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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에 올리는 뒷북 인터뷰 - 성현아
인터뷰 | 2005년 8월 27일 토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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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의 개봉에 맞춰 성현아의 인터뷰를 한 지도 언 2주가 지나간다. 개인사정으로 인터뷰 정리가 늦춰져 영화는 개봉을 했고, 시기를 놓친 인터뷰 기사는 본 기자에게 무기력감을 남기고 컴퓨터의 바탕화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영화를 좋은 느낌으로 감상한 터라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물론 이 자리를 빌려 밝히지만 영화사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VIP 시사회에서 봤을 때 기사가 언제 나오냐고 밝은 미소로 말을 건네던 성현아씨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그렇다고 미안한 개인감정에 이 인터뷰 기사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인터뷰 내용으로 이루어진 이번 인터뷰 기사를 내는 것은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에 의한 가능성 있는 영화에게 가해진 현실의 아쉬움에 대한 표현이다.

물론 영화 자체가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엄청난 공포 혹은 대단한 대중성을 지닌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영화에 묻어나있는 정서나 가능성에 대한 냉대는 아쉬움이 남는다. <첼로>는 대작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규모도 작고 감독과 배우 모두 신인에 가깝다. 성현아라는 주연 배우도 메이저라기보다는 인터뷰에서 스스로도 밝혔듯 언더의 한 가능성 있는 배우라 할 수 있다. 과연 이 영화를 관객들이 접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부여 받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 안타깝다. 당시 함께 개봉했던 영화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개봉 첫 주를 겨우 버티고 대부분의 극장에서 내려와야 했던 이번 영화의 경우를 보면서 가능성 있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면서 고민 끝에 시기성 떨어지는 기자로서의 자존심을 구기는 인터뷰 기사를 올리게 되었다. 그러니 많은 관심으로 읽어주기 바라면서 인터뷰를 시작한다.

최동규 기자(이하 최):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성현아(이하 성): 칸 이후에 <주홍 글씨> 촬영 하고 5~6개월 쉬었다가 새로 영화준비하고 이번에 드디어 마무리를 했다.

최: <주홍글씨>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연기에 비해 흥행이 저조했는데 아쉽지는 않았나?
성: 전작 홍상수 감독님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도 그렇고 변혁 감독님의 <주홍글씨> 도 그렇고 배우는 일단 흥행에 신경을 쓰지 않고 영화의 작품성이나 작품 내부에서 배울 수 있는 연기 등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이나 감정이라는 것이 흥행에 대해 좌지우지 되는 건 아닌 거 같다.

최: 이번 작품인 공포영화 <첼로>에 출연하는 것을 네티즌들 입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있다. 이번 역시 흥행보다는 작품을 보고 출연한 것인가?
성: 일단 중요한 건 배우의 필모그라피 중에서 공포 영화가 차지하는 장르의 특성상 그 비율은 낮다. 공포 영화의 일상적이지 않은 느낌이나 연기를 배우고 싶었고 시나리오 자체에 매료되었다. 우연찮게 연이은 3편의 영화에서 의미심장한 캐릭터를 연기해서 재미있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최: 출연한 세 편 중에 가장 이끌리는 캐릭터나 선호하는 영화는?
성: 어려운 질문이지만 그래도 배우 성현아에 대해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이끌어주신 홍상수 감독님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개인적으로 의미가 좀 더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모태 같은 영화라고 많이 말씀하시지만 그건 잘 모르겠고 배우 성현아에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최: 이번에 <첼로>의 포스터를 보면 메인으로 혼자 나왔다. 또 극중에서도 단독 메인으로 나오는데 부담스럽진 않은가?
성: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지만 혼자 하다 보니 다양한 각도의 연기를 해야 되고 감정선이 복잡해서 전작들보다 연기하기가 어려웠다. 혼자 이끌어 나가니까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

최: 한국영화에서 여주인공이 혼자 극을 이끌어 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만족하고 있는가?
성: 만족스럽기도 하고 분명히 후회되는 부분도 많다. 단독 주연이라는 것보다는 저는 여러 명 같이 연기하는 것이 좋다. 연기 잘 하시는 분들의 시너지 효과도 발휘되고 저도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 이번 작품은 홀로 선다는 느낌이 든다. 제 생각에는 좀 연기도 연기지만 공포영화라 흥행도 신경 쓰이고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최: 그동안 시나리오는 얼마나 받았는가?
성: 그동안 다서 여섯 편의 시나리오를 봤다. 코미디도 있었다. 코미디는 별로 끌리지 않았고 아트성이 짙은 영화가 끌린다. 연기의 세밀한 부분을 제가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끌린다.

최: 그 때 봤던 시나리오 중에 지금 개봉한 영화가 있는지?
성: 아니다 아직은 없다.

최: 개인적으로 금자씨 역할도 잘 어울릴 듯싶은데?
성: 영화를 아직 못 봤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이영애씨는 못 따라 갈 것 같다.

최: <첼로>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성: 전에부터 공포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 연기에 매력을 느꼈다. 시나리오가 흥미진진하고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

최: 영화 속에서 어떤 이미지로 나오는가?
성: 약간의 우울증과 무엇인가 의문을 감추고 있는 그런 캐릭터다. 공포 연기를 할 때도 현실성 위주로 했다. 과거의 잘못으로 인한 공포가 생기기 때문에 그런 미묘한 감정의 변화에 대한 연기로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최: 성현아씨 외모로 봤을 때 공포가 안 어울릴 것이라 생각이 된다. 왠지 고품격의 이미지라고 할까? 이번 영화의 공포의 컨셉은 무엇인가?
성: 이번 공포 영화는 지극히 한국적인 영화다. 일본적인 취향은 나지 않는다. 공포영화지만 애잔한 장면이 많다. 드라마성이 짙다. 공포 영화 초반이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관객들이 보시기에 지루하지 않도록 그런 부분 없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그런 영화다.

최: 공포 영화가 비주얼적인 측면에만 집중하면 말한 대로 지루한 면이 없지 않은데 엽기적인 부분이 아닌 드라마 위주의 공포 영화도 지루할 수 있는데 그 양자의 조화는?
성: 영화가 15세 관람가기 때문에 물론 무서운 장면이 있긴 하지만 너무 잔혹스럽거나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처럼 잔혹하지는 않다.

최: 영화상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잔혹 장면 하나를 꼽는다면?
성: 가족이 점차적으로 살해 되가는 과정이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공포가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집중되어 있다. 이어지는 장면의 긴장감을 놓칠 수 없다.

최: 영화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성: 처음 기자시사회를 통해 봤는데 사운드 등 완성된 것이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지만 괜찮게 봤다. 그렇지만 저는 객관성이 없기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보는 편이다.

최: <분홍신>, <가발>, <첼로> 등을 보면 하나의 트렌드라 생각되는데 ‘첼로’라는 것이 성현아씨와 거의 동급의 주연일 것 같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어떤가?
성: 첼로가 중요한 매개는 되지만 <분홍신>처럼 저주의 대상이 아니라서 살인이나 공포의 대상은 아니다. 소재일 뿐 대상은 아니다.

최: 첼로가 소재로만 사용되었다면 범인은 나온 게 아닌가?
성: 전 아니다. 포스터도 무섭고 그래서 저라고 생각들을 하는데 특이한 반전이 있다.

최: 그럼 제 3의 인물이 범인이란 소리인가?
성: 상당히 인물들이 얽혀 있고 드라마가 아닌 진행되는 과정도 그래서 그렇다는 것일 뿐 범인이 누구냐는 봐야지 알 것이다. 말하기 어렵다.

최: 첼로 음악과는 상관이 없나?
성: 구노의 아베마리아 등이 나오지만 과거가 회자되는 정도다.

최: 포스터가 품격이 있고 고급스러운데 마음에 드는가?
성: 포스터 맘에 들고 찍을 때는 괴로웠는데 느낌이 잘 산거 같아 좋다. 사람들이 첼로 케이스에 나온 옷자락에 대한 의심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누굴까요?(웃음)

최: 첼로라고 하면 선정적이고 야하다는 느낌이 든다. 첼로를 켤 때 자세에 대해 섹스어필한 느낌을 준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번에는 성현아씨가 출연한다고 해서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꽤나 있다고 들었다.
성: 첼로를 연주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직접 연주 해보면서 첼로의 소리가 사람의 음파와 비슷하고 여자의 바디라인을 연상시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심장 밑에 두고 연주를 하는데 심장과 주파수가 맞는 그런 음색을 가진 악기다. 촬영 내내 첼로 음악을 많이 트셨는데 애절한 느낌이 난다.

최: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작품인가?
성: 이번에는 멜로물이다. 제목은 <애인>이고 낯선 남녀가 우연히 만나서 생기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최: 출연작들을 보면 여자 중심의 영화가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여성에 대한 권리 주장 쪽인가?
성: 여자에 대한 특별한 생각보다는 자신이 걷고 있는 그 길 그 자체를 중요시한다. 힘들었던 과정을 거치고 배우로서 나아가는 과정이 궁금하고 나 자신도 궁금하다. 당당한 나의 모습 헤쳐 나가는 나의 모습이 궁금한 정도 그런 곳에서 여자의 모습이 투영된다고 생각한다.

최: 그렇다면 배우로서의 나아가는 과정과 모습이라고 했는데 언더에서 주류를 행해 간고 있다는 의미인가?
성: 스스로는 계속 언더라고 생각하고 언더라고 해서 부정적인 것이 아닌 대중성만을 추구하지 않는 연기 자체로만 바라볼 수 있고 영화로 평가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언더라는 것의 멋을 추구하고 싶다. 흥행에 좌지우지 되고 싶지 않다.

최: 이번 영화에서 예고편을 보면 표정 연기가 대단하다는 평을 받고 있던데 촬영이 힘들지는 않았나?
성: 공포영화에서는 몸부림치는 장면이 두 테이크만 가더라도 진이 빠진다. 감정 유지가 어려웠다. 촬영 일정이 짧아서 장면이 차례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섞여 있어서 감정연기가 쉽지 않았다.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경험하지 못한 연기를 만들어내는 일이라 감독님과 연기의 형체를 만들어야 했다. 그 안에서 합의를 보고 연기를 담는데 주력했다.

최: 촬영기간이 짧았다. 그것은 관객들로서는 완성도에 대한 걱정이 있을 것인데.
성: 전 그게 기획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외국 영화들도 단시간에 찍어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시간은 중요치 않다고 본다.

최: 평소 다양한 의상이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영화에서의 컨셉은?
성: 특별한 것은 없었고 대학교 시간 강사라 화려한 옷보다는 깔끔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의상을 준비했다. 포스터 속의 그런 의상이고 포멀한 느낌의 의상이다.

최: 살이 좀 많이 찐 것 같다. 평소 현장에서 보거나 하면 몸매가 좋은 배우라고 느꼈는데 이번에는 영화를 위한 몸매 관리인가?
성: 그렇다. 평소 개인 트레이닝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좀 건강미 보다는 영화 속 인물에 맞추어야 했다. 하지만 차기작도 좀 이런 느낌이 필요해서 다음 작품 마치면 다시 운동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운동을 못하고 있어서 아쉽다.

최: 영화배우로서의 신념이 평소 생각보다는 강한 배우라고 느꼈다. 연기에 대한 배우로서의 생각은?
성: 국한된 이미지는 아니고 싶다. 영화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하고 싶지 이미지 때문에 걸림이 되서 포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마음에 들면 어떤 역할이든 배울 수 있는 영화면 어떤 영화든 할 생각이다.

최: 자신의 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는가?
성: 롤 모델이 있는지 사람들이 물어보는데 롤 모델 자체는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신념이 있고 영화배우가 되는데 힘들어서 지금 현실에 감사하고 지내고 있다.

최: 과거의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관객들 중에는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점에 대한 마음은 어떤가?
성: 제가 그거를 부인하고 부정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아픈 기억도 저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전혀 어색하거나 그러지 않고 그걸 딛고 나아가고 싶다. 관객들은 한정된 부분이기에 그들에게 만족을 드릴 수 있다면 배우로서 행복한 일이라 생각한다.

최: 드라마 쪽 출연 생각은?
성: 글쎄다. 드라마 출연은 과거의 일 같다. 못 할 것 같다. 빠듯한 시간에 벼락치기 연기 이제는 자신이 없다. 그런 마음도 없다. 영화를 찍다보니 한 씬 한 씬에 공을 들이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스스로에게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 최근에 좋게 본 영화가 있나?
성: <에로스> 좋게 봤고 영화도 도통 보지 못했다. <우주전쟁>은 기대했었는데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영화는 정말 좋았는데 배우의 입장에서 블록버스터이기에 배우가 묻혀 버린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최 :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의 느낌은 편견을 바꿀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진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 고맙다. 하지만 앞으로도 정말 노력하고 더욱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의 모습을 많이 바라봐 주기 바란다.

인터뷰: 최동규 기자
사진: 이한욱 PD
영상: 권영탕 PD

8 )
pretto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2010-01-30 15:45
qsay11tem
묘한 매력이   
2007-08-10 11:09
kpop20
인터뷰 잘 봤어요   
2007-05-26 17:52
ldk209
왠지... 좀 싸보이는 배우.... -,-;;   
2006-12-30 10:55
js7keien
첼로?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   
2006-09-30 18:48
ksalje99
성현아씨의 인지도와 관객흡입력이 아직 모자른 것이 아닐까한다. 좋은 영화 만나시길..   
2005-08-29 20:39
xonicx
조기 종영됐죠...   
2005-08-27 22:44
gibb119
솔직히 첼로가 기대보다 못햇지만..그래도 성현아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더 주목^^글고 보니 성현아씨 영화는 다 극장가서 봤네요...   
2005-08-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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