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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을 사랑하는 30대 부산아재 <보안관> 김형주 감독
2017년 5월 8일 월요일 | 김수진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김수진 기자]
<달콤한 거짓말>(2008), <달빛 길어올리기>(2010),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알투비: 리턴투베이스>(2012) 그리고 <군도: 민란의 시대>(2014)까지, 연출부원으로 약 10년의 세월을 보낸 김형주 감독이 <보안관>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다. 극중 ‘대호’처럼 <영웅본색>을 전설이라 칭하는 30대 아재인 데다가, 표현엔 박하지만 누구보다 가슴 뜨거운 부산사나이다. 어쩌면 그가 영화계에 뛰어든 순간부터 <보안관>의 탄생은 예고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토록 기다렸을 입봉작 <보안관>이 드디어 개봉한다. 소감이 어떤가.
얼떨떨하다. 시사회까지 마치고 나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감독님들이 존경스러워졌다. 반응은…영화에 대한 호평도 있었지만 내 눈에는 혹평만 보이더라. 취향 자체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너무 가볍다는 말도 있었다. 뭐,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싶더라. 개인적으로는 우리 영화가 사실 등장인물과 대사가 많다 보니 신을 길게 찍은 부분이 더러 있었다. 편집할 때까지도 잘 모르다가 큰 스크린에서 보니 그 점이 아쉽게 비춰지더라. 사실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삭제된 커트도 생겼는데, 더 담지 못한 게 안타깝다.

언론시사회 때 이성민이 극중 ‘대호’와 ‘덕만’의 트레이닝 신을 언급하며 삭제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 신은 내가 힘들 때마다 보는 장면이다. ‘덕만’ 역의 김성균과 ‘대호’ 역의 이성민, 둘 다 귀엽게 그려졌다. ‘아재’라는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 신은 아저씨들의 로망에 불을 지피는 느낌을 준다. 마치 <록키>(1976)를 볼 때의 감상 같다고나 할까. 그래서 개인적으로 촬영하다가 힘들어지면 그 장면을 찾아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제된 이유는, 솔직히 분량 때문은 아니었고 영화 전체 호흡상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다.

어떤 단점이었길래.
우선 그 장면을 삽입하려 했던 대목은 마을 주민들이 ‘대호’에게서 돌아선 뒤의 이야기였다. ‘대호’가 어떻게든 그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 부분에 ‘덕만’과 ‘대호’의 복싱 트레이닝 신을 추가한다면, 보는 이들이 두 사람을 응원하게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 처음부터 흐름을 잘 따라 온 분이라면 이미 두 사람을 응원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더라. 거기에다 진지하게 전개되는 흐름에서 느닷없이 복싱 트레이닝 장면을 삽입하면 호흡이 끊길 것도 같았다.
극중 ‘종진’은 복싱을, ‘대호’는 유도를 할 줄 안다는 독특한 대립 관계다.
사실 ‘복싱이냐 유도냐’는 남자들 사이 의견이 분분한 이슈다. 어떤 종목이 더 세냐고 물었을 때 매번 언급되는 상징적인 종목들이다. 촬영하는 도중 나조차도 궁금해서 무술감독님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무술감독님의 지인 중에 두 종목을 모두 마스터한 분이 있다고 했다. 그 분이 하신 말씀이 ‘유도를 배우고 난 뒤 권투를 배우니 굳이 상대방을 잡을 필요 없어 편하다’고 했다더라. 다시 말해 복싱이 더 세다는 말인데, 사실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주고 싶진 않다. 유도를 좋아하는 분들은 또 그 나름대로의 반론을 제시할 것이니 말이다.

영화의 주된 코드가 ‘아저씨’, ‘지역색’ 인데, 다소 편향됐다는 느낌이다.
고민이 없진 않았다. 물론 우리 영화가 신선한 작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획영화라는 울타리 내에선 최대한 신선해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아저씨’와 ‘지역색’을 가미한 것이다. 또 내가 부산 출신이라서 표현하기에 용이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역 특유의 색깔이 더해졌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보편적이고 따뜻한 정서가 훼손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부산이 고향인데, 영화 속 배경은 기장이다.
원래 기장은 부산과 별개인 도시였다. 그런데 옆에 붙어있어서 기장이 부산광역시로 편입된 것인데, 이러한 지역간의 관계성을 영화 속에 그대로 담아내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또 해운대라는 어마어마한 국제 관광도시가 근처에 보란 듯이 있지 않나. 5년 만에 ‘종진’이 기장에 찾아와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이러한 배경들이 흥미롭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극중 ‘종진’이 마약사범인가 아닌가를 두고, 관객과 밀당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진웅이 형과 논의를 많이 했다. 결론은 최대한 헷갈리게 연출하자였다. 그래서 본래 진웅이 형이 가진 정의롭고 다정다감 이미지를 이용해 어떻게든 가려보고자 했다. 물론 우리 영화의 이야기 구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종진’이 5년 만에 기장으로 돌아왔다? 누가 봐도 좋지 않은 목적이 있음이 명백하다.(웃음) 겉모습은 착해 보지만, 결론적으론 ‘종진’이 돈과 권력으로 사람들을 매수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종진’과 주변 사람들간의 정서적인 교류를 끌어내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종진’이라는 캐릭터는 보는 분들에 따라 다르게 비춰질 것도 같은데, 중요한 건 어느 쪽으로 바라보든 영화를 즐기는 데 있어서 크게 방해 되진 않을 것이다

마약 유통이 주된 범죄인데, 어떤 식으로 취재했나.
애초에는 마약 제조범을 다루고 싶었다. 이 범죄의 모티브는 실제 사건에서 비롯됐다. IMF 때 제약회사 과장이 실직을 당하고 저지른 사건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또 미국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재미있게 봤다. 화학 선생님이 생계를 위해서 마약을 만들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지만 우리 영화 속에서 마약 제조와 관련해 드러낸 부분은 극히 제한적인 편이다. 물론 일반 관객은 그럴 법하게 그려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덕만’을 연기한 김성균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대사 없이 표정으로만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 깊더라.
김성균 씨는 나와 동갑이다.(웃음)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 역할을 할 때부터 눈여겨봤었다. 드라마 속 캐릭터를 한층 더 귀엽게 확장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정말 감사하게도 ‘덕만’이라는 캐릭터를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싱크로율 100% 이상으로 잘 살려줬다. 예를 들면 극중 ‘종진’의 집에 침투하는 장면이 있다. 그 부분에서 김성균에게 최대한 코믹하게 액션을 취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상상 이상으로 열심히 연기해줬다. 놀라웠다. ‘덕만’은 언제나 ‘대호’ 옆에 붙어 있는 역할이다. 고집 세고 오지랖 넓은 ‘대호’로 인해 발생할 피로감을 ‘덕만’이라는 귀여운 캐릭터로 상쇄시킬 수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김성균은 ‘덕만’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배우들과도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배우들끼리는 많이 친하다. 나는 영화 찍는 내내 심적인 여유가 없어서 편하게 어울리지 못하겠던데.(웃음) 이성민, 조진웅 배우 모두 형님들이지만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언제나 기를 살려준 기억이 난다. 어쩌다 재촬영을 부탁하게 되면 ‘뭐야 또 찍어?’라면서도 흔쾌히 임해주셨다. 이성민, 조진웅 형님이나 김성균 모두 <군도: 민란의 시대>(2014)에서 조감독 할 때부터 친분이 있던 배우들이다. 그래서 이번에 <보안관>으로 입봉한다고 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출연에 응해주셨다. 실질적으로 영화 준비할 때부터 함께 고민해줬고 여러모로 도와주셨다. 너무나 감사한 분들이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촬영한 걸로 알고 있다. 고충은 없었나.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오히려 장점이 많았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본의 아니게 합숙을 하게 되니까 촬영할 때 호흡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유일한 단점은 부산에서만 찍어야 하니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영웅본색>(1986)의 특정 장면을 여러 번 차용했다.
팬이라서 그렇다. 내 또래 남성들에게는 레전드다. 오프닝과 마지막 부분에 ‘대호’가 바다를 가르며 보트를 타고 들어오는 신이 포인트다. ‘종진’과 ‘대호’의 일대일 액션신 같은 경우 <영웅본색>의 만화적 판타지에 기인해 연출한 것이다. 주윤발은 그야말로 아재의 로망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극중 ‘대호’도 주윤발 마니아로서 닮고 싶어한다. <영웅본색>을 떠올릴 수 있는 장면들이 이 밖에도 더 있었지만 모두 담지 못했다.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이 복수하기 전 육교에서 신문을 읽는 쇼트를 유사하게 찍었다. 그런데 안타깝게 전후 장면이 쓰이지 못하는 바람에 함께 삭제돼 아쉬웠다.

<보안관>이라는 타이틀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군도: 민란의 시대> 연출을 했던 윤종빈 감독님이 현재 제작사 사장님이다. 감독님이 범인을 잡는 이야기를 연출해보면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보안관’이라는 타이틀을 추천해주더라. 사실 동네마다 보안관이 한 명씩 있지 않나. 제목 듣는 순간, 일반 수사극과는 색다른 작품을 만들 수 있겠구나 싶더라. 거기에 정서적으로 따뜻함을 드러낼 수도 있겠다는 방향성이 보였다. ‘보안관’이란 단어가 생소해 보이나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종종 사용되는 단어다.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그렇게 부르더라. 극중 전직 형사 ‘대호’가 당장엔 민간인 신분이지만 마을의 질서나 정의를 수호한다는 다소 아재스러운 설정이 ‘보안관’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다만, 타이틀에 대해 투자사 쪽에서 걱정한 부분은 있었다. 그렇지만 계속 밀고 나갔고 결론적으로 로컬수사극이라는 독특한 장르와 ‘보안관’이라는 제목이 맞물리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듯싶다. 이 단어가 어색한 분들도 영화를 보고 난다면 익숙한 단어로 느껴질 것이다.

윤종빈 감독이 제목 이외에 어떤 조언을 해줬는지 궁금하다.
본인 영화 제작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중간중간 핵심을 짚어줬다. 예를 들면 ‘종진’의 실체가 드러나는 이후부터의 흐름이라든지, 어떤 지점에서 정극 같은 느낌을 부여해야 하는지 조언해줬다. 그밖에 감독으로서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줬다. 여러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듣는다면 자연스럽게 도움이 따를 것이라고도 말하더라. 뭐, 이 정도다. 사실 그 형도 경상도 남자라서 츤데레 스타일이다. 다정다감하게 챙겨준 부분은 많지 않았다.(웃음)

윤종빈 감독, 현장에서 굉장히 무섭다고 들었다.
맞다. 무서웠다. 그런데 요즘에는 유순해졌다고 들었다. 형도 나이를 먹어가고 또 아이도 생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한 듯싶다.

본인은 이번 영화에서 어떤 연출자였는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꼈을 것 같다. 내 스스로 생각하기엔 이게 첫 입봉작이라서 예전 조감독 할 때의 습관이 남아 있는 것 같다. 한 커트 끝날 때마다 자동적으로 뛰어나간다. 무전기로 지시하는 게 아직은 어색하더라. 또 형님들에겐 예의에 어긋난 것 같기도 했고 말이다. 또 움직일수록 활력이 생기는 편이다. 이외에 생각보다 화를 많이 냈다는 일부 의견도 있는데… 이거 참 내가 어떤 감독이었는지 말하기가 어렵네.(웃음)

대부분 현장에서 감독을 부르는 별명이 있던데.
난 딱히 없었다. 그보다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스크립터 친구가 작은 인형 하나를 선물해줬다. 내가 화가 나는 상황에서 꾹 참는 모습을 보곤 화날 때마다 인형을 때리라는 의미로 준 거였다.(웃음) 제작보고회를 마치고 난 뒤에는 추신수라는 별명이 붙었던 걸로 기억한다. 외모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민망했다. 추신수 선수에게 민폐가 되는 건 아닌지...(웃음)
촬영 끝난 뒤 배우들이 어떤 말을 해줬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말을 해주진 않았고, 부산 로케이션 마지막 촬영 때 다 함께 포옹을 나눴다. 한 명 한 명 안는데 찡하더라. 평소에는 서로 만나면 장난치고 그랬는데 당시는 다들 애틋해졌다. 모든 것이 처음인 연출자인데, 뭐가 됐던 다 가슴 떨리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이, 내가 언론배급시사회 열리기 며칠 전부터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당시엔 언론에서 우리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싶어 긴장한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출연하는 배우들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싶어 긴장했던 것이었다. 압박감이 상당하더라. 솔직히 몇 달을 같이 고생해서 만든 작품인데, 배우들이 실망할만한 결과물을 낸다면 엄청난 민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행히 시시회가 끝나고 나서 배우들이 고생했다고 말해주더라. 그제서야 안도했다. 지금도 자주 만나 밥도 먹고 그런다. 심지어 배정남은 밥 먹을 때마다 찾아온다. 이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인 듯싶다.

이렇게 안팎으로 호흡이 좋으니, 속편을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
속편에 대한 생각이 없진 않다. 그러나 일단 다른 작품부터 먼저 연출한 뒤 다시 속편에 도전할 생각이다. 물론 현재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 조금 더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할 듯싶다.

특별히 하고 싶은 장르나 다루고 싶은 소재가 있는지.
일단 책도 많이 읽고 그 동안 못 봤던 영화도 꼼꼼히 찾아보며 공부를 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한층 더 나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듯싶다. 영화를 볼 때는 장르를 가리진 않지만, 가장 연출하고 싶은 장르는 사극이다. 사실 <보안관>은 단순히 즐기러 오는 영화다. 다음에 연출할 작품은 보는 분들이 곱씹어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물론 즐기는 영화라고 해서 나쁜 건 아니다. 단, <보안관>은 메시지가 있지만 세련되게 숨겨진 게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아쉽다. 물론 보는 분들에 따라서 작품 전체를 은유적으로 바라보면 <보안관>도 곱씹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다음 작품은 이를 뛰어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출부 시절부터 주로 상업영화 현장만 경험했다. 예술영화에 대한 도전은 아주 먼 나라 이야기일까.
예술영화를 연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상업영화 틀 안에서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싶다.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도 좋다. <보안관>을 연출하기 전에 극장 가서 본 마지막 영화가 <스포트라이트>(2016)다. 아이러니하게 영화를 찍는 동안에는 영화를 볼 시간이 없다.(웃음) 아무튼 당시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인상 깊어서 비슷한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 싶더라. 담백한 방식으로 성찰의 여지를 던지고 또 위로할 수 있는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 물론 피 낭자한 강렬한 영화도 하고 싶다. 여러 가지 생각은 많은데, 일단 인연이 돼야 어떤 영화든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서, 차분히 공부하면서 준비해볼 생각이다.
다시 <보안관> 이야기로 돌아와서, 관객 분들에게 어떤 영화가 되길 바라는지.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짜증나고 우울한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팽배했다. 이제 선거로 희망의 싹이 돋아나고 있는 시점이다. 그 동안 묵혀왔던 피로들을 우리 영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사회가 너무 각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가 예전엔 이랬었지’ 라며 정서적인 따뜻함을 느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위로가 됐으면 한다. 또,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 않았지만 우리 영화를 보는 내내 거부감 없이 웃고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예상 스코어가 있는가.
첫 상업영화라서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BP(200만명)만 넘는다면 좋겠지만, 그도 안 된다면 스스로에게 상처 되는 결과만 아니길 바란다.(웃음)

굵직한 한국영화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되고 있다.
크게 괘념치 않는다. 내가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배급사들끼리 경쟁하는 건데 뭐,(웃음) 영화의 방향성이나 톤앤매너가 기본적으로 다르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고마운 분들이 있다면 언급해도 좋다.
모두 다 고맙다. 배우,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우리 영화를 찾아줄 관객 분들에게도 미리 감사하다는 말 남기고 싶다. 혹시 영화를 보고 언짢은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분들에게는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작품을 들고 오겠다는 양해의 말을 전하겠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분이 있는데, 바로 김상범 편집 감독님이다. 그 분을 통해 배운 게 많다. 영화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셨다. 그게 무슨 말인지 이번 영화를 연출하면서 알게 됐다.

2017년 5월 8일 월요일 | 글_김수진 기자(sooj610@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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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박광희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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