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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는 왜 갔나 (오락성 6 작품성 5)
앨빈과 슈퍼밴드 3 |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 양현주 이메일

영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통통한 엉덩이를 흔드는 귀염둥이들, ‘앨빈과 슈퍼밴드’가 돌아왔다. <앨빈과 슈퍼밴드> 시리즈는 <아이스 에이지> <가필드>와 함께 21세기 폭스의 효자 시리즈물 중 하나다. 디즈니와 픽사, 그리고 치고 올라오는 드림웍스까지 영리한 이야기로 어린이와 성인 관객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추세다. 그 사이에서 <앨빈과 슈퍼밴드>는 가족용 애니메이션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이 영화는 숲 속에서 오순도순 살던 칩멍크 형제가 벌목으로 집을 잃고 인간남자의 집에서 살게 된 이야기, 혹은 어찌됐건 다람쥐들이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는 이야기다. 시리즈 첫 편은 동물이 말을 하는 아동 친화적 콘셉트에 가렸지만 돈에 눈 먼 아이돌 산업을 향한 날선 메타포가 의외였다.(카페인 커피를 복용시키고 과도한 투어를 감행하다 급기야 립싱크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음반제작자가 칩멍크 형제들을 부려먹는다) <앨빈과 슈퍼밴드 3> 또한 시리즈물의 전형을 그대로 밟는다. 1편이 가족용, 2편은 학교로 무대를 옮기고 하이틴무비로 노선을 갈아탔다면, 3편은 어드벤처물로 옷을 갈아입었다.

다람쥐 세 마리에, 다시 세 마리를 추가한 시리즈가 택한 생존방식은 서바이벌이다. 주먹만 한 털 복숭이 엉덩이를 흔드는 다람쥐는 여전히 귀엽다. 하지만 음악, 댄스로는 부족했는지 3편은 무인도에서 서바이벌을 시작한다. 생존게임이 각광받는 시대, 다람쥐들도 기꺼이 이 시류에 파도를 탄다. 그리고 어른 관객도 즐길만한 잔잔한 패러디가 추가된다. <로스트> 무인도를 배경으로 <아이스 에이지>의 도토리를 차용해 ‘마이 프레셔스'를 외치면서 <반지의 제왕>의 골룸을 손쉽게 소환하는 식이다. 그밖에도 <슈렉> <캐스트 어웨이> 등이 등장해 큰 웃음 없이 소소한 패러디의 향연을 전시한다.

시리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뮤지컬 영화 형식을 적극적으로 취한다는 것이다. 최근 디즈니조차 스스로 <마법에 걸린 사랑>을 통해 자사 영화들을 패러디했던 그 법칙, 외로워도 슬퍼도 배고파도 우직할 만큼 노래하고 춤춘다. 3편의 연출은 창대했던 시작에 비하면 끝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던 <슈렉 포에버>의 감독 마이크 미첼이 맡았다. <앨빈과 슈퍼밴드 3> 또한 <슈렉> 시리즈 피날레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가를 받겠다. 시리즈 마지막(으로 보이는) 편을 봉합하기 위해 활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도 말이다. 호화로운 크루즈 여행과 무인도 어드벤처물로 스케일을 올린 이번 편은 1편과 2편 중간 스코어에 만족해야겠다. 물론 나들이용 가족영화로는 손색이 없다. 폭력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크게 재미있지도 않으니까.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셔플댄스 추는 다람쥐들이 보고 싶다면
-가필드, 꼬마돼지 베이브... 말하는 동물에 유독 약한 당신이라면
-할리우드 대표 딸바보 조니 뎁에 대한 오마쥬는 중박
-웃어주기엔 한 없이 어설픈 패러디 지수
-<아이스 에이지>를 제외하곤 약해빠진 20세기폭스 애니메이션의 현주소
-나름 귀엽게 들렸던 헬륨 목소리도 3절은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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