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웃기다 울리는 익숙한 패턴 (오락성 6 작품성 6)
박수건달 | 2013년 1월 9일 수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손금이 바뀌면 운명도 바뀔까? <박수건달>은 그렇다고 말하는 영화다. 건달 광호(박신양)는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라이벌 태주(김정태)의 칼을 맞고 손금이 바뀌게 된다. 바뀐 건 손금뿐이 아니다. 그의 인생도 그 날 이후 뒤집힌다. 우연히 찾아간 점집에서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광호.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무시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다. 죽은 귀신들이 보이더니, 급기야 타인의 운명이 술술 읽히기 시작한다. 결국 광호는 건달과 무당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간다.

2001년은 조폭코미디의 전성기였다. 그해 <신라의 달밤> <달마야 놀자>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가 흥행에 성공하며 조폭코미디는 스크린에서 만개했다. 이들 영화중 <조폭마누라>를 연출한 조진규 감독과 <달마야 놀자> 시나리오를 집필한 박규태 감독가 만나 내 놓은 작품이 바로 <박수건달>이다. 그래서일까. 굳이 복채를 지불하지 않고도 <박수건달>이 구사하는 코미디 전략이 술술 읽힌다. 영화는 ‘절로 갔던 조폭’(<달마야 놀자>)을 ‘점집’으로 보낸 후, 무당과 건달의 이중생활(마누라와 조폭을 오갔던 <조폭마누라>)을 통해 웃음을 노린다. 전도된 상황 속에서 튀어나오는 웃음이 나쁘지 않다. 웃음을 주조하는 배우가 젠틀한 이미지의 박신양이라는 사실이 이러한 상황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무식개그나 화장실 유머를 적게 쓴 덕분에 코미디의 품격도 크게 훼손되지 않은 모양이다.

기존 조폭영화 DNA를 받은 혐의는 짙지만, <박수건달>의 골인지점은 전형적인 조폭코미디에서는 벗어나 있다. 손금이 바뀐 광호에게 유령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박수건달>은 차태현 주연의 <헬로우 고스트>를 은연중에 불러들인다. 한 맺힌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부분이나, 후반 감동을 내세워 반전을 노리는 점 등 여러 면에서 <헬로우 고스트>가 읽힌다. 차이라면 초반부 지루함을 후반에 만회한 <헬로우 고스트>와 달리, <박수건달>은 성공적으로 쌓아올린 초반부의 재미를 후반부 감동이 잡아먹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박수건달>의 한계는 조폭코미디의 그림자가 아니라, 한국 상업영화에 고질병처럼 자리 잡고 있는 ‘웃기다 울리려는’ 달갑지 않은 습관의 반복이다. 위기와 갈등을 가족코드를 앞세워 봉합하려는 태도 또한 안일하게 느껴진다. 그 과정에서 폭력이 미화되는 건, 너무나 많이 봐 온 풍경이다. 128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을 줄이고 웃음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수건달>은 철저히 박신양 중심으로 운용되는 영화다. 박신양은 코미디와 드라마를 능숙하게 오가며 관객을 자신의 편으로 만든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믿음은 주는 배우인 건 확실하다. 박신양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만큼, 주변 인물들이 소외된 인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박신양과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야 하는 김정태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못했고, 박신양의 오른팔로 등장하는 김성균의 쓰임 역시 효과적이지 못하다.(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조폭두목의 오른팔이었다. 두 영화를 비교하면 배우에게 있어 연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낄 수 있다.) 오히려 박신양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인물은 특별출연으로 등장한 조진웅이다. 특히 조진웅과 박신양의 취조실에서 뒤엉키는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오래두고 회자될 만하다. 자칫 민망스러울 뻔한 설정이 두 배우의 연기 덕분에 웃음으로 승화됐다.

2013년 1월 9일 수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전도된 상황 속에서 튀어나오는 웃음이 좋다
-박신영의 이런 모습, 나쁘지 않아
-웃기다 울리려는 전략은 이제 식상하지 않나
2 )
spitzbz
‘웃기다 울리려는’ 달갑지 않은 습관의 반복이.. 결국 한명이라도 더 보게하려는 관객층 넓히려는 의도이기때문에 어쩔수 없지않나 싶네요.. 그래도.. 근 몇달간 한국 외국 영화 통틀어 간만에 제대로 실컷 웃게만든 영화가 이 영화전에는 개봉영화중에서는 없었기에 단연 엄지손가락을 들고싶습니다. 그것도 한국적인 정서로.. 웃겨줬으니... 300만이상은 너끈할듯 싶네요 레미제 가 500만넘었다고 난리던데... 우리껏도 무당얘기로 500만 넘겨줍시다... 하는 바램.. ㅋㅋ   
2013-01-19 21:23
taehee3725
식상할 수도 있지만 일단 캐릭터 자체가 특이하다 보니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3-01-10 19:42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