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최초평가! 오래 묵은 숙변 한방에 해결!
짝패 | 2006년 5월 9일 화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제작 각본 연출 배우 등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1인 4역을 죄다 맡아 고군분투한 류승완 감독의 <짝패>가 드디어 뚜껑을 열었다. 해서 맞닥뜨렸다. 해서 또 리뷰에 앞서 결과부터 톡 깨놓고 얘기하자면...

당 영화 보는 이에게 일백프로 이상의 재미를 화끈하게 안겨 준다, 뭐 이렇게 간략 총평 내리는 바다. 오래 묵은 숙변이 한방에 해결될 정도로....

당대 한국영화의 액션에 최전선에 위치한 류승완과 정두홍이 연출자와 무술감독으로서뿐만 아니라 공동주연으로 그리고 그들이 거처하며 이끌고 있는 제작사 외유내강과 서울액션스쿨이 공동제작에 나섰다는 사실은 두 인물과 두 집단의 시스템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어떠한 식으로 동반상승을 일으키며 결과물을 이끌어낼지 여러 모로 흥미로움과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스타시스템을 끌어들이지 않고 액션을 설계하는 이들이 영화의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할리우드마저 매료시킨 대륙권! 그들만의 노하우이자 전매특허다. 이를 상기한다면 <짝패>는 오늘날 한국영화의 지형도에 있어 분명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와이어와 CG가 득세하는 시대를 거스르며 맨주먹 맨몸의 생짜액션으로 화면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 역시 눈여겨봐야 하고.

이처럼 <짝패>는 영화 내외적으로 여타의 영화와는 다른 기특한 구석으로 길어 올려진 활극영화다. 특히, 액션에 대한 류승완의 열정과 자의식이 고스란히 집약된 <짝패>의 많은 부분이 <킬빌>이 아닌 60~70년대 홍콩의 쇼브라더스 장철 영화와 이두용 감독과 박노식을 위시로 한 사나이들의 세계를 그린 한국 활극영화에 기대고 있다는 명명백백한 사실은 간과할 수 없는 측면이다. 활극영화의 시효가 다했다고 느껴지는 박한 현실에도 오늘날 한국영화의 자양분이 틀림없는 이 영화들을 재조명하고 다시금 마주하려는 생산적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이 시점에 <짝패>의 등장은 과언이 아니라 살맛나는 일이 분명 하다. 그래서 솔직히 이런저런 미덕을 갖춘 <짝패>, 좀더 많은 대중과 만나 흥행 잘 됐으면 한다.

그렇다고 무겁고 진중하게 받아들이는 오버 센스 발휘하시면 아니 된다. 당 영화! 앞썰했듯 오락 충만한 액션무비다.

그 옛날 맨주먹 영화가 그랬듯 <짝패>의 줄거리 심히 간단함을 자랑한다. 친구의 죽음으로 고향에 모인 사내들이 복수에 나선다는 이야기! 뭐 이 정도다. 어떻게 보면 이 같은 진부 스토리와 그에 걸맞은 세트가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자고로 이게 그 옛날 활극영화의 전반적 성향이고 이러한 컨셉 당 영화 도처에 깔려 있음이다. 물론, 류승완 감독은 유머를 영화에 덧입혀 이를 살짝 비틀고 꺾는 재기발랄함을 과시한다. 그 중 <짝패> 전면에 내세운 충청도 사투리는 영화에 활기와 웃음을 불어넣는다. 오다가다 시연되는 캐릭터들의 한 갑빠와 영화의 비장미는 능청스럽게 구사되는 이들의 사투리로 인해 오버스럽기는커녕 허파에 바람 빠진 사람 마냥 관객을 쥐고 흔든다.

박찬욱 감독 <몬스터>의 인질범 임원희의 충청도 사투리가 살벌함에 무게에 뒀다면, 류승완 감독은 기이한 잔혹성을 아우르되 영화에 힘을 빼는 웃음으로 사투리를 화면에 녹여낸다.

물론.........
<짝패>의 백미는 땀 냄새 범람하는 순수액션의 쾌감에 있다. 드라마며 사투리며 영화의 모든 것들은 기실 ‘제대로 된 액션활극 함 찍어보자’는 류승완 정두홍 감독과 조력자들의 의지가 빚어낸 액션에 복무한다. 그의 전작과 견주어 몸의 운동성을 가장 극대화시켜, 화려함보다는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동작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의 장면 중 발군의 액션 시퀀스를 자랑하는 네 장면을 살펴보자!

논다면 노는 한국의 고딩을 죄다 끌어 모아 찍은 듯한 청주 본정통의 100:2 떼거리 시퀀스는 <짝패>의 롤러코스터적 활극을 알리는 첫 액션 장면으로 축제성 분위기로 그득하다.

애들에게 다구리 당할 위험천만한 상황과는 달리 난타공연을 연상케하는 박진감 넘치는 배경음악! 자빠지고 터지는 네온사인은 폭죽과 불꽃놀이를, 골목을 뒤흔드는 애들의 거친 육두문자의 함성은 축제를 즐기는 이들의 울림으로 전이된다. 두 남자의 브레이크 없는 액션의 질주를 알리는 신호탄이라 볼 수 있음이다. 특히, 성룡 영화를 통해 접한 바 있는 극한의 X 스포츠 마니아들의 습격과 사마귀 권법을 떠올릴 법한 춤꾼들의 가공할 만한 발동작의 공격 품세는 신선한 재미를 던져준다. 인해전술로 밀어붙이는 나쁜 년놈들을 뒤로 하며 거리를 내달리는 성룡의 <프로젝트A>와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에서 맛봤던 폭주하는 액션의 묘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흥겹기 그지없는 아수라장의 몹신이다.

이어 중반 쯤 등장하는 경찰서 습격 신 역시 가히 압권이다. 출중한 실력으로 서울액션스쿨을 하산! 저마다 무술감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이들이 간만에 집합해 후배와 일궈낸 이 장면은 서울액션스쿨의 저력이 그저 말뿐이 아님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증명해낸다. 증인을 없애기 위해 습격한 나쁜 놈과 자빠져 주무시다 본의 아니게 차례로 죽임을 당하는 4명의 형사들과의 살벌한 사투는 정말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게 이뤄진다. 자로 잰 듯한 치밀함과 짧지만 굵은 임팩트의 정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끊임업이 할리우드로부터 러브 콜을 받는 성룡이 이끄는 무슬팀인 성가반과 원화평이 리드하는 원가반 부럽지 않은 세계적 액션팀으로 서울액션스쿨이 거듭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충분히 가질 법한 시퀀스다.

고색창연한 한옥이 자리하고 있는 운당정의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단도를 들고 놈들과 한바탕 격투를 벌이는 장면 또한 류승완 정두홍 감독을 비롯해 서울액션스쿨의 이들의 얼마나 치밀하게 액션을 설계하고 합을 짜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 깻잎 한 장 차이로 목을 비껴가며 자그마한 공간을 살벌하게 휘젓는 단도의 공기 가르는 소리! 심히 소름끼치니 잘 경청해보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짱개하우스적 2층 공간에서 벌어지는 라스트 액션신은 당 영화의 백미다. 류승완 정두홍 감독의 라이브한 순수액션이 폭발하는 이 장면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그 존재감이 두터운 고수 4인방과 두 사내의 피 말리는 맞장 신으로 맨몸 맨손이 충돌하고 부대끼며 뿜어내는 그 타격감의 쾌락이 절정에 달한다. 다른 시퀀스에 비해 유독 등장 횟수가 잦은 슬로우 모션은 장철의 <복수>에서 마주할 수 있었던 피보다 더 뜨거운 비장미를 뚝뚝 흘리는 그 강렬한 순간을 환기시킨다. 동시에 이들의 박터지는 액션이 생짜임을 방증하기도 한다.

인간 특수효과를 자처하며 몸 하나로 길어 올린 위 장면들, 필히 기억해두셨다가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한다. 단, 나쁜 놈들의 캐릭터 만듦새에 있어 저마다 확연히 구분되는 도드라진 개성이 그들에게 부여되지 않은 점은 좀 의아하기도 하고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버스터 키튼, 샘 페킨파! 장철! 성룡! 등 자신의 영화가 뿌리를 대고 있는 이들의 영화를 인용하며 필름 느와르와 하드보일드 그리고 한국적 정서마저 껴안은 '충청도판 느물느물 느와르' <짝패>. 당 영화는 발랄무쌍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옛 것을 어떻게 오늘날 주체적으로 되살려 자기화 시키야 하는지 그 전범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 기분 좋은 영화다. 아울러 당대 한국영화 액션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006년 5월 9일 화요일 | 글: 서대원 기자

흥행성
88 %
작품성
88 %

-액션영화 선호자 죄다 관람!
-류승완 정두홍 좋아하는 이!
-스턴트맨을 꿈꾸며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젊은 남녀!
-여자 스턴트맨의 외모는 무조건 아니다! 라는 선입관 홀라당 깨고 싶은 분!
-장철 성룡 등 예전 액션활극 즐겨보는 분!
-오래 묵은 숙변으로 고생하는 당신! 잘 하면 이 영화 한방으로 해결될 수도 있음.
-때려죽여도 액션활극 영화는 안 본다는 강직한 당신!
26 )
kgbagency
액션도 멋지고 재밌었어요   
2007-04-18 16:32
ldk209
쌩 리얼 액션을 보고 싶다면....   
2007-01-10 12:51
bjmaximus
이연걸,토니 쟈 스타일의 현란하고 정교한 무술 액션을 기대했지만 별로였다.   
2006-10-08 16:00
js7keien
마초기질을 자극하는 투박한 액션의 향유   
2006-10-07 22:47
iamzee
한국적 악역 이범수의 호연이 빛났다. 갹!   
2006-10-02 22:38
trueno
영화관에서 보고난후 소감이다...
중반부까지는 상당히 재미있다. 몰입도도 높고. 그러나 이게 웬걸.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상당히 지루해진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돈버렸다는 말 하지 않을 각오하고 봐야할 영화다... 지루지루...
영화 끝나고나서 사람들 반응. 뭐야? 뭐야? 뭐지? 끝인가? 대부분 이런반응.

시작 좋고 액션 좋고 연기잘하고. 좋은영화인데. 후반부의 지루함.
마지막에 이해못할 허무함. 결국 나오면서 사람들 서로 웅성대며 나왔다.
보는사람 뭐라 하진 않겠지만, 그다지 추천하고픈 영화는...아님;   
2006-05-30 00:02
justlanded
어제 시사회로 관람한 후 평가 - 영화 보기전 약간 기대치 있었슴
보면서 하품 4번나오고 나름대로 재치있는 컷전환등과 충청도 사투리로 인한 아주 약간의 재미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오우삼 첩혈가두 친구들 시퀀스 비스무리한 장면과 나미의 우리는 친구 부분 재미있었지만 영화 전반은 전혀 감정의 메이킹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 너무 폼만 잡고 주인공 둘 이름하야 짝패가 관객들한테 와닿지가 않고 너무 서둘러 액션만 보여줄려고 하다보니 영화는 영 절름발이로 나와버림... 보실분은 보시되 전혀 기대하고 보시지 말길...   
2006-05-23 17:40
whiteseun
완전 기대되요 ㅎ   
2006-05-16 15:02
1 | 2 | 3 | 4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