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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요괴, 운명, 기이한 사랑.. 소재가 아까운 기구한 영화.
화피 | 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 김선영 기자 이메일


한 사람을 선택해 평생 그 사람 옆에서 사랑하며 사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행복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소박한 행복을 불안함으로 만들고, 지킬 것이라 믿었던 자리는 누군가로 대체될지 모를 위기가 된다. 그러한 가여운 기구함은 자의와 타의의 경계에서 충돌한다. 사랑은 선택을 강요하고, 강요된 선택은 사랑이라 이름붙인 또 다른 운명이 된다.

사막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왕생(진곤)은 적진의 포로로 잡혀있던 아름다운 요괴 소위(주신)를 구한다. 알 수 없는 미묘함에 이끌린 왕생은 혼자된 그녀를 돌봐준다는 명목 하에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고, 그곳에서 소위는 왕생의 부인 배용(조미)과 마주한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은 심장이 사라진 시체들이 발견되는 엽기적인 사건들과 함께, 사랑과 질투, 불신과 연민을 담은 운명으로 이어진다.

<화피(Painted Skin)>라는 제목처럼 소위는 흉측한 요괴의 몸뚱이에 사람의 모습을 칠한 존재로, 사람의 심장을 먹어야만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요괴는 운명처럼 인간인 남자를 사랑하게 됐고, 인간처럼 그가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아내를 질투한다. 또한 존재를 숨기고 왕생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며, 배용이 자신을 요괴로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왕생 앞에서 그녀를 감싸는 배려까지 선보인다. 마치 겉과 속이 다른 우리 현실 속 인간 마음의 <화피>처럼. 이러한 태도는 배용에게 위협이 된다. 요괴를 향한 사람들의 어리석은 신뢰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협은 왕생의 꿈에서 소위와 나누는 정사로 분출되고, 사랑을 확신하며 아내를 바라보는 순간에도 다른 여인으로 인해 흔들리는 남자의 불안한 눈빛이 된다.

영화는 요괴라는 기괴한 요소에 이야기를 아름답게 포장할 수 있는 사랑과 운명이란 소재를 주요 화두로 삼았다. 하지만 총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그다지 남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방식의 평이함은 초 중반부의 런닝 타임을 지루하게 하고, 상황과 상황을 끊어주는 검은 화면의 등장은 잠깐이나마 몰입했던 감정의 맥을 여지없이 딱딱 끊어준다. 그리고 음악... 어찌되었건 2000년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아닌가. 배우들마다 긴 머리 늘어트리고 구름만 있으면 바로 하늘로 승천할 것 같은 선남선녀 옷을 입고 있는데, 거기에 애잔한 사랑과 운명 앞에 흔들리는 이야기가 주 내용인데... 신비롭고 알쏭달쏭하다 못해 구슬프기까지 한 그런 음악을 기대했던 귀에 <인디아나 존스>와 <스타워즈>가 생각나는 음악이 들렸다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무튼 정말 간만에 내용보다 음악이 거슬리는 영화를 만나 신선했다. (...고.. 해야 하나...)

<화피>는 ‘중국의 아라비안나이트’라 불리 우는 중국 8대 기서 ‘요재지이’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신비하고 기이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는 고서를 영화로 만든 것이기에, 그리고 아름다운 요괴가 나오는 영화기에, <천녀유혼>이나 <백발마녀전>의 마음한구석 후비는 러브 스토리나 눈이 똥그래지며 착착 감기는 판타지 스케일을 기대했다. 하지만 자신의 배역에 나름 고군분투하며 충실하고자 했던 배우들의 연기에도 불구하고, <메달리온> <이연걸의 보디가드> 등을 연출했던 진가상 감독은 다양한 감정을 가진 인물들의 내면이나, 인물간의 충돌에 있어서의 섬세함, 그리고 전체 이야기를 이끄는 유연함을 많은 부분 놓친 듯하다.

2008년 10월 23일 목요일 | 글_김선영 기자(무비스트)




-요즘 잘나가는 중국 배우들을 보는 재미.
-중국 고전 판타지 멜로에 특별한 집착이 있으신 분들.
-요괴, 사랑, 운명, 요런 등장 좋아하는 분들.
-<천녀유혼>, <백발마녀전>등에 마음이 동동거렸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길.
-런닝 타임 초, 중반에 기복 없는 영화. 바로 수면 모드 돌입하는 그대라면
-영화 음악에 민감한 당신. 다른 영화 예매하시길.
22 )
kisemo
 
  잘 읽었습니다^^
  
2010-05-05 14:32
hsh0101
너무 실망한 영화라서...   
2009-01-07 13:21
ejin4rang
기이한 사랑   
2008-12-02 15:25
mvgirl
재미없음   
2008-11-01 15:12
dido1104
재밌고슬퍼요. 음악도너무 좋아요.   
2008-10-29 13:30
remon2053
보고프네요   
2008-10-28 15:45
justjpk
에잇.. 쫌 별론가??   
2008-10-28 12:53
yoolee123
그래도한번보고싶군ㅋㅋㅋㅋㅋㅋ   
2008-10-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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