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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렬의 영화컬럼
추석(秋夕)과 환(幻)의 매력. | 2001년 9월 26일 수요일 | 정성렬 이메일

영화를 사랑하는 무비스트 식구 여러분 안녕하세요?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 최고의 명절인 추석(秋夕)이 돌아왔습니다. 다들 연휴 계획은 잘 세우고 계신지요. 많은 분들이 고향을 찾아 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계획을 잘 짜서 보다 쾌적한 귀향길이 되시기 바랍니다. 행여 이번 연휴기간에 찾아갈 고향이 없으신 분은 실망하지 마시고 그간 삶에 지쳤던 몸을 추스리고 한번쯤 바깥 나들이라도 다녀오심이 좋을 듯 싶으네요.

연휴가 5일이나 되다보니 영화판이 난리가 났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한국 영화계의 특수로 최근 추석연휴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보니 영화사들마다 눈치경쟁을 벌이며 어떻게든 관객을 스크린을 불러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네요. 그리 많은 편수는 아니지만 소위 대박이 예상되는 작품들이 하나 둘 공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선빵을 날리고 있는 <무사>가 뿌린만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봄날은 간다>와 <조폭 마누라> 두편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 화려하게 투입됩니다. <봄날은 간다>는 이영애와 유지태라는 콤비플레이에다 허진호라는 히든카드를 등장시키고 가을이라는 계절적 특수까지 더해 계산적으로 만들어 낸 멜러 영화랍니다. 영화는 너무도 깔끔하고 예쁜화면에 '소리'라는 양념을 더하면서 지난날 <8월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언론의 한국영화 밀어주기에 편승해 모 영화주간지에는 <봄날은 간다> 스페셜을 내보낼 정도이더군요.

<친구>이후로 새로운 문화코드로 등장한 '깡패'이야기가 이번 추석 연휴에도 예외 없이 등장하는군요. 서세원 프로덕션의 야심작 <조폭 마누라>가 그것이지요. 보이쉬한 매력의 신은경을 앞세워 뒷골목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이 영화는 적당히 웃고 즐기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이네요. 황당하고 유치하고 약간은 잔인하기도 하지만 확실히 오락적인 요소는 많이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겠습니다. 서세원 아저씨가 기대하는 600만 관객돌파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지만 어느 정도는 관객몰이에는 성공하리라 점쳐집니다.

추석 특선영화의 단골손님 성룡도 빼먹을 수는 없습니다. 예전같으면이야 진짜 몸으로 치고 받는 홍콩식 액션영화를 들고 왔을 그이지만 이제는 나이도 있고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는 몸이다 보니 좀더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개인기보다는 스펙타클에 치중한 <러시아워2>를 선물로 가져왔네요. 미국에서 2억불 이상을 벌어들이며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미 인터넷을 통해 몇몇 분들은 영화를 봤다고들 하는데, 절대 작은 모니터 통해 재미없는 자막으이 입혀진 영화는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Oh Shit'을 '우쒸'같이 재미나게 번역한 극장판을 보세요. 훨씬 재미납니다.

추석 때마다 위축되곤하는 할리우드 영화는 한국인들의 감성 코드를 자극하려는 의도인지는 몰라도 <스위트 노벰버> <아메리칸 스윗하트>같이 말랑말랑한 영화들을 두 편 선보이고 있네요. 수 많은 여성팬을 거느리고 있는 키아누 리브스가 달콤한 미소로 유혹하는 <스위트 노벰버>는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쥴리아 로버츠, 케서린 제타 존스, 존 큐잭, 빌리 크리스탈 등등 그 이름만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메리칸 스윗하트>는 해피엔딩이 주특기인 전형적인 할리우드 로맨틱 코메디 영화입죠. 아! 그리고 보니 페니 마샬 감독의 화제작 <프린세스 다이어리>도 추석 전쟁터에 뛰어들었군요. 미국에서 <아메리칸 스윗하트>와 맞불작전으로 과감히 소개되었더랬는데, 결과는 대박이었죠. 사실 페니 마샬이란 이름과 이제는 잊혀진 쥴리 앤드류스(사운드 오브 뮤직의 가정교사 수녀)는 그닥 흥행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겠지만 디즈니가 야심차게 배급을 하는 이 영화는 <귀여운 여인>의 공주 버전이라고도 하네요.

사람들이 영화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추석연휴가 되면 왜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것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먼저, 연휴라는 시간적 여유를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겠구요. 또 하나는 그 여유로움을 훔쳐보기 혹은 대리만족 등을 통해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이번 추석에 찾아오는 영화들은 다들 실현가능성이 극도로 희박하거나(조폭 마누라, 프린세스 다이어리, 무사) 아니면 스타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보고(아메리칸 스윗하트)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음미하는(스위트 노벰버, 봄날은 간다) 내용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한번만 생각하면 금새 눈치 챌 사실들이지요.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때때로 여러 영화들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이 꿈속에 나타나 주인공으로 분해 활극을 펼치고 로맨스에 빠지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곤 한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꿈들을 꾸고나면 어떤 욕망이 분출되는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겁니다. 이번 추석에는 대나무 숲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위조 지폐범들을 쫓아 활극을 벌이면서 자신의 출생신분이 왕족임을 확인 하는 꿈을 꾸는 건 어떨까요? 혹은 조폭인 아내를 데리고 할리우드 시사회장을 찾았다가 뉴욕의 달콤한 가을을 만끽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극장 가기가 귀찮으신 분들은 집에서 텔레비전을 끼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봅니다만 아무래도 환(幻)의 매력을 즐기시길 바란다면 큰 화면에 진짜 같은 사운드가 받혀주는 컴컴한 극장이 더 좋으리라 생각이 드는군요.

자... 준비되셨나요? 그럼 추석의 환(幻)여행에 동참해 보시렵니까?

6 )
kpop20
명절에도 영화를 봅시다   
2007-05-25 22:50
moomsh
이영화들 다시보고싶다 ㅠㅠ   
2005-02-07 23:34
moomsh
러시아워2에서 성룡 멋짐 ㅋㅋ   
2005-02-07 23:34
moomsh
프린세스다이어리는 좀 황당 ㅋㅋ 그래도 그게 재밌는거겠죠? ㅋㅋ   
2005-02-07 23:33
moomsh
조폭마누라 재밌죠 ㅋㅋ 아잉..ㅋㅋ   
2005-02-07 23:33
cko27
ㅎㅎ프린세스다이어리랑 조폭마누라 재밌게 봤는데. 추천!! 로맨틱코미디.ㅎㅎ프린세스   
2005-02-0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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