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맞선 17세 소녀 (오락성 5 작품성 6)
윈터스 본 | 2011년 1월 11일 화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윈터스 본>은 각종 영화제를 통해 먼저 입소문이 난 작품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공간과 그 안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 사건의 중심에 놓여 진실을 파헤치려는 주인공을 통해 냉혹한 세상과 감당하기 어려운 차가운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미스터리를 다루는 영화로서의 치밀함은 생각보다 성기다. 또한 미스터리보다는 세상에 맞서야 하는 17세 소녀의 이야기가 높은 비중으로 다뤄진다. 한정된 공간, 한정된 인물로 복잡한 감정은 잘 표현했으나 이야기를 따라가는 재미는 덜하다.

산골 마을에 사는 리 돌리(제니퍼 로렌스)는 정신 이상인 엄마와 어린 두 동생을 부양하는 소녀 가장이다. 한편 아빠는 마약 밀매로 실형 선고를 받지만, 집을 담보로 보석금을 내고 종적을 감춘다. 급기야 가석방 상태에서 법정에 나타나지 않아 담보였던 집이 빼앗길 처지다. 리 돌리는 아빠를 찾거나 죽었다는 증거를 가져와야 한다. 하지만 아빠의 행적을 추적할수록 사람들의 방해가 심해진다. 마을 전체가 마약을 만들고 팔아온 이들은 리 돌리가 자신들의 정체를 경찰에 얘기하지 못하도록 위협한다. 하지만 리 돌리는 그저 집을 지키고 엄마와 동생들과 함께 살고 싶을 뿐이다.

<윈터스 본>은 한 마디로 사투다. 엄청난 상대를 만나 살기 위해 대결을 펼치는 바로 그 사투다. 하지만 리 돌리에게 그 상대는 자신과 가족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것이다. 경찰에게 발각되지 않으려고 돌리를 위협하는 주변 사람들, 아빠의 행적을 모르면 집을 빼앗겠다는 경찰, 가족을 내팽개치고 도망간 아빠, 이 모두가 그의 상대다. 결국 자신이 당면한 현실 그 자체가 상대해야 할 적인 것이다. 하지만 17세 소녀에게 이러한 상황은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이다. 아빠의 행적이나 죽음을 증명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모두가 등을 돌린 이 세상 자체가 버겁기만 하다.

영화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돌리의 처절함에 포커스를 맞춘다.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여자의 몸으로 군대를 자원하려고 하고, 정신 이상인 엄마에게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방법을 알려달라고 울부짖기도 하며, 동생을 입양하겠다는 이웃의 제의에 고민하기도 한다. 지켜야 할 것이 많기에 힘든 일을 참아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17세 소녀에게는 가혹한 일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빠의 시신을 직접 잘라 경찰서에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다. 아빠에 대한 희망이 무너진 것도 참담한데, 그 시신을 직접 잘라야하는 심정은 고통 그 자체다.

이러한 복잡한 감정과 힘겨운 삶은 리 돌리를 연기한 제니퍼 로렌스의 열연으로 완성된다. 산으로 둘러싸여 숨통을 죄여오는 폐쇄 공간에서 냉혹한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하는 리 돌리 캐릭터를 연기한 제니퍼 로렌스는 이번이 겨우 두 번째 작품이다. 하지만 연기 경력이 짧다고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 그는 첫 주연작인 <버닝 플레인>으로 6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신인 연기상을 수상할 정도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윈터스 본>에서도 그의 재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는 용기와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에는 고통과 슬픔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2011년 1월 11일 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제니퍼 로렌스의 절제된 감정 연기.
-폐쇄된 공간, 한정된 인물로 구성된 미스터리한 사건.
-감정만을 따라가기에는 이야기의 힘이 약하다.
-아빠의 죽음에 얽힌 대단한 사건 같은 건 없다.
-명확하지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다소 지루한 전개.
1 )
moviehong
점점 신뢰가 가지 않는 무비스트의 최초평가.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평가해봐야 알겠지만
오락성은 제외하고 나서라도 미국에서 평론가들에게 우수한 평가를 받은
영화의 작품성이 너무 낮은거 같네요.   
2011-01-16 12:33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