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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전’을 이해하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오락성 7 작품성 7)
테넷 | 2020년 8월 27일 목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배우: 존 데이비드 워싱턴
장르: 액션, SF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50분
개봉: 8월 26일

간단평
개념을 이해하려 애쓰다가 영화를 즐기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 이야기다. 악인 ‘사토르’(케네스 브레너)는 시간의 흐름을 뒤집는 미래기술 ‘인버전’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들고, 그가 벌이는 악행을 막기 위해 무명의 작전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와 동료 ‘닐’(로버트 패틴슨)이 힘을 합친다. ‘사토르’에게 분노를 품은 아내 ‘캣’(엘리자베스 데비키)도 대열에 합류한다.

볼거리는 분명하다. 주인공의 액션, 바람과 파도 등 모든 움직임이 역행하는 시각적 생경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CG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선호에 부응하는 비행기 충돌 신 등 규모 있는 장면의 향연이다. 제대로 흐르는 시간과 거꾸로 흐르는 시간이 맞물리거나 반복되는 등 예상치 못한 시각적 전개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측면도 있다.

한계도 분명하다. 일반적인 시공간 개념을 뛰어넘는 동안 앞뒤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전개는 물음표로 남는다. 물리학 근간의 기초 지식이나 흥미가 없는 관객이라면 그 의문이 말미까지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듯싶다. 영화는 ‘그냥 느끼라’는 대사로 관객을 독려한다. ‘인버전’, ‘엔트로피’ 등 일부 단어를 제외하면 전문 용어 사용도 최소화했다. 논리가 아닌 본능으로 관람하라는 유도다. 다만 내용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관객의 본능적인 욕망과 지적 호기심의 덕을 본 <인터스텔라>를 떠올려 보면 <테넷>의 아쉬움은 명백하다. 영화가 다루는 사건의 규모와 무게감에 비해 악인 ‘사토르’의 역할이 납작하게 구현된 점도 작품의 균형감을 해치는 감이 있다.

작전이 마무리되고 사건의 전말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결말에서 관객은 짙은 여운을 느끼기를 기대하지만, 중간중간 놓쳐버린 이해의 지점 때문에 인물의 감정에 차곡차곡 이입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얻어내기 쉽지 않은 감상이다. 비슷한 한계를 넘어서 관객의 지극한 인간애를 자극한 <덩케르크>와 비견되는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단, 누군가의 평가가 어떻든 결과물을 직접 확인해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품게 만드는 게 <테넷>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이 지닌 힘일 것이다. ‘인버전’을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는 결과물이다.

2020년 8월 27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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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내가 다 봤다! <테넷>도 절대 놓칠 수 없을 듯
-미래가 과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간 역행, ‘인버전’과 관련된 영화적 묘사와 전개 무척 기대된다면
-‘인버전’, ‘엔트로피’ 물리학에 기반한 시공간 초월 개념에 관심도 흥미도 없는 편이라면 작품을 즐기기가 쉽지만은 않을 수도
-액션이든 SF든, 현실적이든 비현실적이든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나름의 설득력을 선호하는 편이라면, 퍼즐의 빈 공간에서 허우적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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