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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만드는 ‘좋은’ 폭력, 폭력 만드는 ‘나쁜’ 1등 (오락성 6 작품성 7)
4등 | 2016년 4월 7일 목요일 | 이지혜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지혜 기자]
감독: 정지우
배우: 박해준, 이항나, 유재상, 최무성
장르: 드라마, 성장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16분
개봉: 4월 13일

시놉시스

만년 4등인 준호(유재상). 그러나 그는 행복하다. 비록 4등이지만 수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엄마(이항나)는 다르다. 준호를 1등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아이가 상처받아도 괜찮아요. 1등만 할 수 있다면”이라 말하는 그녀는 결국 16년 전 아시아 수영 신기록을 세운 광수 코치(박해준)에게 아이를 지도해줄 것을 요청한다. 광수 코치의 가르침은 혹독하다. 준호를 때려가며 가르친다. 엄마는 피멍이 든 준호를 외면한다. 결국 준호는 수영대회에서 3등으로 입상한다. 그리고 며칠 후, 준호는 엄마에게 폭탄선언을 한다. “엄마, 나 이제 수영 그만 할래!”

간단평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 말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요약한다. 대한민국은 1등만 기억한다. 3등까지 기억할 인내심이 없다. 특히 스포츠가 그렇다. 이는 대한민국의 스포츠가 한국 사회의 체제 우수성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즉 스포츠는, 한국이 선진국과 대등히 겨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전 국민적 자존심으로 치환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인권은 묵살됐다. 때려서라도 1등을 만들 수 있다면 그건 ‘좋은 폭력’이었다. 사랑해서 때린다는 형용모순은 1등 지상주의가 공고해짐에 따라 대물림됐다. 준호는 대물림된 좋은 폭력에 의구심을 던진 소년이다. 수영에 재능이 있는 준호지만, 4등이란 이유로 수영에 대한 소년의 사랑은 묵살된다. 코치는 준호를 때려가며 가르치고 엄마는 코치의 폭력을 외면한다. 그나마 아버지가 준호에게 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심어주지만 이 역시 답이 될 수는 없다. 아버지 역시 운동선수들의 폭력을 외면했으며 그의 방식이 준호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난 준호가 맞는 것보다 4등하는 게 더 무서워”라는 준호 엄마의 발언이 생존경쟁 속 도태에 대한 두려움으로 들리는 이유다. 영화는 이렇듯 나쁜 1등과 좋은 폭력의 대물림,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인권의 관계를 보여준다. 레인이 제거된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준호의 시퀀스는 정지우 감독 작품 중 으뜸가는 영상미를 자랑하며 인권의 가치를 상기시킨다. <해피엔드> <은교> 등을 연출한 정지우 감독다운 연출력이다. 국가인권위가 제안해 만든 저예산 영화임에도 여느 상업영화 못지않은 재미와 묵직함을 담고 있다. 정지우 감독이 “가장 말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그린 <4등>은,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4등과 1등의 의미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2016년 4월 7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뻔하지 않은, 오글거리지 않는 인권 영화 기대한다면.
-또랑또랑한 아역 배우 유재상과 잘생긴 신예 배우 정가람, 필견!
-정지우 감독 특유의 파격적인 소재를 기대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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