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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시즌을 기다렸다 전체 관람가 영화들의 역습
전체 관람가 영화 | 2010년 8월 17일 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 모든 데이터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함

여름시즌은 여러모로 극장의 성수기다. 각종 블록버스터들의 속편이 쏟아지고, 새로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한국영화의 기대작들도 속속 등장한다. 하지만 올해는 ‘섬머 시즌’의 파괴력이 예년보다 크지 않았다. 900개가 넘는 스크린을 독식하며 순식간에 7~800만을 넘어선 영화들 대신, 몇 편의 영화들이 3~400만 정도의 관객을 나눠가졌다. <이끼>를 필두로 <인셉션> <솔트> <아저씨> 등이 짭짤한 흥행을 거뒀고, 그 외 여러 영화들이 적당히 관객을 배분했다.

특히 올해는 압도적으로 시장을 주도한 영화가 없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셉션>의 위세는 강했지만, 파괴력까지 겸비하지 않았고, 안젤리나 졸리가 내한하며 홍보에 박차를 가한 <솔트>도 그럭저럭 순항 중이다. 한국영화는 특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활약이 컸다. <이끼> <아저씨>는 물론 최근 개봉한 <악마를 보았다> 역시 잔혹성을 문제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그나마 아이들이 볼 만한 블록버스터는 <슈렉 포에버> <토이 스토리 3> 정도였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크고 작은 전체 관람가 영화들이 많이 개봉해 어린 관객들을 만났다. 물론 극장에 아이들만 보내는 부모들은 없을 테니, 결국 적당히 스크린만 확보하면 제법 남는 장사가 바로 방학시즌 전체 관람가 영화 시장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다큐멘터리까지

사실 ‘아이들용’ 영화와 ‘어른들용’ 영화라는 것을 분리하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상업영화 시장 안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타깃 분류법은 필요하다. 10대부터 70대까지라는 막연한 전략은 영화의 확실한 성격을 드러내지 못해 흥행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물론 이런 걸 초월하는 것이 바로 천만 영화이긴 하지만.) 그런 차원에서 ‘아이들용’ 영화들은 방학시즌에 한 몫을 잡아야 한다. 방학의 주말, 특히 멀리 휴가를 가지 않는 사람들로 하여금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극장에 오게 해야 한다. 극장이나 수입/배급사들은 당연히 이 시기에 총력을 다 한다. 여름시즌에 블록버스터와 한국영화 대표작들과 함께 아이들용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용 영화도 ‘온 가족이 즐기는’ 영화와 ‘아이들만 즐거운’ 영화로 분리될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들은 전자의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하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를 내놓아 가족 단위 관객을 타깃으로 삼는다. 올해는 <마법사의 제자> <내니 맥피 2: 유모와 마법소동>이 이런 작품들이다. 아이들 관객과 어른 관객을 모두 잡겠다는 두 작품은, <마법사의 제자>(7월 21일 개봉)가 57만 명을 넘겼고, 이번 주에 개봉한 <내니 맥피 2: 유모와 마법소동>(8월 11일 개봉)은 주말 관객 12만 명을 넘으며 7위로 입성했다. 여기에 흔치 않은 우리나라 가족영화도 순항 중이다. <마음이 2>(7월 21일 개봉)의 경우가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도 68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올 여름 전체 관람가 영화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영화는 <슈렉 포에버>(7월 1일 개봉)와 <토이 스토리 3>(8월 5일 개봉)다. 두 편 모두 가족영화의 개념을 뛰어넘어 성인들을 위한 동화적인 판타지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완벽한 아이들용 영화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어른들은 어른들 나름대로 각자의 감성으로 영화를 즐겼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상당했다. 게다가 두 편 모두 3D 입체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도 다른 영화들과 차별성을 보인다. 두 편은 현재까지 각각 222만 명과 100만 명의 관객을 모았지만, 3D 입체영화의 특성상 관객당 매출액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다큐멘터리 영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오션스>(7월 28일 개봉)와 <오션월드 3D>(8월 11일 개봉)는 두 편 모두 바다 속 모습이나 해양 동식물을 카메라에 담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오션스>는 6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방학 특수를 만끽하고 있는데, 교육적인 차원은 물론 바다라는 대자연을 담아낸 압도적인 비주얼이 기존의 다큐멘터리 팬까지 극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이번 주에 개봉해 주말 관객 8만을 동원한 <오션월드 3D>는 3D 입체영화라는 점에서 보다 장점이 있다. 영화는 3D 입체영상으로 바다 속 영상들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지만, 입체안경을 쓰고 영화를 보는 아이들은 의외로 몰입도가 높아 울던 아이들에게 곶감이라도 줬나 싶을 정도였다.

기존 애니메이션의 힘은 여전하다

물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3D 입체영화, 다큐멘터리의 활약이 눈에 띄지만, 여전히 강세인 것은 단연 애니메이션이다. <슈렉 포에버> <토이 스토리 3>도 애니메이션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2D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애니메이션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캐릭터를 내세운 작품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일본에서 사랑받는 작품들의 국내 공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는데, ‘명탐정 코난’은 물론 탄생 30주년을 맞는 ‘도라에몽’과 같은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 등이 이에 해당된다.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이하 ‘<명탐정 코난>’)(7월 21일 개봉)은 아이들에게도 사랑받는 캐릭터지만 어른 팬층도 상당히 두터운 애니메이션이다. 명석한 두뇌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 흥미로운 전개로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은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좋아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림체 자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지만, 내용에서 전 세대를 아우르며 현재까지 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명탐정 코난>에 비해 보다 어린 관객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도라에몽: 진구의 인어대해전>(7월 28일 개봉)은 현재까지 2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철저하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상과 상상력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소 시시할 수 있지만, ‘도라에몽’이라는 상징적인 캐릭터와 함께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개봉한 지 제법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분전하고 있다.
아직 애니메이션의 흥행몰이는 조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몇 편의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마법 천자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기대를 모은다. 이미 책으로 출판돼 엄청난 성공을 거둔 ‘마법 천자문’은 <마법 천자문: 대마왕의 부활을 막아라>(8월 19일 개봉)라는 이름으로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묶은 에듀테인먼트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로 만들어진 이번 애니메이션은 한자 공부라는 기존의 컨셉을 유지한 채 대마왕과 대결을 벌인다는 액션 장르를 가미시켰다. 또한 같은 날 개봉하는 <리시와 난폭한 황제> 역시 엽기 발랄한 코미디로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 작품이다. 사랑과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캐릭터들의 재미있는 모습을 담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기에 3D 입체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 자톡의 역습 3D>(8월 19일 개봉)도 흥행몰이에 가세한다. 전편에 이어지는 침팬지들의 활약을 그린 이번 작품은 풀 3D 애니메이션이라는 특징을 내세워 시대에 순응하고 있다. 기존의 CG 애니메이션보다 조금 더 진화된 표현력에 어른들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코믹한 코드들이 장점이다. 전편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해 주기 때문에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한 편의 기대작은 9월 9일에 개봉하는 <마루 밑 아리에티>다. 이 작품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신작으로, 이미 일본에서는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인셉션> <솔트> <토이 스토리 3> 등을 물리치고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영화는 10cm인 소녀 아리에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마루 밑 소인들의 세계를 다룬 판타지로, 이미 많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팬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큰 흥행이 기대된다.

사실 우리 세대는 어렸을 때 영화를 보러 가는 것 자체가 큰 행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집 주변에 극장도 많이 생기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워낙 바쁜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은 방학에만 겨우 시간이 난다. 이런 이유로 전체 관람가 영화들은 방학특수를 잡기 위해 치열한 스크린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야구장에 가는 것도 보기 좋지만, 영화를 통해 꿈과 상상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근데 그걸 방학에만 겨우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안타까운가. 약간의 관심만으로 보다 쉽게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걸 위해 ‘전체 관람가’ 등급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나.

방학시즌 전체 관람가 영화들의 흥행 성적
(2010년 8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2010년 8월 17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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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귀여운 애니들...   
2010-09-17 18:30
kooshu
감사해요~~~   
2010-09-16 18:56
gurdl3
아이들이 좋아하겟네요   
2010-09-06 23:16
eunsung718
ㅋㅋㅋ잘봣어요   
2010-09-04 10:57
verite1004
본 영화들이 꽤 되네요   
2010-08-30 15:45
lovingu12
잘봤어요~^^   
2010-08-27 21:59
ohye91
더빙이 아닌 원어 버전이 더 많았다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뒀을지도...   
2010-08-25 19:48
joynwe
압도적으로 시장을 주도한 영화가 없었다는 데 동감   
2010-08-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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