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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완벽한 삶을 살고 있나요?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 | 2002년 9월 26일 목요일 | 정성렬 이메일

Natural blond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자가 있다. 완벽한 몸매에 섹시한 얼굴. 그녀의 직업은 시애틀 지역 방송의 리포터다. 그녀와 약혼한 남자는 최고의 성적을 구가하고 있는 야구 에이스다.

누가 보기에도 완벽하게 성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의 주인공에게 예언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노숙자로부터 일주일 뒤에 죽을 운명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처음엔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려 했던 우리네 여주인공. 그러나 그 노숙자가 중얼거렸던 모든 말들이 현실로 이루어지자 아니나 다를까 완벽하게 재단 된 그녀의 인생은 뒤죽박죽이 되고 갑자기 자기의 생활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된다.

<툼 레이더>로 여전사의 이미지를 각인 시켰던 안젤리나 졸리가 로맨틱 코미디의 히로인으로 등장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은 아니나 다를까 모든 포커스를 졸리의 중심으로 맞추고 있다. 너무도 어색해 보이는 탈색한 머리와 내내 여성미 넘치고 섹시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함으로 인해 엉덩이에 쥐가 날 것같이 느껴진다. 게다가 <처음 만나는 자유>의 파격적인 캐릭터 덕에 아카데미 상을 거머쥐었던 그녀의 연기력 또한 이 영화에서는 기대할 것이 못 된다. 표정의 변화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고 하는 짓이라곤 내내 예쁜척과 도도하고 잘난척하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필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 깨달음을 주고자 했던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 라는 무거운 돌덩이를 발에 묶고 물속에 뛰어든 것처럼 한없이 그녀에게로만 빠져들고 만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영화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비교적 단순하다. 겉으로 보기에 반듯하고 화려한 삶과 자연스럽게 인생을 즐기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를 묻고 있다. 그리고 아주 순진하게, 마치 초등학교 도덕책에 나오는 것처럼 인생은 화려한 겉모양 보다는 얼마나 나 자신을 찾으면서 사는 것이 좋은지를 주장한다. 물론 일보다는 사랑이 더 중요하고 스스로를 내세우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결과는 사랑도 제대로 된 인생도 모두 회복한 주인공의 밝은 웃음으로 끝난다.

안젤리나 졸리라는 빅 카드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상할 정도로 심심하기 짝이 없다. 결과에 이르기 까지 굴곡이나 갈등 따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사랑에 빠질 주인공 남녀가 왜 사이가 불편한지에 대한 동기 부여는 허술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든든히 받쳐줄 아기자기한 재미 따위를 찾는 것도 이 영화에서는 무리다. 졸리의 가족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갈등하고, 때문에 그 갈등은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풀어져 버린다. 밍숭맹숭한 이야기들의 끝에서 웃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가 안스러워지는 순간이다.

안젤리나 졸리의 팬들은 이 영화를 좋아할까? 그녀의 변신은 과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를 로맨틱 코미디라 지칭 할 근거는 존재하는 걸까? 화려한 싱글이었던 주인공은 왜 애 딸린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걸까? 여주인공은 정말 행복한 것일까?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머리 속에는 온통 산만한 물음표들만 잔뜩 남고 말았다. 모 월간지 기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이 영화 원제를 한글로 번역하면 뭔 줄 알아요? <삶 혹은 그 딴 것들(Life or Something Like It)>이에요. 웃기죠?" 그러나 그냥 웃어넘기기엔 이 영화 <어느날 그녀에게 생긴 일>은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2 )
ejin4rang
완벽한 삶이라   
2008-10-16 15:47
kangwondo77
리뷰 잘 봤어요..좋은 글 감사해요..   
2007-04-27 16:0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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