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페이스가 오르락내리락 (오락성 6 작품성 6)
페이스 메이커 |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고등학교 때 다리 부상을 겪은 후, 줄곧 페이스 메이커(마라톤 등 스포츠에서 유망주의 최고 기록을 내기 위해 경기 흐름을 이끌어주는 선수)를 맡아 온 만호(김명민)는 마라톤이 아닌 치킨 배달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마라톤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한 성일(안성기)은 만호를 찾아가 페이스메이커를 부탁한다. 만호의 임무는 마라톤 유망주 윤기(최태준)를 금메달리스트로 만드는 것. 또 다시 남을 위해 뛰어야 하는 신세지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 때문에 선수촌에 입성한다. 그곳에서 만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유명 장대높이뛰기 선수 지원(고아라)을 만나고, 자신이 잊고 살았던 마라톤 완주의 꿈을 키운다.

여느 스포츠 영화처럼 <페이스 메이커>도 투혼을 발휘하는 주인공을 통해 휴머니즘을 전한다. 투혼을 돋보이기 위한 영화적 장치는 만호의 다리 부상이다. 그는 부상으로 인해 30km까지밖에 뛰지 못한다. 이 한계점을 뛰어넘는 동력은 바로 남을 위해 뛰어야만 했던 만호의 삶이다. 만호는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본 적이 없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그리고 마라톤 유망주의 금빛 메달을 위해 쉼 없이 달렸을 뿐이다. 영화는 만호의 숨겨진 삶의 애환을 보여주면서 그가 완주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그린다.

만호라는 인물이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건 김명민의 연기에 기인한다. 그는 마라토너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공치아를 입에 넣고 달리는 것을 비롯해, 진정 자신을 위해 완주하려는 만호의 의지를 잘 표현한다. 그리고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만호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몸소 보여준다. 여기에 고아라는 극중 만호가 좌절할 때마다 힘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잘 소화해 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한다. 안성기 또한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극의 균형을 잡아나가며, 이야기의 페이스 조절에 일조한다. 더불어 극중 만호의 친구로 나오는 조희봉의 코믹 연기가 배가 되면서 인물들의 매력이 촘촘히 쌓인다.

그러나 감동이 배가 되어야 할 런던 올림픽 장면에서 매력이 반감된다. 감동을 이끌기 충분했던 마라톤 장면은 몇몇 작위적인 설정들이 합쳐지면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 만호의 인생 역전 드라마의 쾌감을 저해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인물 보다 미리 감정을 고조시켜 감흥을 방해한다. 마라톤 장면에서 감동 드라마를 연출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너무 과하다. 배우들의 호연이 안타깝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김명민의 연기가 빛난다.
-고아라의 재발견. 에너지가 넘친다.
- 런던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미리 보는 재미.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작위적인 장면들.
-영화가 관객보다 먼저 울어버리면 어떻게 해.
-배우들의 호연을 살리지 못하는 연출력.
2 )
spitzbz
김명민이 아니었음 안봤겠죠.. 고아라 띄우기 설정이 너무 많아서 좀 눈에 거슬렸지만 미모는 아름다웠음을 인정합니다.   
2012-01-29 02:16
bumjjang
역시나 무슨영화던간에 김명민의 연기는 빛을 발하는군요~잘읽었습니다!   
2012-01-19 17:28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