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친구들영화제] 황정민과 함께 보는 ‘올 댓 재즈’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고른 무비스트 초이스 | 2006년 1월 23일 월요일 | 이재윤 이메일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배우 ‘황정민’이 고르고 고른 뮤지컬 영화 <올 댓 재즈>. 그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는 배우 황정민의 개인 이력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다.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황정민이 바쁜 와중에도 작은 극장을 보호하기 위해 영화를 직접 고르고 관객들을 만난다고 하니, 그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아마 감동의 눈물을 쏟을 듯.

황정민이 시네마테크를 후원하는 이유는 다른데 없다. 배우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관객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10년, 20년이 지나도 배우 ‘황정민’을 기억해주고 스크린에서 그를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이 성실한 배우는 영화에 관한 영화, <올 댓 재즈>를 통해 벌써부터 진정한 영화팬 확보에 나섰다. 시네마테크의 친구이길 희망하는 무비스트 또한 황정민의 영화가 보고 싶기에 <올 댓 재즈>를 강력추천작으로 초이스한다.



<올 댓 재즈>는 꽤 ‘현실감’있는 뮤지컬입니다. 가령 길을 걸어가던 선남선녀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뜬금없이 춤을 추거나 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화려한 댄스 넘버와 노래가 나오지만, 지금 댄스 연습중이라거나 환상속이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지요. <올 댓 재즈>는 뮤지컬 배우를 뽑는 오디션 장면과 안무 과정 등을 보여주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는, ‘뮤지컬 만들기에 관한 뮤지컬’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올 댓 재즈>는 ‘영화 만들기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지요. 극중 안무가 겸 영화감독인 기돈은 새로운 뮤지컬의 연출과 더불어 자신이 감독한 영화의 편집 작업을 겸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쇼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창조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 <올 댓 재즈>는, 무대 ‘뒤’도 실제 쇼가 펼쳐지는 무대 ‘위’ 만큼 열정적이고 화려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지요.

하지만 <올 댓 재즈>가 성공한 예술가의 삶과 쇼 비즈니스계를 화려하게만 묘사했다면, 그저 선정적인 눈요기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올 댓 재즈>가 걸작으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뮤지컬 영화’에 값하는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창조의 주체자로서의 예술가의 자의식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올 댓 재즈>는 감독 밥 포세의 반 자전적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밥 포세는 <시카고>나 <피핀> 등의 뮤지컬 연출가이자, <캬바레> 등의 영화를 만든 감독이었습니다. 뮤지컬 연출과 영화 제작을 동시에 진행해야하는 영화상의 설정은 그가 < Lenny >라는 영화를 만들며 실제 겪었던 일이구요. 감독의 가족사나 흡연습관, 그리고 실제 밥 포세의 사인(死因) 등도 영화 속에서 묘사된 것과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이렇듯 개인적 체험에 상당부분 근거한 영화이지만, <올 댓 재즈>는 성공적인 이력을 쌓아온 예술가의 자아도취를 드러내는 대신, 오히려 실패와 좌절, 그리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좌절의 원인은 일차적으론 갑자기 닥친 병마와 쇼 비즈니스계를 지배하는 경제논리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론 뛰어난 재능과 불굴의 열정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로 귀속되지요. 마치 ‘죽음’과 대결하듯 혹은 화해하듯, 마지막 무대를 펼치는 기돈의 모습은, 한 예술가의 자화상일 뿐만 아니라, 실패와 좌절, 결국엔 죽음과 대면해야하는 인간, 그 보편의 모습일 것입니다.

P.S. 뛰어난 안무가의 영화답게 <올 댓 재즈>에는 눈을 즐겁게하는 많은 댄스 넘버들이 있습니다. 특히 < Welcome Aboard Air Rotika > 는 좀 과하게 섹시합니다. ^^

P.S. <올 댓 재즈>에서는 또한 서른살 즈음의 제시카 랭의 풋풋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76년도 판 <킹콩>을 매혹했던 그 섹시한 미소, 저렇게 아름다운 ‘죽음’이라면 누군들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

4 )
qsay11tem
좀 거시기한 영화네여   
2007-11-24 16:54
kpop20
올댓재즈 강력추천작이군요   
2007-05-16 22:34
scary
친구 영화제 하니까 기분 존 나 구리네요 , 21세기 소년생각나고ㅡㅡ;   
2006-01-23 15:17
kimjoungil
친구영화제에선 그나마 이게 제일 관객이랑 친숙한 영화 같다는...   
2006-01-23 15:16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