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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눈빛만 기억에 남는다 (오락성 5 작품성 5)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 2011년 7월 9일 토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어릴 적 가정불화로 인해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는 소연(박민영). 펫숍 미용사인 그는 사람을 대하듯 동물들과 대화하면서 일한다. 그러던 어느날 ‘비단이’라는 고양이의 미용을 담당한 소연은 뜻밖의 사실을 접한다. 비단이를 집으로 데려간 주인이 돌연사 했다는 것. 친구의 옛 남자친구이자 지금은 경찰이 된 준석(김동욱)은 소연에게 잠시 비단이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얼떨결에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소연은 의문의 단발머리 소녀(김예론)를 보게 되고, 점점 공포감에 시달린다. 한편 유기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를 입양 받은 소연의 친구 보희(신다은)가 의문사를 당하고, 펫 숍 주인(이한위)까지 죽음에 이른다. 소연은 죽은 이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고양이와 함께 있었다는 공통점을 알게 되고, 죽음의 원인을 찾아 나선다.

귀신을 보는 동물로 알려진 고양이는 그동안 호러 영화에 자주 등장했다. <고양이 :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이하 <고양이>)는 제목처럼 고양이를 소재로 공포감을 전한다. 영화에서 고양이가 공포의 존재가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동물학대. 동물을 장난감처럼 여기며, 온갖 폭력을 자행하는 인간들은 고양이의 표적이 된다. 동물인권영화 <미안해, 고마워>의 공포버전이라 부를 수 있는 영화는 인간들의 폭력에 노출된 유기동물들의 무서운 현실을 반영한다.

인간을 향한 고양이의 복수는 단발머리 소녀 원혼의 한 맺힌 이야기와 병합된다. 하지만 소녀의 원혼을 등장시켜 공포감을 더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빗나간다. 아시아 호러영화의 단골손님인 소녀의 원혼은 너무나 익숙하다. 소녀의 이미지만 놓고 봤을 때 곧바로 떠오르는 건 나카다 히데오 감독의 <검은 물 밑에서>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 잔상이 짙어간다. 더불어 소녀가 고양이와 함께 사람들을 죽이는 이유가 불분명하다. 소녀의 원한을 맺히게 한건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이지만 설명이 부족한 탓인지 직접적인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빈틈들이 결과적으로 흡입력을 떨어뜨린다.

공포를 주는 방식도 너무 단발적이다. 고양이를 통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려 하지만, 그 힘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지 못한다. 지속적으로 공포감을 주지 못한 영화는 중반이후 두려움이 사라진다. 또한 고양이와 함께 등장하는 소녀가 과연 누구인지, 어떻게 해서 죽음을 맞이했는지에 대한 소연의 추리는 예상 가능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고양이를 소재로 공포감을 이끌려고 했던 영화의 매력마저 자취를 감춘다. 영화의 초반부 관객을 압도하는 고양이의 공포스러운 눈빛이 아까울 뿐이다.

2011년 7월 9일 토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지금 드라마 <시티헌터>의 ‘나나’에 흠뻑 빠진 분들은 극장으로 가겠지.
-고양이의 눈이 무섭다는 걸 다시 한 번 각인시켜주네.
-연기에 관해 언니와 쌍벽을 이룰 것 같은 김예론의 포스.
-다시 한 번 J호러 늪에 빠진다.
-긴장감 쏙 뺀 공포영화.
-박민영 혼자 동분서주 하지만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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