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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은 달라도 본질은 하나, 樂을 좇는 연예인 <치외법권> 임창정
2015년 8월 27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사실 기자 시사회에서는 절망이었다. 그런데 이후 VIP 시사회 반응보고는 기분 좋았다. 음악도 마찬가지지만 영화도 ‘나는 좋은데, 너는 싫다’ 이런 것이 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건 여러 사람을 자극하는 거니까. 오히려 그런 것이 없으면 더 슬플 거 같다. 우리가 몇 백만, 천 만 할 것도 아니고 여름에 극장에 와서 시원하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으면 된다. 감독님도 그런 부분에서는 만족한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영화를 오픈 하고 난 후에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특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용기를 좀 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5세 관람가를 생각한 나머지 감독님이 너무 안전하게 가셨다. 확 웃기든가, 확 진지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용기를 내서 확 웃겼으면 블랙코미디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런데 촬영할 때는 잘 모른다.

영화 중 극락교가 어떤 단체를 의미하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 혹시 부담감은 없었나.
현실에서 극락교는 없지 않나, 우리 극락교는 불교를 믿는다.(웃음) 만일 문제가 된다면 영화입장에서는 더 좋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캐릭터인 정진의 대사 중 ‘열외!’ 이 대사 참 재미있다. 대사 억양도 특색 있고.
원래 정진이 벌교 출신인데 전라도 사투리만 하면 너무 흔할 것 같아서 충청도 사투리랑 섞었다.

그 대사에서 임창정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 정진의 대사나 복장에서 야구팀 LG 트윈스에 대한 팬심이 보인다. 실제로 팬인지.
나는 두산 팬이다. 감독님이 LG팬이시다.
제작보고회 때 최다니엘과 비교하면서 점점 더 꾸미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맞다. 처음 정진의 모습이 완전 거지같지 않은가, 머리도 더 곱슬거리고. 최다니엘이 원체 멋지니까 내가 뭘 입어도 비교되더라. 이미 촬영한 것은 어쩔 수 없으니까 조금씩 분장해서 외모를 향상시켰다.

영화 출연을 결정할 때부터 상대역이 최다니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영화 출연 결정 전에 이런 비슷한 시나리오가 있다고 들었었다. 그런데 다 잊어버리고 있다가 집에서 들어온 책(시나리오)을 읽는데 유독 잘 읽히는 책이 하나 있었다. 전에 들은 얘기기 때문에 잘 읽혔던 거다. 마침 다니엘한테 전화가 와서 ‘형, <치외법권> 이란 영화가 있는데 형이 한다는데?’ 그래서 ‘어 너 하면 나 한다, 바로 도장 찍는다’ 했다.

최다니엘과는 <공모자>이후 두 번째이다.
바로 전작을 함께해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공모자>에서는 적으로 나오지만 이번 영화는 같은 편으로 나와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영화라는 게 촬영하다가 호흡이 맞을만하면 끝나게 되는 면이 있다. 또 우린 한 번 해봤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이점도 있다.

영화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액션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제대로 액션을 한 적이 없다. 대부분 말로 하는 액션이나 맞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합을 맞추고 하는 정식 액션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내 특기인 코미디를 하면서 할 수 있는 게 딱! 이 영화다 싶었다. 내가 적임자다.

액션을 위해 준비한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별로 준비 기간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를 했고 평소에도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데 동작은 안 어려운데 합 맞추는 게 어려웠다.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하면서 외워서 합을 맞춰야 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비트>에서는 17대 1이었는데, 이번에는 몇 대 일인가.
이번에도 17대 1정도 될 듯하다. <비트>에서는 그게 말로 하는 거였고 이번에는 몸으로 하다 보니 허리도 삐끗했다. (웃음) (전자담배) 좀 피겠다.

다른 인터뷰에서 보니 아들들 때문에 금연한다는데.
맞다. 아들이 “아빠는 약속 안 지키는데 왜 우리한테 지키라고 해 하는데” 그러네, 내가 뭔 자격으로 피워! 했다. 자식이 그런 얘기하면 누구나 못 필 것 같다. 애들 앞에서는 안 피우려 한다.
그럼 스트레스는 주로 어떻게 푸나.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웬만하면 안 받는다.

원래 성격이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인가.
아니다, 받긴 받는데 무시하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다치기 때문에. 내가 원래 여리고 쉽게 다친다. 너무 아파하기도 하고. 그런 내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를 오히려 안 받는 것 같다. 이상한 찌라시, 이런 거 완전 무시다.(웃음)

데뷔가 이르다 보니 나이에 비해 경력이 길다. 인터뷰에서도 연륜이 느껴진다.
일찍 데뷔하긴 했다. 벌써 25년이다.

임은경씨 역할이 생각보다 작았다. 출연 장면도 적고.
원래 좀 있었는데, 자꾸 수정되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래서 정진이랑 은정(임은경) 관계가 좀 뜬금없었다. 뭔가 더 나올 것 같은데 끝내 안 나오고 끝났다.
그래도 신인이 했다면 그런 느낌 안 났을 거다. 또 신기하지 않나, 오랜만에 출연해서.

그건 그렇다. 진짜 하나도 안 변해서 너무 놀랐다.
맞다, 진짜 안 변한다. 은경이가 원래 말수도 없고... 그래서 TTL인 것 같다. 촬영장에서도 사담도 안 나누고, 그런데 인사는 굉장히 잘한다. 나와는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나랑만 잘 말한다. 내가 하도 장난을 치니까 은경이가 원래 잘 안 그러는데 정색을 하고 말하더라. ‘오빠, 이제 그만 하시죠.. 라고.

참 쾌활하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명랑한가.
나? 오늘은 내가 약간 다운됐다고 보면 된다. 어제 진짜 오랜만에 수다를 하도 떨어서 기운 빠졌다. 어제 좀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었나.
가게 때문이다. 어제 그거 해결하려고 이천까지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좀 피곤하다.

가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떻게 음식점을 하게 되었나.
내가 워낙 음식 하는 것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한다. 특히 맛있는 음식 찾아 다니면서 먹는 것. 그리고 내 입이 보통보다는 맛있는 것을 알아차리는 혀를 가지고 있어서 언젠 가는 요식업을 해봐야지 생각했다. 또 술도 좋아하고. 처음에는 집 근체 작은 아지트 하나 만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커져버렸다. 원래 프랜차이즈 계획은 없었지만 내 이름 걸고 하는 건데 소홀이 할 수 없지 않나.
원체 소주 한잔이라는 가게 이름이 술을 부른다. 음식 퀄리티만 유지되면 잘 될 거 같다.
내가 음주 운전하고 마약만 안 하면 될 것 같다(웃음). 생활비는 나올 듯하다.

원래 정진 캐릭터가 마초 같은 이미지였다고 들었다.
처음에 정진 캐릭터가 키 180cm 정도에 근육질, 복근 있고 그런 마초 같은 남자였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아니 나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하지 않았느냐 며 항의 했다. 그랬더니 책(시나리오)을 바꿔왔다. 근육질도 없애고, 샌드백 치는 정도만으로.

경찰서에서 했던 대사가 좋았다.
그 대사는 나도 좋았다. 그래서 원래 애드립을 좀 하는데 그 부분은 토시 하나 안 빠뜨리고 대본대로 했다. 비하인드 스토린데, 그 대사하는 부분에 멈칫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은 대사가 순간 기억이 안 나서 생각하려고 잠깐 멈춘 것이었는데, 그게 연기처럼 보여서 좋았는지 감독님이 그 장면을 그대로 쓰셨다.

울컥해서 말을 못 잇는 것으로 보였다.
사실은 대사 까먹은 거였다.

영화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권총 겨누기 장면은 좀 우습다. 장학생 설정도 그렇고. 원래부터 있었던 장면이나 설정이었나.
맞다, 우습다. 그런데 원래부터 있었던 거다. 유치했는데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고민했는데 시나리오 자체에 있던 것이라서 어떻게 고치기 힘들었다. 또 원래는 다니엘 대사가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오실 거면 한 번에 나오시라고’ 그 대사를 뺐는데 넣었더라면 지금처럼 헛웃음이 덜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아니면 내가(정진) 그 대사를 해도 좋았을 것 같다. 내가 총 맞은 부위를 부여잡으며 ‘아, 쫌 한 번에 나와! 한 번에’ 하면 재밌었을 거 같다.

촬영은 했는데 편집된 장면이 많이 있나.
아니다, 책(시나리오)이 워낙 듬성듬성 하다.(웃음)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다들 이해할 장면은 생략한 것이다. 그런데 왜 대사는 그렇게 디테일하게 했는지 모르겠다.

제작발표회 때 돈 많이 안주면 다신 추운 날 촬영 안 한다고 했다. 얼마나 춥고 힘들었나.
아마 기자님 같으면 30초라고 본다. 그 날씨에 밖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웃음). 옷을 여러 겹 껴입었는데도 정말 추었다. 온도도 영하 14도 정도고 무엇보다 칼 바람이 굉장했다. 거기에 눈을 뿌리고, 강풍기를 돌리며 액션을 했다. 예전 <여명의 눈동자><남부군>에서 나도 한 바람 맞았던 사람이다. 특히, <남부군>은 고무신 벗고 맨 발로 촬영할 때도 끄떡없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힘들었다.

그때는 젊었지 않나, 10대 소년이었는데(웃음).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했다. 그런데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추운 데서 이틀을 안자고 촬영한다고 생각해봐라. 나중에는 막 화가 나려고 했다(웃음). 다니엘이랑 얘기한 게 영화 잘 되면 BP(손익분기점)는 얼마인지 아니까, 입금된 거 확인해서 노동청에 고소하고, 그래서 수당도 따로 받고 스텝들한테도 나눠주자고 했다.(웃음)

어떤 장면이 제일 힘들었나.
도박장에서 싸우는 장면이다. 그 장면만 꼬박 3일 찍었다. 나만 3시간 정도 자고 다른 스텝들은 더 못 잤다. 장비 임대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강행군 할 수밖에 없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맛있는 것 사주는 일이었다. 내가 제일 형이기도 하니까. 회식을 여러 번 했다. 그런데 한, 두 번 빼고는 내가 '헛 회식'을 한 게 됐다.
'헛 회식' 이유가 궁금하다.
원래 오늘 6시 정도 끝내서 회식하고 내일 오후 촬영하자 라는 계획으로 회식 잡아놓고 계약금도 다 주고 했다. 그런데 촬영이 자꾸 미뤄져서 2시, 3시를 지나 결국 5시에 끝난 거다. 그래도 회식하자, 소고기 시켜 놨으니까 맛있는 것 먹자 했는데 감독님, 조명감독님, 촬영감독님, 작가님 이렇게 왔다. 나머지 사람들은 다 들어가서 자고. 음식은 다 깔아놨는데... 그 정도로 일정이 촉박했다. 사실 그 예산으로 영화가 나온 것이 신기하다. 영화가 미술들이나 이런 것들 보면 그다지 돈 많이 안 들였다는 생각이 안 들지 않나. 진짜 다들 고생했다.

개봉 날짜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어떤가.
이제 우리 손을 떠났다. 영화가 흥행이 중요한 시대지 않나. 영화가 잘 만들어지고 이런 부분도 중요하지만,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고 흥행이 잘 되는 것도 아니다. 흥행이 되어야 흥행이 되는 거다. 잘 될 놈 같으면 기대 안 해도 잘 되기도 하고 안 될 놈은 어떻게 해도 안 되는 거 같다. 난 <스카우트>가 천만이라도 들 줄 알았다. 기자 시사회 끝나고 칭찬이 자자했다. 그런데 50만 들더라.

<스카우트>는 홍보 방향을 잘못 잡은 듯 했다. 그래도 평이 좋았고 그 영화로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평이 좋고 웰메이드 영화면 흥행이 잘돼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흥행과 작품성은 비례하지 않는 거 같다.

흥행은 입 소문이 나야 하고 운도 상당히 따른다.
첫 번째는 대형배급사에서 돈 많이 들여 이슈 있게 시작해 잘 만들면 그건 잘 된다. 물론 대형배급사에서 영화를 못 만들면 그건 흥행이 안 된다. 기본은 영화를 잘 만들어야 한다. 된장찌개 먹고 싶은 사람한테 김치찌개 주면 별로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진지한 스릴러를 보고 싶은 사람한테 코미디 보라고 하면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영화를 보기 보다는 그 영화만의 미덕을 봐 주시면 좋겠다. 액션 영화라고 해서 꼭 기준이 <베테랑> 필요는 없지 않겠나. 우리 영화는 분명 다른 영화인데. 설령 영화를 <베테랑>만큼 잘 만들었다고 해도 사람들은 욕할지도 모다. ‘뭐냐, 이 따라쟁이들아’ 하고. 예전에 내가 정말 이해 안 되는 흥행 대작이 있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람들은 유치하던 말던 그 영화가 재밌고 좋았던 거다. 그런 면에서 우리 영화가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우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관련 영화평을 찾아보는 편인가.
그렇잖아도 어느 기자분이 인터뷰하러 오셨는데, (우리) 영화에 대한 평을 안 좋게 쓰신 분이었다. 내가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내 지인 밑에서 일하는 직원이더라. 그래서 그 기자 분께 한 마디 했다. “음, 자네는 앞으로 다른 일을 구하던가, 승진은 없는 걸로 ”(웃음)

경쟁력 있다면 혹 <치외법권2>도 가능할까.
내가 양심이 있는데... 나도 눈이 있고 귀도 있다. 사실 맨 마지막 장면이 ‘to be continue!하고 ’치외법권‘ 이렇게 돼있었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다 좋은데 저건 좀 아니지 않냐 고 말렸다. 나중에 영화가 잘돼서 2~3백 만 명 들면 그때 못 이기는 척하고 만들어야지, 이건 정말 아니야 라고 말했다. 그래서 다행히 뺐다. 우리 목표는 백만 명이다. 그게 끝이라는 게 아니라 몇 백만 명도 백 만을 통해서 되지 않나.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단 한 사람이라도 엄지 손가락 척 들어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지금은 우리 손을 떠났지만 난 만족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처음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나온 것 같아 너무 좋다. 다들 영화 잘 빠졌다고 한다.
코믹한 연기를 하다 보니 진지한 역할에 비해 연기가 저평가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또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다 보니 양쪽 모두에서 평가가 박할 수 도 있는데 이 점에 대해 억울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나
전혀 없다. 내가 한 100살 쯤 돼서 내일 죽는데 그때까지도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 상황이면 억울할 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난 겨우 25년 했을 뿐이다. 이제 겨우 3분의 1 온 건데, 노래도 그렇고 앞으로 더 보여줄 것이 많고 노력도 많이 할 거니까.

개인적으로는 저평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과대평가 되었다고 생각 한다. 왜냐면 내 주위에도 기자님처럼 얘기해주시는 분이 몇몇 있다. 또 나처럼 코믹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가 연기상을 탄다는 것은 굉장히 드물다. 거기다 가수로서도 대상을 받았다. 이것만으로도 나를 너무 잘 평가 해주고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아직까지도 영화에서 주연을 하고 있다. 나를 잘 평가해주지 않았다면 시나리오도 들어오지 않았을 거다. 그런 면에서 아주 감사하다.

평소 일을 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금메달을 매년 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인생도 비슷한 거 같다. 굴곡의 연속인데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쁜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나 부처님이나 한 사람에게 행복만 주셨겠나. 행복도 3번 주셨으면 불행도 3번 주셨을 거고, 초반에 행복 3번 다 오면 그 후는 불행만 3번 남은 거 아닌가. 만약 내가 인생 초반에 천 만 영화를 달성했다면 그 후에 나쁜 일이 일어난다는 게 아니라 천 만이 안 되면 덜 기뻐했을 거다. 3백 만 들었다고 우울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처럼 50만 들어오는 영화도 해보면 3백만이 얼마나 가치가 있겠나. 나는 내 인생이 나를 속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내가 해야 되는 일은 나쁜 소리를 듣더라고 하는 편이다. 촬영장에서 아니다 싶은 장면이 있으면 꼭 얘기하고 넘어간다. 혹자는 ‘임 감독 났네’ 라고 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독질 한다고 욕 먹는 게 무서워서 할 말을 안 할 수는 없다. 내 책임을 회피하는 건 배임이다, 나 자신에 대한. 또 평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VIP 시사회 초청 메시지가 재밌었다(웃음).
내 초청 메시지가 ‘이번 영화가 잘 안되면 혹시 다시는 스크린에서 여러분을 못 뵐 수도 있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메시지 보내요’ 인데 이 메시지를 보고 ‘씩’ 웃으며 재밌어 하면 좋겠다. 오건 안 오건 상대방도 나도 웃을 수 있는 게 좋아서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향후 계획은 어떤가, 음반 기다리는 분도 많다.
조만간 미니 앨범이 나온다. 미디엄 템포 2곡, 발라도 3곡 포함 된. 또 중국과 영화 계약을 해서 중국에 촬영하러 가야 되고, 내년에는 드라마도 할 거 같다.

마지막 질문이다(웃음). 25년차 배우 임창정에게 배우란 직업은 무엇인가.
배우란 직업은 내가 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처럼 나의 직업 군 중에 한 지점인 거 같다. 배우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아니라 ‘광대’ 임창정이 좋다. 나는 어렸을 때 꿈이 배우도, 가수도 개그맨도 아니었다. 그냥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이 원하면 어디든지 가서 재롱부리고 기쁘게 해주는 사람. 그게 내 직업이다.

2015년 8월 27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 무비스트)
사진_박광희 실장(ULTR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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