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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병사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웅장하고 섬세한 영상 (오락성 7 작품성 8)
1917 | 2020년 2월 21일 금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샘 멘데스
배우:조지 맥케이, 딘-찰스 채프먼,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크 스트롱
장르: 드라마, 전쟁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9분
개봉: 2월 19일

간단평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을 상대로 한 일보 전진과 후퇴가 거듭되는 전투로 피로가 누적된 영국군은 과감한 작전을 감행하기로 한다. 독일군 토벌 작전으로 전선에 쐐기를 박으려는 것. 하지만 하루 전 적의 계략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통신 시설이 파괴된 상황에서 함정이라는 사실을 알릴 방법은 하나뿐이다. 전쟁 한복판을 가로질러 직접 명령을 전달해야 한다. 그것도 단 하루 안에 완수해야 한다.

샘 멘더스 감독은 19세에 1차대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의 경험담을 토대로 전쟁터 한복판을 건너는 두 병사의 동선을 따라가며 1인칭 전쟁극을 완성한다. 좁은 참호 속에 몸을 숨기고, 철조망을 넘고, 짐승의 사체와 전우의 시체 등 혐오스러운 현장을 밟으며 전진하는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와 ‘스코필드’(조지 맥케이). 초반에는 흡사 퀘스트를 수행하는 게임 속 캐릭터 같은 인상이다. 그들이 맞닥뜨리는 시련의 강도와 깊이가 점차 심화되면서 영화는 좀 더 깊숙이 전쟁이 지닌 참혹한 얼굴을 드러낸다. 동료를 구하려는 절박함을 동력 삼아 전진하는 병사의 발걸음을 카메라는 면밀하게 쫓아간다.

대규모 전투신을 필두로 애국주의와 동료애를 버무려 감동 드라마를 추구했던 통상의 전쟁물과 달리 <1917>은 단순한 스토리와 간결한 대사로 오롯이 인물의 여정에 집중한다. 웅장한 음악과 영상에 감탄하면서 극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숭고함이라는 감정을 접하게 된다. 마치 극 중 병사가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영상은 ‘원 컨티뉴어스 숏’을 도입해 촬영했다. 한 번에 촬영하는 ‘원 테이크’와 달리 장면을 나누어 찍은 후 이를 이어 붙여 한 장면으로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로 15번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끝에 마침내 촬영상 트로피를 거머쥔 촬영 감독 로저 디킨스의 솜씨다.


2020년 2월 21일 금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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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상 등 <기생충>과 끝까지 경합했던 그 영화! <아메리칸 뷰티>, <007 스카이폴> 등 샘 멘더스 표 전쟁 영화는 과연? 궁금하다면
-인물과 감정과 관계가 얽히고설키는 것보다 단순 명료한 서사를 선호한다면, 게다가 구구절절 설명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좋아한다면 금상첨화
-무릇 전쟁물이라 하면 애국심 고취와 끈끈한 전우애로 중무장하는 것이 기본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이라면 꽤 건조하다고 느낄 수도
-큰 스크린에서 압도적인 영상을 보는 것은 강추나 너무 앞자리는 피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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