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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농성을 가늠하게 하는 10일 (오락성 6 작품성 6)
휴가 |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이란희
배우: 이봉하, 신운섭, 김아석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81분
개봉: 10월 21일

간단평
5년간 길거리 천막에서 먹고 자며 해고무효를 주장한 ‘재복’(이봉하)은 결국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안고 동지들과 헤어져 열흘간의 휴식을 취하기로 한 그는 집으로 향하지만, 오랫동안 보호자 없이 생활해온 두 딸로부터 냉담한 대접만 당한다. 큰딸의 대학 등록금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며칠 동안만 일하기로 한 가구 공장에서 산재 사고를 입은 젊은 청년을 만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 하지만, 청년의 초라한 현실을 알고는 이내 마음을 접는다.

‘재복’이 보내는 ‘휴가’의 기간 동안 농성이나 투쟁 장면은 전혀 나오지 않지만, 영화는 두 딸 그리고 가구 공장 청년과 주고받는 대화나 무언의 상황으로 관객이 ‘재복’의 지난 시간을 정확히 상상할 수 있도록 이끈다. 오랜 투쟁에 지친 주인공과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 안에서 몇 가지의 상황이 벌어지는데 노골적인 대사나 자극적인 상황 설정은 배제하고 그저 묵묵히 자기 선택을 이어가는 주인공을 비추는 방식을 택한다. ‘재복’의 삶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결국 사는 방식에 정답은 없다는 걸 심정적으로 동의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휴가>는 ‘책임지는 삶’에 관심을 둔 관객 사이에 이야기거리를 많이 만들어낼 만한 작품이다. 이란희 감독이 연출하고 극 중 가구 공장에서 일하는 친구 역으로 출연한 신운섭이 프로듀서를 맡았다.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불장군상, 독립스타상 2관왕에 올랐다.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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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거리에서 흔히 보는 노동조합 투쟁과 1인 시위, 아마 집에 돌아가면 누군가는 이런 모습일까? 스쳐 지나간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회 마주할지도
-거대 조직과 싸워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좌절감과 무력감을 투쟁이나 농성 장면 하나 없이 일상 안에서 보여주는 작품, 직설 대신 은근한 화법 선호한다면
-엄마도 없이 그렇게 오래 집 비워두면 두 딸은 누가 돌보나? 대의와 정의보다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이 더 중요한 입장이라면 공감 어려울지도
-분명한 갈등과 확실한 해소, 다소 과장됐더라도 그게 극영화를 보는 재미라고 여긴다면 너무 잔잔하고 답답하게 느껴질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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