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픽사의 돌연변이 (오락성 6 작품성 6)
카 2 | 2011년 7월 22일 금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다. 흥행과 작품성 모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온 픽사다. 그런 픽사가 최근 내놓은 <카 2>는 다소 당혹스럽다. 볼거리에 치중한 스토리와 판에 박힌 이야기 전개는 전혀 픽사답지 못하다. 만약, 픽사라는 이름을 모르고 봤다면, '준수한 애니메이션'이라 여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이건 픽사의 작품인 걸. 픽사이기에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걸.

세계적인 스타가 돼서 돌아 온 레이싱 카 라이트닝 맥퀸(오언 윌슨). 고향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려 했던 그의 계획은 단짝 친구 메이터(래리 더 케이블 가이)로 인해 틀어진다. 메이터의 '입방정'으로 인해 뜻하게 않은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메이터 역시 맥퀸의 경주팀에 합류해 일본, 이탈리아, 영국을 돌며 치러지는 대회를 찾게 된다. 그러나 메이터는 가는 곳마다 사고를 치고, 맥퀸은 그런 메이터에게 실망감을 드러낸다. 친구의 말에 마음이 울적해 진 메이트.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영국 최고의 스파이 핀 맥미사일(마이클 케인)이 메이터를 미국 스파이로 오해하면서, 사건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카 2>는 2006년 개봉했던 <카>의 속편이다. 픽사 스튜디오의 25주년 기념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카>의 속편이 나온다고 했을 때,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다. 픽사의 작품 중 가장 저평가 받았던 게, <카> 아닌가. 그 많은 작품 중에 왜 <카>를 속편으로? 하지만, 셰보레 직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자란 존 라세터(픽사 스튜디오 수장)에게 자동차란 남다른 선망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결국 그에 의해 <카 2>는 다시 한 번 스크린 위에서 생명을 얻는다. 그리고 동시에 전편을 제치고 '픽사 최악의 영화'라는 불명예 타이틀도 얻는다.(영화는 로튼토마토에서 픽사 영화 사상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

<카 2>는 스파이 액션 첩보물로 장르 변화를 꽤했다. 조연이었던 메이터가 중심인물로 탈바꿈 한 것도 달라진 점. 문제는 변화가 아니라, 변화의 방법이다. 영화는 변화 과정에서 몸집 키우기에만 너무 몰두한다. '더 크게, 더 화려하게! 이건 액션 블록버스터 속편의 법칙이지, 우리가 픽사에게 원했던 그림은 아니다. 특히 이야기 창의성면에서는 '최고의 두뇌집단' 이라는 픽사의 수식어가 무색해 진다.

영화는 본격적인 상영에 앞서 <하와이 여행>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너스로 보여준다.(영화 시작 전에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건, 픽사의 전통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토이 스토리> 캐릭터들로 꾸며진 이 단편이 <카 2> 보다 재밌다. 왠지, 메인 요리보다 후식이 더 맛있는 식당을 다녀 온 기분이다.

2011년 7월 22일 금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    




-보너스로 제공된 단편영화 <하와이 여행>! 재미 굿!!
-픽사의 평균 점수를 많이도 깎아 먹는다
-식상한 내러티브. 우리가 알고 있던 그 픽사가 아니잖아
-메이터를 민폐형 캐릭터로 임명합니다. 가끔씩 짜증을 유발하네
-3D 영화라면서, 시사회는 2D로 하면 어쩌라고!
0 )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