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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젊음을 그리는 ‘태풍태양’ 심야 촬영 현장
정재은 감독의 “태풍태양‘ 촬영현장 스케치 | 2004년 11월 11일 목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고양이를 부탁해>로 매니아를 확보한 독특한 감성의 정재은 감독의 신작 <태풍태양(제작: 필름매니아)>이 11월 7일 일요일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위험천만한 와이어 장면을 밤을 새워 가며 촬영했다.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20대 남자들의 성장 영화가 될 <태풍태양>은 감독의 전작인 <고양이를 부탁해>가 여자들의 솔직한 모습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남자들의 아픔과 성장을 담고 있다. 이 한편의 영화를 위해 직접 인라인을 배우고 전문 스케이터들과 2년이 넘게 어울려온 정재은 감독은 20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진지한 눈빛으로 포용하고 그들의 문화와 생각들을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배우들이 아직은 연기가 무르익은 연기자들은 아니지만 그러한 점들이 자신의 영화를 더욱 살게 해줄 것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이날 촬영장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극중 깡맨을 맡은 김상혁은 방송 스케줄 때문에 오토바이 뒤에 올라 촬영장에 겨우 도착을 했다. 간담회에서 감독은 영화에 집중을 위해 참석하지 않았다. <실미도>와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김강우는 “어려운 감독님들께는 선생님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정재은 감독님은 누님이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할 정도로 배우들을 신뢰해 주신다. 하지만 그 안에서 배우들의 모든 것을 끌어내실 줄 아는 분이다.”라며 촬영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JNC로 가수 활동을 재개한 김상혁
JNC로 가수 활동을 재개한 김상혁
바람둥이 쨍을 연기하는 온주완
바람둥이 쨍을 연기하는 온주완

‘JNC’로 가수 활동을 재개한 깡맨 역의 김상혁과 천하의 바람둥이 쨍을 연기하는 온주완은 절대 절명의 앙숙이다. 그렇다고 서로 미워하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도와주며 재미있게 지내는 경쟁 상대다. 촬영장에서 경쟁의 목표는 입담! 둘 다 만만치 않은 입담과 성격으로 서로를 공략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둘만의 관계를 나타내는 사건 하나 JNC로 활동을 시작한 김상혁이 방송프로에서 공연을 하던 도중 안무가 틀린 적이 있었다. 다음날 온주완은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스태프들이 모인 자리에서 안무도 틀리냐면서 연습도 안하냐고 놀려대기 시작했다.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 김상혁은 반격의 기회만을 기다렸으니 며칠 뒤 촬영장에서 잠시 쉬는 사이 온주완이 화장실을 갔고 그 사이 감독은 촬영을 재개했다. 스태프들은 온주완을 찾기 시작했고 그때 모든 상황을 파악한 김상혁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완이 (둘은 동갑내기다) 화장실에 볼일 보러 갔는데 아직도 안 온데요.”라며 큰소리로 소리를 질렀고 급기야 화장실 문 앞에서 “주완아 빨리나와 촬영시작 했어.”라며 계속해서 큰소리로 말을 걸며 복수의 칼날을 던졌다고 한다. 이 사실을 공개한 온주완은 이미 눈에 불을 켜고 2라운드를 치룰 준비에 한창이라고 귀띔 했다.

주인공 소요를 맡은 천청명
주인공 소요를 맡은 천청명
갑바를 연기하는 이천희
갑바를 연기하는 이천희

천정명의 저 포즈는 무엇인가...분명 20대 초반 역을 맡았음에도 정장은 어색하기만 했다. 순간 감독의 한마디 “야! 천명아 그거 왜 입었어? 아무리 그래도 인터뷰 컨셉 의상 맞춘 거 아까워서 입었니?” 바로 뒤에서는 그에게 더 큰 충격을 주는 한마디가 날아왔으니 “야! 너 그거 상혁이꺼 몰래 입은 거지?” 천정명을 화급히 자리를 옮겼다. 감독은 살짝 부르더니 “아마 협찬 들어왔다고 할 건데요. 빌려왔데요. 인터뷰 때 입으려고 했다가 나랑 스태프들이 입지 말라고 해서 포기했는데 아쉬웠나 봐요 원래 저렇게 순진한 구석이 많아요.”라고 귀띔 해 주었다.

이에 그는 괜스레 멀리 있는 의자에 앉아서 웃으며 “기자님 이거 그렇게 안 어울려요? 이거 상혁이꺼 아닌데 협찬 들어와서 입어 줘야 되는 건데...”라고 말하는 뒤쪽으로 감독과 스태프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창피했던지 자리를 성급히 떠나는 천정명의 모습에서 왜 감독이 범생이 같은 소요를 맡겼는지 이해가 됐다.

남자다운 모습이라서 갑바라고 믿고 있는 이천희 하지만 그는 지금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 곡예를 하듯 촬영을 하는 김상혁의 모습을 보며 걱정스런 눈빛을 하고 있다. 바로 다음이 자기차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영화 속 캐릭터의 모습을 보이려 하는지 계속해서 밝은 모습으로 장난도 치고 인라인을 타고 묘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매번 실패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촬영하기도 전에 다치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현장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인라인 고수인 모기를 연기하는 김강우
인라인 고수인 모기를 연기하는 김강우
모기의 애인이자 비디오그래퍼 한주 - 조이진
모기의 애인이자 비디오그래퍼 한주 - 조이진

김강우는 믿음직스런 배우였다. 말을 아끼고 현장에서 배우들 중 맏형으로서 이것저것 챙긴다. 하지만 절대 티를 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자들에게 “여기는 형 아우 이런 것 없이 친구처럼 지낸다. 자연스러운 게 영화하고도 잘 맞지 않나요?”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김상혁의 수십 번에 걸쳐 계속되는 위험천만한 연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선배 배우로서 또 형으로서 걱정스런 눈빛이 역력했다.

영화 속에서 스케이팅의 고수로 나오기 때문에 3개월에 걸친 연습동안 많은 고생을 했다고 말하는 그는 그냥 봐도 살이 빠진 티가 날정도로 열심히 찍고 있다. 살은 빠졌는데도 밥은 많이 먹는다며 5명이서 최소한 15공기의 밥은 먹는다고 말하면서 조이진도 2공기는 거뜬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영화에는 처음 도전하는 조이진은 신인답지 않은 말솜씨로 인라인을 신고 여기저기 취재진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인터뷰에 여념이 없었다. 남자 배우들은 살이 많이 빠졌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는지를 묻자 “조금 빠졌는데 많이는 안 빠져요. 근데 밥은 많이 먹게 되더라고요.”라며 답을 하자 옆에서 어떤 여자 기자가 “조이진씨 정도면 아니 거기서 뺄 살이 어디 있어? 빠질게 있어야 빼지?”라고 큰소리로 말을 해 주위를 썰렁하게 했다.

조이진은 영화 속에서 비디오 그래퍼다. 조금은 생소한 비디오 그래퍼는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팅 팀들의 필수 요원으로 인라인 묘기나 기술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한다. 실제 인라인을 타면서 촬영까지 하게 되는 그녀는 자신이 찍은 영상이 영화에 직접 사용이 될 것이라 항상 긴장한 상태로 열중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인라인의 속도에 촬영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성공한 기술을 찍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 고가의 카메라인 탓에 넘어질 때도 카메라를 품에 품고 넘어지는 것은 다반사라고 그녀는 푸념하기도 했다.

이날 촬영은 새벽을 훨씬 넘기는 시간까지 김상혁의 촬영 씬이 이어졌다. 내용은 건물 2층 높이의 건물 난간에서 기술을 선보이며 뛰어내리는 것으로 깡맨인 김상혁이 크게 다치는 설정의 위험한 장면이었다.

자연스럽게 다치기 위해 바닥에 매트를 깔고 연습하기를 수십 차례 감독의 슛 사인이 울리고 멋진 연기를 선보였지만 감독과 스태프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모양이다. 기어이 매트를 빼버리고 대리석 바닥에 바로 뛰어 내리라고 지시하는 감독.

김상혁은 순간 당황하는 눈치였으나 이내 상황을 파악하고 더욱 진지하게 연기에 몰입했다. 긴장된 시간이 계속되면서 김상혁은 지쳐갔으며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에 모든 사람들이 초조하게 촬영에 임했다. 뒤통수를 바닥에 부딪치기도 하면서 어렵사리 얻어낸 OK사인에도 김상혁은 크게 기뻐하는 기색 없이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 하면서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행동했다.

잠시 쉬고 있는 자리에 지나가던 시민들이 감상혁을 알아보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싸인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방송에서 보다 진지해 보인다는 물음에 “방송에서는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고 지금은 영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에 집중할 뿐이다. 그리고 이런 게 나의 진짜 모습이다. 진지한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언제 진지했었냐는 듯 특유의 장난스런 웃음을 보여주었다.

정재은 감독은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조이진을 빼고는 감독의 영화를 크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다. 김강우는 캐스팅제의를 받고 감독의 영화를 4번을 연속으로 봤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감독과 만나서 자신은 크게 재미있지 않았다고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일로 그는 감독과 아주 친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 자리에서 감독은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내가 팬들도 생겼고 상도 받고 이렇게 다음 작품도 할 수 있고 <고양이를 부탁해>를 통해 이룬 것이 많지만 한 가지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 강우씨도 이야기 했지만 흥행이라는 것을 놓쳤다. 이번에는 그것까지 만족을 시키고 싶으니 도와 달라.”고 말이다. 김강우는 감독님이 좋아서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결정했다는 매니저의 도움말이 있었다.

김상혁이 감독님의 가혹한 촬영지시를 받으면서 고생을 하고 있는 동안 나머지 배우들은 취재진들의 인라인 실력에 대한 질문 공세에 직접 인라인을 신고 나와 기술을 선보였다. 조이진은 함께 기술을 선보이기도 하면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해 자신의 역할을 설명할 필요 없이 행동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이천희는 큰 키 때문인지 성격 때문인지 고난위도의 기술을 선보이겠다며 여러 가지를 했지만 성공확률은 거의 0%에 가까워 동료들로부터 핀잔만 받았다. 온주완의 실력은 상당했으며 가장 기술이 뛰어난 모기 역의 김강우역시 탁월한 기술로 취재진의 박수를 받았다.

<태풍태양>은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팅이라는 소재처럼 빠르고 강하지만 자유로움과 젊은이들의 아픔과 자유가 함께 자리하는 조금 더 성숙 된 제 2의 <고양이를 부탁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가을로 접어드는 쌀쌀한 날씨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현재 60% 정도 진행된 촬영을 마친 <태풍태양>은 2005년 2월 개봉 예정이다.




촬영장을 지휘하는 정재은 감독
촬영장을 지휘하는 정재은 감독
상혁씨 아파도 참어! 근데 더 아프게 해야 겠어...
상혁씨 아파도 참어! 근데 더 아프게 해야 겠어...

바닥에 머리를 다쳐서 힘들어하는 김상혁
바닥에 머리를 다쳐서 힘들어하는 김상혁
카메라로 열심히 김상혁을 찍고있는 조이진
카메라로 열심히 김상혁을 찍고있는 조이진

나 원래 진지해요
나 원래 진지해요
정신없다. 아무생각하기 싫다.
정신없다. 아무생각하기 싫다.

스피드한 촬영으로 촬영팀도 고생이네
스피드한 촬영으로 촬영팀도 고생이네
너무 빨리 움직여 촛점 잡기가 어려웠다.
너무 빨리 움직여 촛점 잡기가 어려웠다.

모든 스태프들이 환호성을 외친 야식차
모든 스태프들이 환호성을 외친 야식차

16 )
qsay11tem
미스캐스팅이에여   
2007-11-26 21:28
kpop20
이천희씨 나오시는군요   
2007-05-18 10:43
cat703
김상혁 목소리 좀 바꾸지;..^^   
2005-02-13 16:40
soaring2
조이진씨는 채정안씨를 좀 닮은듯..   
2005-02-13 13:34
lover0429
흥행은 못할꺼같다는생각이들지만 정재은감독님의 고양이를부탁해처럼 매니아층을 확보할수잇는영화가되길바래요   
2005-02-08 01:17
kismg
김상혁이네?ㅎ 기대좀 해보게요   
2005-02-07 13:03
cko27
흠. 스토리 탄탄하지 못하면 별로 흥행 못할듯.   
2005-02-06 17:35
ann33
김상혁군 사진이 메인에 있으니 더욱 더 보고 싶은 생각이 없구려.   
2005-02-06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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