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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아무것도 안 남았다지만, ‘너가 남았잖아’ <내가 죽던 날>
2020년 11월 5일 목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인생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순간, 예상치 못한 회오리에 휩싸여 삶의 방향이 바뀐 순간 누군가 손 내밀어준다면 회복할 힘을 얻지 않을까.

4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내가 죽던 날>(제작: 오스카 10 스튜디오/스토리퐁)이 그 내용을 공개했다. 시사 후 박지완 감독과 주연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영화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탐문수사 형식으로 진행되는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을 남긴 채 소녀가 절벽 끝으로 사라진 후,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서정적인 스릴러. 여고생의 일상을 포착한 단편 <여고생이다>(2008)로 주목받은 박지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김혜수가 인생의 큰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자살 사건의 조사를 맡게 된 형사 ‘현수’로 분해 극을 단단하게 견인한다.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자 소녀의 마지막 행적을 목격한 ‘순천댁’을 연기한 이정은은 말 대신 표정과 눈빛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는다. 아빠가 저지른 범죄의 증인으로 섬에서 보호받는 소녀 ‘세진’은 노정의가 맡았다. 이외에도 김선영, 이상엽 등이 함께했다.

“대면으로 만나기 어려운 시기에 모처럼 소중한 만남”이라고 인사를 건넨 김혜수는 “영화를 선택할 당시 스스로 미처 드러내지 못한 좌절감과 상처가 있었던 것 같다. 따뜻한 연대감이 충만한 촬영장에서 작업하며 많은 위로와 치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이야기라는 표현이 고맙고 마음에 와닿는다”면서 “오래 일하다 보니 여러 방면으로 의미를 부여받곤 한다. 배우로서 실체는… 맡은 배역을 잘하려 아등바등하는 연기자”라고 겸손을 표했다. 또 “영화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또 우리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지 알 수 없으나 누구나 원치 않는 좌절과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에, 특히 지금처럼 지친 시기에 조금은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내가 죽던 날>
<내가 죽던 날>

이정은은 “소리 없는 연기에 관객이 잘 집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잘 듣고 잘 반응하려 노력했다”면서 극 중 단 한 번 있는 소리 내는 연기에 관해 “후시 녹음 작업을 거쳐 낯선 목소리로 느껴지도록 했다”고 주안점을 짚었다. 또 “언어를 대체하기 위해 필체 연구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노정의는 “두 선배님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교장선생님 두 분이 옆에 계신 것 같았다”고 당시 속내를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내며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의 상처와 아픔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연기 방향을 말했다. 또 “선배님이 간 길을 잘 따라가는, 부족하지 않은 후배가 되고 싶다”고 스무 살이 된 소감을 전했다.

박지완 감독은 “일부러 여성 서사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 평소 관심있는 이야기를 펼치다 보니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됐다”면서 “삶의 난관에 봉착한 사람들이 만나 상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김혜수 선배에게 많은 부분 의지한 영화”라고 감사를 전하며 “우리 영화가 미스터리 장르이고, 형사라는 직업이 남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기회가 많은 직업군이라 ‘현수’를 중심에 놓고 그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진행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죽던 날>은 11월 12일 개봉한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 한마디
빈속에 소주 마시듯 찌릿찌릿한 미통 후 서서히 온몸을 감싸는 따뜻한 온기. 곱씹을수록 좋은 영화로 여운이 선하고 길다
(오락성 6 작품성 8)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0년 11월 5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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