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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송송 계란탁
눈물도 나고, 진심도 느껴지는데, 어쨌거나 상투적인걸! | 2005년 2월 18일 금요일 | 심수진 기자 이메일

정말 부자간, 혹은 모녀간에는 자는 모습도 닮았을까? 영화를 떠나, 몹시 궁금하다...
정말 부자간, 혹은 모녀간에는 자는 모습도 닮았을까? 영화를 떠나, 몹시 궁금하다...
<집으로...>의 대대적인 흥행 성공은 한국영화시장에 알게모르게 작은 돌파구 하나를 뚫어놓은듯하다. “치킨달랬더니 누가 물에 빠뜨리랬어!” 징징거리며, 고령의 할머니가 애써 만든 백숙을 내동댕이쳤던 밉살맞은 일곱 살 외손주와 그 마음넓이 바다같은 일흔 일곱 살 할머니가 보여준 드라마틱한 ‘情’은 보는 관객들, 저마다의 경험을 환기시키며 눈물샘을 몹시 자극했었다.

그뒤 그 통통한 볼따구 한번 꼬집어보고 싶은 귀여운 아역들을 전면에, 혹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비중으로 내세운 영화 <아홉살 인생>, <선생 김봉두>, <여선생 VS 여제자> 등이 속속 이어졌다.

이에 <파송송 계란탁> 역시, ‘임창정’이라는 원톱 배우 외에 ‘이인성’이라는 신선한 아역 배우를 관객들에게 소구하는 영화다. 개성강한 마스크를 지닌 이인성은 아이다운 순진무구함과 나이를 훌쩍 넘는 성숙함을 가진 아홉 살 꼬마 ‘인권’을 맡아 그 감정선에 관객들을 웃게도, 울게도 하는 쉽지않은 연기를 소화했다.

섹스는 즐기되, 결혼은 짜증나는 26살 총각‘대규(임창정)’는 본인 말대로, 지 한몸 건사하기도 빠듯한, 평범한, 혹은 삼류에 가까운 인물이다. 가수의 꿈을 품고, 서울로 올라왔지만 대부분의 청춘들이 그렇듯, 자신의 꿈과는 한참 먼 영역에서 오늘도 버둥거리는 중이다. 공기 텁텁한 지하에서 짝퉁 음반을 만들며 별다른 희망도 없이 툴툴거리며 살아가는 대규의 모습에선, 우울한 청춘영화를 보듯, 은근한 비애감이 생성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막 대하는 모양새를 보면, 주저없이 ‘싸가지’로 부르고픈 그에게 어느날 아들‘인권’이 나타난다. 캐릭터가 가진 생각이나 성격이 이미 도입부를 통해 드러났기에 대규에게 있어 인권은 장르적인 재미로 작용한다. ‘이제 죽었군! 대규란 놈!’이란 생각과 함께 앞으로 그들이 풀어갈 아옹다옹이 기대되는 것.

‘국토종단’만 해주면 떠나겠다는 인권의 당돌한 제안에 ‘며칠이나 가겠어’ 콧방귀를 뀌듯 대규가 따라나서면서, 이 영화는 로드무비 장르를 띠기 시작한다. 두 사람 사이도 따뜻하게 변화시켜야 하고, 죽어가는 인권의 병도 밝혀야 하는 등 길위에서 제법 할 일이 많은 이 영화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보듯, 느릿한 템포로 일련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배치시켜 나간다.

하지만 관객들의 감정을 억지로 유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부자간의 정을 보여주려는 의도인 듯, 비슷하게 반복되는 국토종단 장면은 이렇다할 아름다운 풍광이나 비유적인 의미도 획득하지 못한채, 어느 순간 지루함을 유발한다. 임창정이 출연했기에 코믹코드가 강하지 않을까 예상됐던 이런저런 에피소드들도, 어정쩡한 웃음과 어정쩡한 뭉클함 사이에서 뚜렷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인권의 병이 밝혀지면서, 급격하게 변해가는 대규의 모습을 어느 정도 설득력있게 보여줬던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깔끔한 맛을 잃은 채 늘어지기 시작한다. 아픈 인권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언론의 얄팍한 플레이를 비꼬는 등 따끔한 할 말도 새겨놓고, 눈가에 그렁그렁 맺힌 눈물로, 펑펑 쏟는 눈물 연기보다 울컥하게 만드는 임창정의 연기는 속셈이 뻔히 보이는 최루성을 어느 정도 견제하려는 감독의 진심이 느껴지면서도, 이상하게 많은 울림을 주진 못한다.

캐릭터가 가진 성격이나 인물들의 관계를 통통 튀는 제목으로 함축한 재치나,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라면’이라는 소재를 재미나게 활용하는 등 눈여겨볼만한 장점들이 발견되는 <파송송 계란탁>(싱거운 얘기지만, 정말 ‘파송송 계란탁’ 넣은 라면이 먹고 싶어지도록!) 그러나 이 영화는 어쨌거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개인적으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죽음’이라는 신파적인 소재를 선택하면서(인권 엄마 죽음까지 곁들여져, 신파의 하모니를 이룬다!), 어쩔 수 없는 상투성을 낳고 말았다. 아쉽게도 말이다.

6 )
ejin4rang
별로였다   
2008-10-15 14:17
callyoungsin
상투적인 영화였어요   
2008-05-16 11:25
qsay11tem
별로인 영화에여   
2007-11-23 13:10
kgbagency
상투적이어도 영화는 괘찮았어요^^   
2007-05-24 21:07
lyk1414
오오 어떻게 넘 귀여워 이인성 ㅋ   
2007-05-12 01:34
theone777
낭만 고양이 노래 부를 때가 가장 멋졌음 ㅋㅋ   
2007-03-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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