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중요한 시기에 찾아온 작품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조정석
2014년 10월 8일 수요일 | 최정인 기자 이메일

시사회 반응이 좋아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은 좋아요(웃음).

반응이 좋아서 오히려 더 기대되고 떨릴 것 같아요(웃음).
지금의 좋은 평들이 연기처럼 흩어질 것만 같아요. 기체가 아닌 고체로 그런 반응을 느끼고 싶어요(웃음). 책임감이 남다른 위치인 것 같아서 부담이 많이 돼요. 흥행했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보고 신민아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나요?
시사회 때 신민아와 함께 영화를 봤어요. 우리 앞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분들이 영화를 상당히 재밌게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신민아에게 말은 못하고 (팔꿈치로 쿡쿡 찌르는 시늉을 하며) 이랬죠(웃음).

완성된 영화를 시나리오와 비교해본다면요.
시나리오도 너무 재밌었지만 영화가 조금 더 재밌게 나온 것 같아요.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조금 더 낭만적인 느낌이었거든요. 예를 들어 시나리오는 챕터를 시를 삽입해서 나눴어요.

영화가 시나리오보다 더 재밌게 나올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봤나요?
우리들의 열정? (웃음) 정말 열의가 넘쳤어요. 항상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대화도 많이 했고요. 대화가 너무 잘 통했기 때문에 호흡도 좋았던 것 같아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리메이크 영화예요. 원작에서 박중훈이 연기한 영민을 어떻게 재탄생시킬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원작을 너무 좋아했어요. 2014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원작이 가진 보편적인 정서를 분명히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박중훈 선배가 연기한 영민과 차이를 둬서 표현하기보다 원작과 시대적 배경이 다른 새로운 영화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민 캐릭터에 나만의 느낌을 더해 조금 새롭게 표현한 것 같아요. 그리고 영민은 9급 공무원이잖아요. 주민 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직업이에요. 정적이기도 하고요.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장점을 살려서 사회복지사 영민을 조금 더 동적으로 표현한다면 나름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본인의 모습이 많이 투영됐나요?
결혼 초반의 알콩달콩함을 스케치하는 장면들에는 평상시 장난치는 제 모습이 많이 있어요. 왜냐하면 결혼 초반의 장면 같은 경우 시나리오에는 상황만 주어지고 대사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은 대부분 신민아와 즉흥적으로 연기했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신민아도 평상시 장난치는 모습이 많이 묻어 난 것 같아요. 다른 영민의 모습들은 메소드죠(웃음). 어디까지나 메소드에 입각한 연기에요(웃음).

‘음란마귀’ 챕터의 영민은 본인 모습이 아니란 말이군요(웃음).
그 장면이 제일 메소드에 입각한 거예요(웃음). 나름 보수적인 남자라 그 장면을 좋아하지는 않았어요(웃음). 하지만 그 장면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영민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연기적으로 많이 생각했어요.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 지금 영민의 캐릭터에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톤이 잡힌 것 같기도 하고요.

‘음란마귀’ 에피소드에서 내복 때문에 고생하는 영민이 귀여워 보였어요.
귀엽게 보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에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는 영민과 미영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감정이 차근차근 쌓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랑해 미영’이라는 챕터에서 영민과 미영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때 감동이 더 크게 와 닿는 거고요. ‘음란마귀’ 챕터에서 영민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도 그런 감정의 쌓임과 해소를 고민했어요. 영민은 승희를 늑대처럼 쳐다보지 않아요. 순간적으로 일탈을 꿈꾸는 남자처럼 표현했어요. 자신의 본능을 감추려고 노력하지만 감추지 못하는 영민의 모습이 귀여워 보인 것 같아요. 내복은 이 시대 보통 남자의 표상이에요. 겨울에 다 입잖아요(웃음). 영민의 캐릭터도 잘 표현될 것 같아서 낸 아이디어였어요. 그런 코믹한 장면이 사람들에게 영민을 조금 더 유하게 전달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영민을 못된 놈으로 여기지 않도록 말이에요. 또 순간적으로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많이 공감할 수 있도록 영민을 평범한 남자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영민과 미영이 싸우는 모습은 실감났어요.
공감이 가니까 그런 것 같아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영민과 미영이 싸우는 장면을 아주 좋아해요. 굉장히 재밌거든요(웃음). 남녀가 싸우는 대부분의 이유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영민이 미영에게 프러포즈를 하다 싸우는 장면에서 미영이 ‘사귄지 4년이 되면 뭐해, 영민씨는 하나도 나를 모르는데’라고 이야기하는데 영민은 다짜고짜 ‘너 어디 아프구나’라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런 상황이 영화 중간 중간에 굉장히 많이 벌어져요. 짜장면 장면에서도 미영이 ‘창피하게 그게 뭐냐’고 말하니까 영민은 ‘내가 창피하냐’며 화를 내잖아요. 진짜 싸우는 남녀들처럼 말이 어긋나 싸우는 영민과 미영의 모습이 매우 재밌어요. 그런 점을 염두하고 계산해서 연기한 거예요.

일상의 발견을 영화에 응용하려면 관찰력이 좋아야 할 것 같아요.
누군가를 관찰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관찰력은 있는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관찰력을 떠나 신민아하고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어요. 신을 분석하는 웃음 코드가 잘 맞았거든요. 제가 이야기하는 부분들을 신민아가 잘 이해해주고 공감해서 수용했어요. 신민아의 말을 듣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까 그런 장면들이 연출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신민아에게 ‘우리는 엄청 진지한데 상황이 너무 웃길 때 있잖아. 그래서 웃긴데도 마냥 웃기지만은 않은 상황 말이야’라고 이야기하면 신민아는 ‘뭔지 안다’고, ‘알겠으니 한번 해보자’고 했어요. 그런 식으로 호흡이 굉장히 잘 통했어요. 신민아의 입을 빌어 이야기를 하면 ‘고급스러운 코미디’인 거죠(웃음).

자장면 먹는 장면에서 그릇을 돌리는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고 들었어요. 신민아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었나요? (웃음)
미안했죠. 하지만 열정과 열의가 넘쳤어요(웃음). 열정이 없었다면 신민아가 그 장면을 흔쾌히 수락하지 않았을 거예요.

배우들이 즐기면서 촬영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고민도 많이 했지만 촬영장에서는 신민아와 정말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결혼한 사람들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판타지에 불과하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그것이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톤인 것 같아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현실적이면서도 굉장히 사실적이지는 않거든요. 결혼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포괄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남녀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사랑의 여러 가지 생각과 느낌을 다시 일깨워주는 영화에요. 불꽃처럼 사랑하고 있는 커플은 영화를 보고 사랑이 더 불꽃처럼 타오를 수도 있어요. 손도 대기 힘들 정도로 차갑게 식어버린 커플은 상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될 수도 있고요. 신혼부부라면 우리는 저러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고요(웃음).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미혼들에게는 굉장히 많은 공감을 주지만 오랜 결혼 생활을 한 분들에게는 판타지라는 소리를 듣는 건 영화의 톤 때문인 것 같아요.
조정석의 연기는 풀숏에서 더욱 돋보인다고 느꼈어요. 신체의 움직임이 굉장히 뚜렷하게 느껴지는데 무대 위에서의 경험이 영향을 미친 걸까요?
무대 위에서의 경험과 경력이 분명 스크린에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돼요. 하지만 <건축학개론> 개봉 이후로 2년 반 동안 영화나 드라마 작업도 많이 경험했어요. 그 경험들이 또 무대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디테일한 부분이라 구체적으로 어떤 연기가 어떻게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힘들어요(웃음). 하여튼 두 장르의 연기가 서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스크린 데뷔한 지 2년 만에 주연을 맡았어요.
남들이 조금 빠르다고 느끼면 빠른 것이 맞겠죠. 하지만 저는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뿐이에요. 이런 행운의 작품, 이런 재밌는 시나리오가 나한테 오다니, 항상 감사함을 느끼죠(웃음).

작품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재밌어야 돼요. 일단 스토리가 재밌어야 돼요. 스토리텔링이 가장 중요하죠. 아무리 캐릭터가 재밌어도 스토리가 재미없다면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다보면 이 역할을 어떻게 연기할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캐릭터가 있어요. 상상이 되는 캐릭터가 재밌어요. 그 두 가지가 모두 만족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영민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상상한 모습 그대로 연기한 건가요?
그렇죠. 영민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됐죠. 하지만 상상한 영민의 모습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연기해서 표현할지는 촬영하면서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영민이는 미운 듯 밉지 않고, 정말 찌질한 것 같으면서도 나름 로맨스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요. 멋있고 로맨틱하다기보다는 진실한 인물이죠. 영민의 그런 모습들을 계속 연구하면서 연기했어요.

영화를 보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변했나요?
결혼이 더 하고 싶어졌어요(웃음).
특별히 꿈꾸는 결혼 생활이 있나요?
꿈꾸는 결혼 생활은 없어요. 소소하고 소탈한 결혼 생활을 하고 싶어요. 결혼해서 이렇게 하면 행복하겠지, 이런 생각은 없어요. 그저 아내와 친구처럼 지내고 싶어요.

연애할 때의 모습은 영민과 비슷한가요?
무뚝뚝하지는 않지만 소탈하고 애교가 없어요. 로맨틱하거나 이벤트를 많이 하지는 않아요. 애교스럽거나 닭살스러운 거 굉장히 싫어해요(웃음).

결혼한 친구들도 많을 텐데 친구들의 이야기도 연기에 참고했나요?
친구들은 늘 행복해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해줘야죠(웃음). 친구들도 가끔 고민이 있거나 힘들면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접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또 결혼한 형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와 닿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축척돼서 영민을 연기할 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데뷔 한 지 10년이 됐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거나 배우로서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나요?
2004년에 데뷔했는데 2005년에 뮤지컬 ‘그리스’를 했어요. 그 작품을 9개월 동안 단독 캐스팅으로 출연했어요. 데뷔한지 얼마 안 됐는데도 매너리즘을 느꼈어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기억에 남아요. 연기 생활에 도움이 된 작품은 데뷔한 이래로 출연한 모든 작품, 모든 순간이죠.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어떤 의미인가요?
<건축학개론>도 마찬가지였지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배우 조정석에게 상당히 중요한 시기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건축학개론>이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얼굴을 처음 영화로 알리는 작품이었다면,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그것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진 영화라고 생각해요. 사실 매 순간, 매 작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모든 배우들이 그럴 거예요(웃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조정석의 시기가 제가 생각하는 시기와 똑같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조정석이 남자 주인공으로서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 갈지,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 주목하는 것처럼, 저도 그런 생각을 고스란히 갖고 있기 때문에 부담감도 있어요. 하지만 흥행은 하늘의 뜻에 맡기고 즐길 수밖에 없죠(웃음).
앞으로 어떤 작품에 도전하고 싶나요?
정통 멜로,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모두 해 보고 싶어요.

노출 연기는 어떤가요?
보여드렸잖아요(웃음).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엄청 벗었잖아요. 상의, 하의, 모두 벗었는데 그보다 더 과한 노출 연기를 어떻게 해요(웃음). 신민아가 자꾸 팬티 벗는 장면이 재밌었다고 이야기하는데, 제가 언제 팬티를 벗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바지를 벗었죠(웃음).

바지를 벗는 것도 본인의 아이디어였나요?
신민아의 아이디어였어요. 신혼이면 서로 눈만 맞아도 그러지 않냐고 해서 영화에 상징적으로 적용해서 다양하게 연기한 거죠.

스스로를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나요?
욕심 많은 배우.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배우가 욕심 많은 배우인 거겠죠? 그리고 최선을 다하는 배우. 이야기하다보니 대답이 굉장히 전형적이네요(웃음). 그런데 사실이 그래요. 항상 최선을 다해요.

배우로서의 목표는 뭔가요?
믿음이 가는 좋은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믿어주는 사람들이 고마워요.

2014년 10월 8일 수요일 | 글_최정인 기자(무비스트)
사진_김재윤 실장(studio ZIP)

3 )
pinkkaii
로맨틱코미디, 사극, 멜로 전부다 되는 만능 배우! +노래까지 ^^
모든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입니당   
2014-10-31 23:44
cp4saxp
천상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천부적인 자질과 재능이 다분한 조정석. 뮤지컬 배우라 느낌도 있고 센스도 있고 그의 연기엔 영혼이 있어 참 좋습니다.   
2014-10-21 18:17
veloce2
인터뷰 내용을 읽으니 얼마나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직업을 사랑하고있는지가 느껴집니다. 이번 영화도 정말 잘봤구 다음 작품도 기대해봅니다 ㅎㅎ   
2014-10-19 16:09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