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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오늘 제대로 한판 벌린 '타짜'들 흥행성 75%
타짜 | 2006년 9월 21일 목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여자 인생 고스톱과 같다고. 고~ 외치다 피박! 쓰는 게 여자인생이란다.

이런 성차 폄하적인 구시대적 발언에 적잖이 분노를 느꼈지만
우리네 인생 화투판과 다를 게 없음을 나이 들어가면서 몸으로 터득해갔다.

허영만의 <타짜>는 꽃을 가지고 노는 놀이 중에서도 스피드와 스릴 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일명 ‘섯다’를 중심으로 한 남자의 욕망과 성장을 그린 대작만화다. 단순히 화투를 오락적인 측면에서 소화한 게 아니라 인생의 희로애락과 맞물려 담아낸 만화 <타짜>는 그래서 매력적인 영화 소재로 꽤 오랜 시간 동안 충무로를 돌아다녔다. <범죄의 재구성>으로 화려하게 충무로에 입성한 최동훈 감독이 차기작으로 이 만화를 영화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우리 모두 쌍수 들고 환영했다. 거기에 서비스로 최고의 캐스팅까지. 여하튼 <타짜>는 여러모로 흐뭇한 기대감을 안겨주는 한국영화계의 타짜임을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영화 <타짜>! 올 추석 가장 알토란같은 재미를 안겨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달리 말해, 대중성과 작품성이 고루게 결합돼 관람 후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패를 돌릴 때의 그 짜릿한 흥분을 영화는 빠른 편집과 복고풍의 음악으로 충분히 대신하고도 남는다. 나머지 부분은 <범죄의 재구성>에서의 촌철살인적인 어록을 능가하는 맛깔 나는 대사들이 빼곡히 채운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사기를 치는 과정은 화면분할형식으로 찰칵찰칵 지나간다. 매우 흥미롭게 묘사되는 범죄 과정은 인간(관객) 내면의 은밀한 욕망을 부채질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쓰인다.

만듦새에 있어서는 <범죄의 재구성>보다 탄탄하다. 원작에 손을 많이 댄 각색 또한 원작만화의 새로운 버전쯤으로 착각할 정도로 근사하다. 최동훈 감독은 ‘사기극’을 통해 캐릭터의 생명력과 역할 그리고 관계의 새로운 이면을 탐구하는 연구자형에 가깝다. <타짜>에서 고니(조승우)를 중심으로 네 명의 남녀주인공들이 관계를 맺고 판을 벌린다. 사건의 중심에는 고니가 있지만 욕망과 갈등을 야기하는 인물은 내레이션으로 이야기를 정리하는 정마담(김혜수)이다. 패가 돌아갈수록 진하게 우려져 나왔던 인생의 쓴맛과 단맛은 원작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서로를 이용하고 배신당하는 네 명의 주인공과 그들에게 이용당하는 노름쟁이 즉, 인물간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최동훈 감독이 원작에 손을 댄 지점은, 정확히 말해 사건을 엮어가는 중심을 눈보다 빠른 손이 아닌, 캐릭터를 구성하는 화법 부분이다. 허영만의 <타짜>가 화투짝에 인생사 굴곡을 채색해 나갔다면 최동훈의 <타짜>는 욕망이 투영되는 화투짝에 버금갈 만큼 인간관계에 농밀함을 더해간다. 특히, 아름다운 칼 정마담을 그 욕망의 중추에 위치시켜 평경장, 고광렬, 고니를 추락시킨 감독의 연출력은 <범죄의 재구성>에서 여성을 단순히 장신구로만 활용했던 거에 비해 예리하게 날이 서있다. 폭력과 사기, 이렇듯 범죄가 난무하는 노름판은 분명 남성성이 강조된 투박한 세계일 것이다. 감독은 화투패에 그걸 비쳐내기 위해 여성을 좀 더 능동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도박과 사기, 배신과 욕망 그리고 한 남자의 성장담, 이 모든 걸 <타짜>는 무척이나 끈적거리게 그러면서도 경쾌하게 밟아간다. 동시에 화투장에 얽혀 들어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에서 조차도 시대성을 잃지 않고 장르적 쾌감으로 승부하려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최동훈 감독의 사기극 탐방은 사람들의 다양한 뒷모습을 연구한데서 나온 역추적 보고서일 듯. 예를 들어 타짜는 게임의 신이 아니라 사기꾼의 또 다른 허울임을 그는 도박의 재구성으로 증명하고 있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상대방을 알고 싶다면, 일단 패부터 세 판만 돌려보라고...

지당한 말씀이다.
한 사람의 됨됨이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써 도박만한 게 없다.
살면서 우리네 인생들이 비풍초똥팔삼 순서대로 나가떨어지는 것 많이 봤을 게다.
어쩜 그리 돌고 도는 인생이 화투판과 꼭 닮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글_ 2006년 9월 21일 목요일 | 최경희 기자
흥행성
75 %
작품성
85 %

-영화를 보기 위해 한게임으로 예습하고 있었다면
-그 세계에서만 통하는 언어를 배우고 싶다면
-올 추석에 부모 형제 일가친척 돈을 싸그리 따먹을 계획이라면
-사행성 조장게임을 빙자한 무비스트 ‘영화이야기’게임을 한 번이라도 돌려봤다면
-한번이라도 사기도박을 당해봤다면(내가 저렇게 속았구나 하면서 맘 아플 듯!)
-어차피 애들은 못 본다. 18금!
-화투 용어에 일자무식이라면, 주인공들의 대화가 이해 안 갈듯
-혹시라도 기술(?)을 배우지 않을까 기대했다면
52 )
loop1434
화려한 출연진과 감독의 화려한 연출   
2006-11-29 13:47
emotisu
정말 배우들에 연기 볼만햇어여~
  
2006-11-15 09:52
appleljy
재밌긴 했으나...
리얼리티를 너무 살린 나머지 완젼 잔인했음ㅠㅠ   
2006-11-11 18:49
lkm8203
정말 재밋게봤어요ㅋㅋ   
2006-10-08 20:20
nampark
흥행성 75%의 근거는? 후후...이번 추석 무비스트 완전히 헛 짚었네..   
2006-10-08 15:13
gt0110
화투 용어 잘 몰라도 재미있기만 하다... 정말 끝나는 시간이 아쉬웠다는... ^^   
2006-10-08 04:13
bjmaximus
개인적으로 <범죄의 재구성>보다 훨 재밌게 봤는데 흥행성을 75% 주셨네요.좀 짜게 주셨다..ㅎㅎ 이번 추석의 최종 승자는 <타짜>가 될게 확실^^   
2006-10-07 15:59
izzim83
2편나왔으면 좋겠어요ㅋㅋ   
2006-10-0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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