 다른 매력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 고민의 여지가 없었다. 부담되긴 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최선의 준비를 해보자 했다.

캐스팅 과정을 좀 더 얘기한다면.
음, 감독님께서 <굿 와이프>를 보고 나와 ‘춘자’(나나 분)가 잘 맞을 거 같아서 선택했다고 들었다. 당시 함께 드라마 했던 유지태 선배가 영화 <꾼>에 들어가는 걸 알고 있었기에 캐스팅 제안이 왔다고 얘길 하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감독님께도 나에 대해 아주 좋게 얘기해 줬다고 나중에 들었다.

중국에서 연기 활동을 한 거로 알고 있다.
중국 드라마 오디션을 본 적이 있는 데 그리 비중 있는 역은 아니었다. 다만 나와 이미지가 맞아서 감독님도 나도 욕심을 냈었다. 그때 감독님이 연기 선생님을 추천해 주셔서 지금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선생님을 만나면서 연기가 많이 늘었고 연기하는 것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됐다. 당시 드라마 촬영 현장이 처음이라 카메라를 봐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어디를 봐야 하는지 전혀 감을 못 잡았었다. 그렇게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웠는데 그 경험이 바탕이 되어 드라마 <굿 와이프> 할 때 좀 덜 당황했던 거 같다.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대선배인 전도연과 함께 작업하면서 영향을 많을 받았을 거 같다.
정말로 많이 받았다. 처음으로 연기를 하는 거라 나름 리딩 연습을 해 갔었었는데 처음 맞춰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내가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첫 연습 후 전도연 선배를 찾아가서 내가 잘 못 파악한 거 같다고 좀 도움 주십사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따로 연습 해 주신 거다! 선배는 내가 어디를 잘 못 하는지 지적하는 게 아니라, ‘언니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는 어때?’ 이런 식으로 내 의견을 물으신다. 덕분에 ‘김단’이라는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개인 교습을 받았다.
선배와 함께 연습했던 게 너무 도움이 됐다. 도연 선배를 만나기 전까지 내 말투를 파악을 못 하고 있었다. 근데 선배가 내가 말하는 걸 녹음을 해서 들려주면서 ‘너의 말투는 이래. 듣고 파악하고 연습해봐’ 하시더라. 그 후 나도 녹음을 하는 습관이 들어 평소에도 말하는 걸 녹음하고 있다.

가수로 활동하는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을 거 같은데, 연기할 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아주 다르다. 노래는 리듬에 따라야 하고 무엇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극 중 첫 대사인 ‘너무 예뻐!’(보석상 신)와 지금 얘기하는 목소리가 상당히 다른데 대사 톤을 어떻게 조절했는지.
<꾼>에서 팀 동료들과 있을 때는 약간 남성적? 인 허스키하고 좀 낮은 톤인 평소 내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임무가 주어지면, 그 임무가 주로 남성의 시선을 끌고 유혹하는 게 많아서, 목소리를 좀 더 여성적이고 귀엽게 통통 튀고 애교스럽게 내려고 노력했다.

좀 전에 드라마 <굿 와이프>의 ‘김단’과 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는데 <꾼>에서 ‘춘자’의 매력은.
내가 평소 도시적이고 차가운 이미지가 있었던 거 같은데 그건 <굿 와이프>의 ‘김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꾼>의 ‘춘자’는 솔직하고 털털하다. 완벽하려 하지만 허당기 있고 나름 귀엽고 망가지는 모습도 있지 않나. 그렇게 여러 면을 보일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개성 강한 남자 배우들과 그것도 여러 명과 같이했는데, 느낌이 다 다를 거 같다. 이 기회에 선배들에 관해 한마디 한다면.
음....현빈 선배는 굉장히 자상하시고 말도 조심스럽게 하는 편이다. 대놓고 챙기기보다 은근하게 세심히 챙겨 주신다. 표현도 그렇게 은은하게 하신다.
유지태 선배는 마치 큰오빠같이 막내 여동생 챙기듯 하셨다. 어느 자리에 가든 내가 불편해하고 긴장하지 않을까를 우선 배려해 주셨다.
박성웅 선배는 그전 작품 이미지가 있다 보니 뵙기 전에는 제일 어려운 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일단 한 번 얘기하고 나니 그런 이미지가 완전히 사라졌다. 너무 귀엽고 순수하시다. 또 장난기가 많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신다.
배성우 선배는 그간 영화에서 보여줬던 이미지 때문이지 솔직히 처음부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거 같다. 영화 속 모습처럼 센스있고 유쾌한 모습이 배성우 선배 자체더라.
안세하 선배는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항상 웃는 모습이 기억난다. 너무나 긍정 에너지가 가득한 분이다. 내가 떨려 하고 있을 때 말도 많이 걸어주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많이 애쓰셨다.

함께 작업한 배우들에 관해 성심껏? 멘트를 했는데 감독님이 빠지면 섭섭할 듯싶다. 장창원 감독님은 어땠는지.
감독님은 현장에서 배우, 특히 나를 편안하게 유도해 주셨다. 내가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하고 모르는 게 많기 때문에 혼자서 혹은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나름 여러가지 준비를 해갔다. 그렇게 준비해 갔을 때 항상 해보라고 하시는 거다. 그걸 보고 별로인 부분도 있을 텐데 그렇게 표현 안 하고 항상 좋다고 칭찬해 주셨다. 너무나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너무 촬영을 오래 한다든지 잠을 못 잔다든지 등등 촬영 자체가 힘들 건 없었다. 다만 내가 자신감이 부족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잘할까 하는 개인적 고민이 있었다.

촬영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생겼을 법도 한데?
어느 정도는 그렇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정말 많이 떨렸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뭘 해도 다 좋다고 예쁘다고 잘 한다고 말해 주시는 거다. 저절로 자신감이 붙는다고 할까.

그래서 박성웅 배우가 촬영 전 떨었던 건 다 연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하하....그렇게 느낄 수도.

연기 경력이 짧음에도 연기력이 좋다는 칭찬을 많이 받는데, 기분이 좋겠다. (웃음)
어떤 칭찬이든 칭찬은 다 좋다. 들을 수록 부담이 되긴 하지만 한편으론 더 앞으로 나갈 원동력이 된다. 점점 더 커진 부담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려고 한다.

연기 외적으로도 함께 작품했던 선배들이 한결같이 칭찬하더라.
그건 선배님들이 좋은 마음으로 얘기해서이고 또 내가 지금까지 너무 좋은 선배를 만나서인 거 같다. 평소 나이와 지위에 상관없이 지켜야 할 기본 예의는 당연히 지키지만, 상대를 대할 때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억지로 감정을 꾸미는 편이 아니다. 감정이 좋든 나쁘든 말을 예쁘게,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아, 저 아이가 이렇게 살아왔구나’ 하고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면이 상대를 편하게 하는 듯하다. 참고로 지금까지 나 참 바르게 살아왔다! (웃음)

연기에 대한 호평도 있지만 극 중 ‘춘자’의 미모에 대한 칭찬도 많다.
아이고, 감사하다. 그런데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오히려 좋게 보시는 거 아닐까. <굿 와이프> 이후 두 번째이지만 드라마를 못 본 분들이 많아서 이게 첫 작품이라 생각할 분도 많으니까 말이다.

이번 <꾼>에서는 예쁜 배우가 극 중 예쁜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은.
두 작품밖에 안 했지만, 이것도 저것도 너무 욕심난다. 다양한 역할들을 하고 싶다. 꼭 하나를 꼽자면 극 중 ‘곽승건’(박성웅 분)과의 에피소드가 특히 재미있었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를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으니 실컷 망가져도 보고 싶고. (웃음) 그리고 <악녀>에서 김옥빈 선배의 액션이 멋있는 걸 넘어서 감동적이었기에 기회가 된다면 액션에 도전하고 싶다.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굿 와이프>에서 전도연 선배를 보면서 눈을 마주치고 연기했을 때 선배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낀 경험이 있다. 정말 신기하더라. 그 후 베테랑 선배와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멜로 드라마는 어떤가. 상대역은 누가 좋을까?
멜로, 당연히 하고 싶다! 상대는, 음, 특별히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준비 중인 드라마 <사자>를 박해진 선배와 함께하는데 선배의 눈빛은 어떨까 기대하는 중이다.

극 중 술 취한 연기가 좋더라. 혹시 평소 술버릇도?
평소 술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편이다. 그런데 ‘춘자’처럼 과하진 않다.(웃음) 극 중에서는 좀 더 과하게 밝고 명랑하게 하려 했다. 그래서 리액션도 더 크게 하고 아주 능청스럽고 귀엽게 보이려 노력? 했다. 술이 잘 받는 체질이 아니라 자주 먹지 않지만, 꼭 필요한 자리는 즐기려고 한다. 요즘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 보니 점점 술이 느는 거 같다.

밉지 않고 귀여웠다.
아, 다행이다. ‘춘자’는 극 중 미모가 굉장히 뛰어난 여인 아닌가. 그런 여인이 남성을 유혹하는 모습을 보고 여성 관객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어떻게 하면 거부감을 줄일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춘자’역에 잘 스며들었다고 느꼈는데 개인적인 만족도는.
감사하다. 딱 점수로 표현하긴 힘들고 아쉬움이 크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싶기도 하고, 준비한 만큼 표현이 잘 안 된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다른 사람은 못 느낄지 모르나 나한테는 긴장한 모습 같은 게 확 눈에 들어오니까 말이다. 다만 한 가지 만족스러운 건 있다.

어떤 건가.
시사 후 잘 어우러졌다 평을 받아서 좋았다. 극 중 유일한 여자인 데다 튀는 옷을 입고 있어서 혼자 너무 동떨어져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잘 어울렸다 하니 그 점은 만족한다. 그리고 이건 느낌인데 작품마다 아쉬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아쉬움이 있다는 게 나쁜 게 아니다. 아쉬움을 갖고 더 노력하면 되니까. 그래서 아쉬워도 슬퍼하지 않으려 한다! (웃음)

앞으로 가수에서 배우로 활동의 중심을 옮겨 가는 건가.
그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가수로 데뷔했고, 연기를 시작한 후에는 연기가 너무 재미있다. 둘 다 놓치고 싶지 않고 한 분야만 중점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욕심일지 몰라도 가수로 배우로 모두 멋져지고 싶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보통 가수로 오래 활동한 후 배우로 데뷔할 경우 본명 혹은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나’라는 이름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그건 배우는 꼭 본명을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던 거 같다. 내가 작품에서 그 역할에 잘 녹아들어 ‘나나’가 아닌 그 인물이 되는 게 중요하지 이름이 중요한 거 같지는 않다. 또 ‘나나’는 내게 소중한 이름이다. 가수 ‘나나’로 데뷔해서 지난 8년 동안 좋은 일과 추억이 너무 많았고 대중에게도 각인됐기에 굳이 바꿀 필요를 못 느꼈다. 앞으로도 ‘나나’로 기쁜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드라마 <사자>를 준비 중이다. 만약 <꾼> 이후 시나리오가 들어온다면 너무 행복할 거 같다. 가능한 한 다양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음....정해진 옷이 없는 배우.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 인식되고 싶다.

최근 즐거운 일이 있다면.
가수로 활동할 때는 정말 하루하루가 바빴다. 공연하면서 개인 활동을 따로 하니까 잠이 너무나 소중했는데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혼자 고민하고 스케줄 관리하고 운동하는 이런 시간이 너무 편안하고 한편으론 이 시간이 날 성숙하게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관해 진중하게 생각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낼까를 고민하는데 그 순간순간이 참 소중하다. 또 그간 너무 바빠서 챙기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내가 먼저 연락해서 밥도 먹고 술도 한잔하는 데 이런 일들이 너무 즐겁다.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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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_(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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