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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사랑니’ 촬영현장
배우, 스태프, 취재진 모두 땀으로 범벅된 고생가득 취재기 | 2005년 5월 12일 목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봄이 아니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봄을 가장한 여름 날씨였다. 정말 연인과 함께 시원한 한강 고수부지에서 손을 잡고 인라인을 타고 싶은 맑은 평일 오전 부천의 한 패스트 푸드 점에서는 독특한 멜로 한편이 촬영 중이였다. <해피앤드>로 실력을 인정받은 정지우 감독이 새롭게 연출을 맡고 있는 김정은 이태성 주연의 <사랑니>로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다. 도착한 현장인 페스트 푸드 점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손님들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하며 영화를 촬영한다는 소리에 신기한 듯 촬영장소인 2층을 기웃거렸다. 장소가 너무 협소해 비공식으로 공개한 이 날은 10여명의 취재진만 참석 했다. 소수 정예의 취재진은 인원이 적어서인지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여 기자로서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어느 날 찾아온 추억의 사랑의 감정
<사랑니>의 줄거리는 이렇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아름답고 씩씩한 30살의 여자 조인영(김정은)의 삶 속에 자신의 17살 시절 첫사랑의 모습과 이름을 가진 17살의 이석(이태성)이 들어오면서 사랑을 느끼게 된다. 주위에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솔직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간다. 인영의 절친한 이성 친구인 정우는 이석을 마음에 담은 그녀를 보고 있을 수 없어 30살의 이석을 찾아 데려오고 우연히 17살의 이석을 좋아하는 17살의 조인영까지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너무 신기한 우연의 연속과 그 사랑 속에서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풀어가는 순수 멜로인 것이다.

<해피앤드>를 연출했던 정지우 감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누구나 느껴 본적 있는 자신의 추억과 비슷한 사랑을 본적이 많을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서 느꼈던 것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의 원형, 본질은 나이가 30이던 17이던 모두 같다.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통해 그 동안 눈치채지 못했던 사랑의 익숙하지만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하고 싶다.”

개 팔자 상팔자
페스트 푸드의 2층에서 진행된 촬영은 좁은 공간에 수많은 촬영장비와 스태프 그리고 조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찜질방 같은 더위로 숨이 막힐 정도였다. 거기에 이날따라 에어컨이 고장이나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내리는 땀 때문에 고생을 사서 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비록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촬영을 잠시 멈추고 에어컨을 수리를 하였지만 동시녹음 때문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현장의 사람들은 땀으로 목욕을 하고 있었다. 촬영이 잠시 멈출때는 2층에 있었던 취재진과 배우, 스태프들은 에어컨이 나오는 1층으로 도망치듯 내려왔으며 이때도 취재진들은 땀이 범벅이 된 채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이때 눈에 들어온 모습이 있었으니 바로 스태프가 데리고 온 새끼 강아지였다. 시원한 그늘에 누워 잠들어 있는 강아지의 팔자가 왜 그리 편해 보이던지. 심하게 표현하자면 ‘개 팔자 상팔자’란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를 않아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밝은 여자 김정은
이미 김정은이 밝은 성격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 그녀를 본 것은 처음이다. 촬영이 진행 되면서 그녀는 땀으로 옷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고생을 했지만 감독의 컷 사인이 나고 나면 가장 먼저 모니터 앞으로 찾아와 자신의 연기를 확인 했다. 그러면서 먼저 자신의 연기에 대해 감독에게 말을 하고 의견을 조율 했다. 그런 적극적인 성격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코디와 분장을 맡은 스태프들이였다. 코디는 더위에 지칠까 뒤에서 부채를 부치고 있었고 분장 스태프들은 땀 때문에 망가지는 메이크업 때문에 쉴 틈도 없이 분주했다. 하지만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미안해하며 밝은 웃음으로 촬영에 임하는 그녀 앞에서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결코 싫은 내색 힘든 내색을 할 수 없었다.

그런 김정은도 힘이 들었는지 길게 이야기를 해야 할 때는 시원한 1층에 내려와 의견을 조율하고 음료수를 마시기도 했다. 첫 번째 씬 촬영이 끝나고 감독이 다음 장면에 대한 세팅을 하는 동안 1층에 이태성과 함께 내려온 김정은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스태프들을 챙기면서 장난기 많은 특유의 표정으로 현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더위에는 팥빙수! 아니 벌써 여름이?
에어컨을 고치는 동안 취재진은 땀으로 흥건해진 윗옷을 말리며 1층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이때 어느 기자가 더위에는 팥빙수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영화사 관계자는 미안했던지 아니면 자신도 더웠던지 팥빙수를 사서 단체로 먹을 수 있었다. 조금 전 팥빙수가 먹고 싶다고 했던 기자는 쑥스러웠던지 “역시 더위에는 팥빙수! 아니 벌써 여름인가 봐.”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에서 차가운 팥빙수를 먹고 나니 2층에 왜 이리 올라가기 싫은 마음이 드는지 사람의 마음이 이리도 간사한지 다시 한 번 느꼈다.

엉뚱하게 힘들게 하는 것들...
이날 촬영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젊은 아이들로 북적거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30살의 인영과 17살의 이석이 함께 MP3를 이어폰으로 함께 들으며 행복하게 웃고 있는 인영과 이석의 모습을 담는 장면과 주차딱지가 붙은 인영의 차를 보고 올라온 정우가 인영과 이석 사이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촬영은 여느 영화의 촬영보다 수월했다고 할 수 있다. 리허설은 좀 많이 하는 편이였지만 슛(정식촬영)이 들어간 뒤에는 한번 내지는 두 번에 모두 OK사인이 떨어졌다.

하지만 배우들의 고생과 스태프들의 고생과는 아랑곳없이 엉뚱한 곳에서 NG가 나곤 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1층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창 촬영이 진행 되던 중에 갑작스레 손님이 들어서면서 큰소리로 말을 하거나 혹은 이상한 분위기에 왜 그러냐고 조용히 물러보곤 핸드폰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해 자랑을 하는 바람에 오디오에서 엄청난 NG가 났다. 특히 촬영 소식을 듣고 배우들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찾아와 촬영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어서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장의 가장 큰 고민이자 기자들의 현장취재의 최고의 고통이 바로 오디오 NG다. 동시 녹음이 많아진 요즘은 촬영이 들어가면 숨소리조차 죽이고 개미 지나가는 소리까지도 들릴 정도로 정숙해야한다. 취재진도 사진기를 들고 숨죽이고 대기하고 있다가 컷 상인이 떨어지면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이런 부분 때문에 취재진과 스태프들 사이에 서로 짜증내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촬영현장 공개는 이미 익숙해진 취재진들이 참석했기 때문에 잘 진행 되었지만 엉뚱한 매장 손님들의 오디오 NG로 무척이나 힘들었다. 1층 통제를 맡고 있던 항 여자 스태프는 손님들에게 머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마음을 얼마나 졸였던지 컷 사인이 떨어지면 긴장이 풀리는 표정이 역력했다.

<사랑니>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다.
잠시 틈을 낸 감독과의 대화에서 감독은 “<해피엔드>로 여배우가 마음 고생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전작 때문에 영화의 장르나 분위기가 그럴 것이라는 식의 오해를 많이 하는데 결코 아니다. 대신 영화적인 면에서 기법 등은 따라갈 수 있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고 못을 박았다. 또 30살과 17의 사랑이라는 소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사랑니>는 불륜 영화가 아니다. 일부 매체에서 그런 족으로 소개를 하고도 있는 것 같은데 나이나 불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처음에 이야기 했듯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 것이다.”라며 영화의 성격에 대해 긴 답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였다.

심지어 영화의 결론과 전체적인 이야기를 모두 하였으나 대신 노출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에 이정도 선에서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흔히들 오해하고 분위기 조상되고 있는 불륜을 다루거나 코믹 영화는 아니며 진지하고 사랑에 대해 혹은 자신의 지금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따듯한 영화가 될 것 같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을 지내면서 미처 눈치 못했던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사랑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사랑니>는 가을 사랑이 찾아오는 10월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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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최동규 기자

3 )
qsay11tem
순수함이 좋아여   
2007-11-26 12:00
kpop20
정말 순수해보이네요   
2007-05-17 12:38
huhugirl
전작 해피엔드를 연상하고 기사를 읽었는데...아니나 다를까 감독은 해피엔드를 연상하지 말라고 하니...일단 개봉해봐야 알겠네요!^^   
2005-06-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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