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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 연쇄 살인마 변신! ‘오로라 공주’ 촬영 현장
5년 만에 나타난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 공주> 촬영 현장 공개 | 2005년 7월 5일 화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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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302>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방은진이 5년간의 은둔을 벗어버리고 <오로라 공주>를 들고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현장에 돌아왔다.

이미 방은진 감독의 연출에 대해서는 영화계에 충격으로 혹은 반가움으로 화제가 되고 있었다. 연출을 위해 연출부 스태프로 밑바닥부터 기본기를 다시 다진 5년간의 와신상담의 기간은 충무로에 걸작으로 소문난 <오로라 공주>시나리오와의 만남으로 힘을 얻어 방은진 감독에 대한 기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출연배우 또한 엄정화와 문성근, 최종원 권오중 장현성 현영 등 연기와 능력면에서 상당한 내공을 지닌 배우들로 <오로라 공주>는 창과 방패를 모두 갖춘 기대감을 갖게 만들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23일 무더운 날씨를 피해 4시부터 파주의 아트서비스 세트장에서 촬영현장 공개가 있었다. 사실은 아침부터 시작할 계획 이였으나 상당히 꼼꼼한 성격의 방은진 감독이 세트장 설치와 세팅에 최대한 완벽을 기했기 때문에 시간은 계속 미루어져 최종 연락을 받고 도착한 시간이 4시 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취재진은 왜 이렇게 시간이 지체 되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대리석으로 꾸며진 아파트 내부는 실로 고급아파트에 들어와 있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킬 정고로 완벽하게 꾸며놓았다. 가장 눈을 끄는 것은 기자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홈시어터 시스템과 와인 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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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치 이산의 롤스크린에 고급 빔 프로젝터에서 투사되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슈팅게임화면은 촬영현장 취재 나왔다는 것을 잃고 넋이 나간 듯 시스템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바닥에는 유리 조각이 흩어져있었는데 다른 취재진들은 실내화로 갈아 신었으니 그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감상하였다. 발바닥의 따끔거림을 느끼고는 아차 싶어 신발을 신은 후 와인 바로 갔다. 각종 와인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비어있는 것도 많았고 실제로 내용물이 라벨과 일치하는 실제 와인인지는 모르겠으나 병에 붙은 와인의 라벨만으로도 입에는 침이 돌고 있었다. 매번 할인마트에서 초저가 와인을 선호하는 기자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일수밖에 없었다. 촬영현장 기사에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 그때의 심정이 이해가 되리라 믿는다.

현장 모니터 앞에는 깡마른 여자 스태프 한명이 앉아있었다. 담배를 피워대는 그녀는 무전기를 잡더니 “다 됐니?”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살이 무척 많이 빠져있었지만 분명 방은진이 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그동안 현장에서 스태프로 백의종군하며 고생했다는 그녀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라는 생각에 놀라움과 함께 흐뭇함이 찾아왔다. 방은진 감독은 엄정화와 장현성이 준비 중인 현장으로 다가갔다. 장면은 연쇄 살인범인 엄정화가 장현성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아파트 내부에 설치되어있는 스탠드로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이었다.

엄정화는 리허설을 하면서 감을 잡았는지 진지한 모습으로 두 번 만에 ok사인을 받아냈다. 이어서 장현성이 쓰러지는 단독 컷을 찍었는데 방은진 감독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독은 카메라 앵글이 바뀌면서 스태프들이 소품들을 건드려 위치가 달라진 물건들의 위치를 일일이 조정해 지시하며 촬영을 미루고 기다렸다. 시작된 촬영은 모든 장면이 좋았으나 그가 쓰고 있던 안경의 떨어지는 위치가 정확하게 맞추어지지 않아 수차례 계속 진행됐다. 그로 인해 장현성은 방바닥에 머리를 수없이 내리 박아야 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 되었다. 다시 일어선 장현성과 엄정화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으로 유리 조각이 난무하는 위험한 장면들이 많아 배우들과 취재진의 안전 때문에 부득이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취재진들이 철수하기 바로 전에 촬영이 시작되어 잠시 바라보았는데 장현성이 엄정화의 머리채를 낚아채 뒤로 던지자 엄정화가 나가떨어지는 장면이 연출 되었다. 지금까지 엄정화에게서 볼 수 없었던 장면으로 비공개로 한 장면의 강도가 짐작이 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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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저녁식사를 시작하였는데 마침 야간 촬영이 있는 최종원 권오중이 도착했다. 함께 식사를 마친 후 그들은 취재진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종원은 “연기자 출신 감독이라 연기하기 편하다. 특히 방은진은 공연 후배이기도해서 정이 많이 간다. 한동안 소식도 없이 사라져서 걱정했었는데 어느 날 연락이 와서 감독 한다고 출연해 달라고 해서 만났다. 근데 너무 말라버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연출부에서 밑바닥부터 수련을 했다는 것을 알고 기특한 마음으로 출연하겠다고 했다.”고 말하며 이어 사담으로 우리나라 영화와 문화에 대한 쓴 소리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권오중은 최종원의 배우출신 감독이라 편하다는 말에 대해 “나는 그 점이 부담스러운 면으로 작용한다. 내가 실수를 하면 감독님이 와서 연기를 지도해 주는데 그때 스스로 창피하기도 하고 자극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배우들이 연기하기 전에 주문은 알아듣기 쉽게 해주는 것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특별히 기자간담회는 없었으나 중간 중간 시간이 날 때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찾아와 가진 대화의 시간이 장장 4시간이 넘어 오히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알찬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 방은진 감독은 저녁 식사 후에 잠시 취재진을 찾아왔는데 이 자리에서 “오로라 공주는 여자가 톱으로 가는 영화다. 엄정화씨가 잘해줘서 정말 좋다. 영화의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을 것인데 공개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나왔던 스릴러와는 전혀 다른 색다른 모습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다음촬영 때문에 자리를 옮겼다.

뒤를 이어 문성근이 찾아왔는데 오래간만에 영화계로 복귀한 문성근의 심정과 생각들을 연이어 질문했다. 이에 그는 “영화는 일부러 안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고 싶다고 하는 것만은 아니다. 서로 맞물려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방은진 감독이 출연제의를 해 시나리오를 읽고 다른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나는 영화를 할 때 캐릭터가 얼마만큼 하고 싶은 매력이 있는가를 보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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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촬영현장공개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서울에 도착하니 새벽 3시가 넘었으니 설명이 필요 없으리라. 이렇게 기다림이 길었으나 여느 촬영현장 공개 보다 알찬 취재였다. 최종원은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기사화되기는 어렵지만 기자에게 가슴 뜨끔한 이야기부터 평소 생각해 왔으나 이야기하지 못했던 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와 문화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좋은 시간을 제공해 주었으며 문성근 역시 스크린 쿼터제도와 더불어 문화 다양성, 문화의 전파에 대해 열변을 쏟아내었다. 특히 문화의 전파에 대해서는 “얼마 전 <거북이도 난다>라는 영화를 보면서 영화가 문화를 알리는데 때에 따라선 무기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무기라는 의미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우리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큰 도구가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여기 모인 취재진 여러분들이 큰 힘을 싫어주고 여론 조성을 해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하며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 장면으로 장현성을 공격한 뒤 엄정화는 떠나고 뒤늦게 도착한 경찰들이 허탈해 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뭐 배우들이야 노련한 모습에 원활한 진행이 이어졌으나 눈길을 끄는 것은 특공대 복장을 입은 경찰 엑스트라들로 흡사 경찰 특공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완벽하게 묘사된 경찰 특공대의 연기는 숨은 재미로 나중에 영화가 완성됐을 때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날 취재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준 기분 좋은 취재였다. 좋은 이야기들을 들은 것도 그렇지만 파주 세트장 주변에는 아주 멋진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있다.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촬영을 기다리면서 한창 여기저기 공사 중이던 세트장 주변에는 세트장을 가로지르는 냇가를 중심으로 조명이 하나둘씩 들어오더니 멋진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무료함도 잊을 겸 친한 기자 한명과 함께 산책에 나섰다. 정말 천상의 길이 이런 길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비록 곧바로 촬영이 시작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지만 정말 이것 하나만으로 새벽까지 진행된 취재가 즐거울 수 있었다.

이번 취재는 많은 것을 전해 줄 만큼 알찬 취재라고는 할 수 없다. 영화의 내용이나 성격에 대해서는 비밀이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 있고 진지한 방은진 감독의 연출스타일은 취재진이 있다고 해서 대충 넘어가질 않았다. 하지만 영화의 비밀스런 모습은 이미 소문이 무성할 정도로 인정받았던 시나리오이기에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방은진 감독의 연출은 스스로 어려운 길을 택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감과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엄정화의 색다른 변신이 기대되는 방은진 감독의 입봉작 <오로라 공주>는 10월 말 쯤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취재: 최동규 기자

8 )
mckkw
저기서 게임하면 진짜 재밌겠다   
2009-08-19 00:17
qsay11tem
오 평범한 영화에요   
2007-11-25 15:02
js7keien
가해자들을 어쩜 그리 잘 찾아내? 빙의라도 한 거야?   
2006-10-09 00:32
jdh201
흐음 제목이 좀 ㅋㅋㅋ 어쨌든 기대해 보겠습니다   
2005-07-07 16:13
liberal79
한국 여배우 중에 카리스마를 가진 거의 유일한 배우 방은진! 그녀가 만든 영화가 궁금합니다   
2005-07-07 01:33
jillzzang
방은진씨는 진실로 영화를 사랑하는 분이군요!!
이런 분이야 말로 한국영화계의 큰 거들목이 된다는!!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저도 박수를~   
2005-07-06 23:42
philip1681
연출부 스태프로 밑바닥부터 5년간을 일해왔다니~~ 그의 영화를 위한 열정에 박수를 보낼따름입니다~~   
2005-07-06 15:45
spyeve
와우.. 오싹하네요. - _-   
2005-07-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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