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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사
‘화장실’ 공포시리즈를 단숨에 정리한다. | 2004년 7월 30일 금요일 | 협객 이메일

공갈탄이 아닌 공포탄을 쏴주리!
공갈탄이 아닌 공포탄을 쏴주리!
인적이 끊긴 외진 곳으로 도시에서 서로 안면도 없는 사람들이 초대되어 죽음의 생존게임을 벌이는 소재의 공포영화는 의외로 많다.

<인형사>도 열린 듯, 닫힌 인형박물관에서 일어나는 괴이한 사건으로 인해 초대된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나간다는 내용이다. 특이한 것은 원혼(한 맺힌 여자귀신 등등), 살인마가 출연하지 않고 대신 고가!라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구체관절인형이 등장한다. 영화 카피가 “아름다운 공포”인만큼 인형들이 발산하는 고혹적인 분위기는 ‘공포’와 썩 잘 어울린다. <비천무>의 각본을 맡았던 정용기 감독의 데뷔작인 <인형사>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매혹의 공포를 선사함으로써 엉성한 세트!의 단점을 커버한다.

어찌됐든 ‘귀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공포영화의 지긋지긋한 관습을 위반하는 일이다.

하지만 인형의 영혼인 ‘생령’이 그 자리를 대신해 ‘원혼’과 별반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아 관객에게는 애매모호한 공포의 존재로 느껴져 인형을 내세운 영화의 기둥은 건실해 보이지 않는다.

구체관절인형의 모델이 되기 위해 초대된 사진작가, 여고생, 조각가, 인형매니아 그리고 초대되지 않은 한 남자.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다섯 명이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의 인형사건과 무슨 관계인지 갑자기 밝혀지는데 그 이음새가 엉성하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상투적일지는 몰라도 힘이 있어 끝까지 시선을 잡아끈다.(짧은 런닝타임이 한몫 한 듯)

주인에게 사랑 받았지만 버림받은 인형. 그 인형이 ‘생령’이 되어 다시 찾아온다는 설정은 인간의 이기심과 고독에 대해 곱씹어 보게 만든다.
누구나 한번쯤 어린 시절 자신이 아끼던 물건이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살아 움직인다고 상상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도 마론인형, 사진 속의 동물들이 내 눈을 피해 내 주위를 ‘살아서’ 맴돈다고 생각했다. 유년시절의 이 기억은 순수한 어린아이의 ‘공상’으로 마냥 치부하기에는 애절한 느낌이 가득한 추억이다.

언제나 바쁜 가족들을 대신해 내 곁을 지켜주던 것은 그들이었기에 ‘죽음’ 즉, 살아있지 않다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살아있지만 온기는 전해지지 않았던 가족보다 냉기를 머금고 변하지 않는 표정으로 일관했던 그들이 많은 시간 곁에 있었으므로 그 자체로 살아있는 존재와 다르지 않다.

진짜 인형 같은 임은경
진짜 인형 같은 임은경
<인형사>는 우리가 모호하게나마 그들에게 가지고 있던 감정을 모티브로 취해 영화적으로 체현한다. 아이들이 인형을 살아있는 대상(친구, 아이, 가족)으로 여기다가 그것에 실증 나서 버리면 다시 그들의 존재는 애초의 무생물(사물)의 의미로 돌아온다. 반대로 인형은 사랑 받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 애정이 단순히 ‘소비’되는 상품성 안에서 가치를 인정받기에 주인에 대한 ‘집착’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주인과 인형의 모순된 애정관계는 인간의 ‘결핍’이 초래한 이기심이 원인이 되어 발생된다. 때문에 해미(김유미)가 인형을 불태우면서 했던 ‘인형의 착각’에 대한 마지막 말은 매정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인형이 의미 있을 때는 우리의 존재가 불확실할 때뿐이다. (애정의) 결핍은 인간을 모순된 행동을 유발하는 존재로 만들기도 하지만 좀 더 명확하게 자신의 존재여부를 증명해주는 대상이 나타나면 변심할 수 있다는 ‘합리성’을 주기도 한다. <인형사>는 이런 인간의 합리성을 제시함으로써 그 이면에 있는 이기적인 애정의 ‘편리성’을 강조한다. 잔혹한 것은 생령이 되어 돌아온 인형이 아니라 공포 앞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합리적인 편리성이다.

인형은 외로움을 같이 공유해주는 존재지 ‘소비’되는 물건이 아니다. 달리 말해 사랑도 소비하는 우리가 인형보다 더 인형 같은 존재로 현재를 부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사랑 받기 위해.................

TIP)
미나 역을 소화 한 임은경의 외모는 살아있는 인형을 실제로 보는 착각을 준다.
배우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임은경은 자신의 이미지를 충분히 활용한 듯 보인다.
또한 변기로 제작된 구체관절인형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이미지는 지금까지 본적 없는 매혹의 공포를 선사한다. 구질구질한 화장실 공포시리즈를 이 장면에서 한번에 정리하니 유심히 보시길... 사실 ‘앤틱 고딕 호러’를 주장하는 <인형사>에 가장 부합하는 장면이다.

8 )
gaeddorai
임은경 불쌍해   
2009-03-23 00:11
nomanners
잘 되었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고
안 되었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와 할 배우가
임은경 아닐까?
나만의 착각일까?   
2008-10-24 02:41
nomanners
 
 <인형사>가 개봉을 앞두고 있을 무렵 임은경은 말했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내 얘기구나 싶었다. 난 인형이었다. CF에서 영화에서 만들어진 인형이잖아. 신비한 이미지의 인형, 아닌가? 그렇다면 인형은 버림받을 수도 있는 거지. 사실 임은경이란 아이는 참 평범하거든. 그래서 버림받았을 때 어쩔 줄 몰라 한다. 사랑받을 땐 기뻐한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때 그랬다. 정말 무서웠다. 그래서 한참 혼자서 끙끙댔다. 지금도 가끔 힘들다.”----- 엘르 코리아 2008. 5.에서
 
  
    
2008-10-24 02:30
ejin4rang
무서웠죠   
2008-10-15 14:58
callyoungsin
공포스럽기도 하지만 여자주인공들이 너무 이뻐서ㅎㅎ   
2008-05-16 14:54
qsay11tem
굉장한 호러네요   
2007-11-23 14:12
ldk209
굉장히 소름끼치는 공포물이 나올 수도 있었는데.. 왜 이리 흐지부지 돼버리는 건지...   
2007-01-15 10:19
khjhero
아직 보진 못했는데...   
2005-02-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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