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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스타일 (오락성 6 작품성 6)
점쟁이들 | 2012년 10월 6일 토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이라 했다. <점쟁이들>은 그렇게 홍보됐다. 그래서 <어벤져스>나 미드 <히어로즈> 같은 히어로물의 탄생을 상상했다. 그런데 아차, 감독이 신정원이다. <시실리 2km>에서 일반유머보다 2km 더 나아간 황당 개그를 선보이고, <차우>에서 괴수 장르의 무한탈선을 펼쳐보였던 그 신정원 말이다. 그러니 그의 전작을 봤던 관객이라면, <점쟁이들>의 정체가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다. 결과는 ‘역시나’다. <점쟁이들>은 코미디와 어드벤처, 액션,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뒤엉켜 난장을 이룬다. 살짝 나사 하나 풀린 것 같은 기묘한 분위기. 영락없는 신정원 스타일이다.

시실리(<시실리 2km>), 삼매리(<차우>)에 이어 신정원 월드가 구축되는 공간은 울진리라는 시골 마을이다. 실제 지도에는 없는, 토착적 지방색을 지닌 그런 가상의 공간 말이다. 전대미문의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이 공간에 전국의 내로라하는 능력을 가진 점쟁이들이 모인다. 이 중엔 신문기자 찬영(강예원)도 있다. 점쟁이들이 울진리에 모인 목적은 노한 영혼들을 달래는 천도재를 지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마을의 악귀를 쫓아내주고자 귀한 발걸음을 한 점쟁이들을, 마을 사람들은 불청객 보듯 적대시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도재 뒤에 검은 돈거래가 있었음이 발각되면서 대부분의 점쟁이들은 자신 퇴사를 결정한다. 이제 마을에 남은 점쟁이는 다섯 명. 귀신 쫓는 대한민국 최고의 점쟁이 박선생(김수로), ‘점도 과학입니다’를 외치는 석현(이제훈), 귀신 보는 능력을 가진 심인 스님(곽도원), 과거를 보는 미녀 점쟁이 승희(김윤혜), 미래를 보는 꼬마 점쟁이 월광(양경모)이 그들이다. 이들은 신문기자 찬영과 함께 마을의 은밀한 비밀에 다가선다.

감독은 많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인정받은 감독이 드물 뿐이다. 신정원의 영화가 작품성과는 별개로 대우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영화엔 엉뚱한 엇박자 유머, 만화적 상상력, NG를 의심케 하는 애드리브, B급 정서 등으로 불리는 신정원표 스타일들이 있다. 개연성 떨어지는 스토리상의 약점은 이러한 스타일을 향유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일종의 세금이다. <점쟁이들> 역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상상력을 동력으로, 밑도 끝도 없는 유머들을 선보인다. 대한민국 최고 퇴마사 박선생은 초코파이 하나를 위해 온몸개그를 불사하고, 악귀가 씌인 마을청년(김태훈)은 무섭기는커녕 허술한 매력을 풍긴다. 찬영을 제거하러 온 킬러(이준혁)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뜬금없는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물론 전작이 그랬듯, 이러한 유머는 관객 취향에 따라 최고 아니면 최악으로 나뉠 공산이 크다. 감독의 유머감각에 동의하는 관객들에겐 <점쟁이들>은 더없이 좋은 소동극이겠으나, 반대의 이들에겐 견디기 힘든 시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아쉬움이 있다면, <점쟁이들>이 대중의 시선을 많은 부분 의식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신정원 특유의 탈관습적이고 저돌적이며 파격적인 면모가 전보다 약해진 기운이랄까. 신정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특징들이 견고해졌다기보다는 ‘전작대비’ 평범해진 느낌이다.(물론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다.) 신정원의 마니아들이 그에게 기대하는 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질서의 향연이다. 그로 인해 일부에게 공격을 받기는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충무로에 이런 감독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점쟁이들> 이후의 신정원 감독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2012년 10월 6일 토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신정원 스타일! 신정원 마니아라면!
-초코파이 하나로 극강의 유머를 선보이는 김수로
-조금은 약해진 신정원 스타일
-이번에도 오호는 극명하게 갈리리라
6 )
expert819
시실리2km, 차우에서는 코믹과 공포가 상황에 맞게 적절했고,
캐릭터에 맞게 개성넘치고 연기잘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정말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점쟁이들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울듯 합니다.
일단 스토리는 소재만 빼고, 90%이상 시실리2km랑 동일해서 식상했고,
갈등의 구조는 미친소가 죽고부터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점점 산으로 가고,
코믹과 공포가 충돌하는 설정은 뜬금없이 다가왔고,
가끔 나오는 슬랩스틱코미디는 유치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외에 연기못하는 강예원,아역배우들은 눈쌀지푸리게 하더군요.
연기자잘하는 이재훈씨가 슬랩스틱에 묻힌게 아쉽더라구요.   
2012-10-07 23:29
spitzbz
신정원 감독님은 건방지게 감히 한마디로 정의하면 충무로의 팀버튼 이라 칭송드리고 싶어요..
아니면 충무로의 츠츠미 유키히코..
저랑 코드가 딱 맞아서는 아니지만.. 항상 충실하게 흥행노선으로 걷느라 웃기고 울리기에 정신없는 가족감동영화만 찍어대는 일반노선에서 벗어나는 그분의 세계를 존경합니다.   
2012-10-07 21:28
spitzbz
일드시리즈 TRICK 의 색채가 너무 뭍어나는 점은 있었지만.. 모르는이들이 더 많기에 크게 하자는 없었던것 같구요... ^^
역시나 기대했던 신정원 감독님만의 색채가 120% 묻어나 반갑고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또.. 다만, 한국에선 이런 센스를 소화할 대중이 극히 적다는 아쉬움이 또 마음을 아쉽게 했구요..
대부분 이게 모지?? 하고 극장을 나가는 현상... 물론 감독이 누군지 전작이 무언지 모르는 그냥 평범한 팝콘관객 이지만요... 다양성을 갖춘 좋은 영화가 흥행도 하고 작품성도 인정받는 시대가 오리라 기원합니다.   
2012-10-07 21:25
fuirswg609
시실리2km 재밌었는데.. 막 빵빵 터지게 웃긴건 아니지만, 비실비실 웃음이 새어나옴. 점쟁이들도 그럴듯...어차피 최고의 거장감독이 아닐바에야, 누가 만들어도 비슷한 영화보단 자기만 만들수 있는 영화가 훨씬 좋지않나.   
2012-10-07 17:01
slrkrkf
대중적인 영화는 아닌 듯 하네요 ㅠ   
2012-10-07 16:51
iwonkuy
호불호가 갈릴 영화. 유머코드와 스토리라인이 적절히 좀더 유쾌하게 어우러 졌다면 좋았을 것   
2012-10-0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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