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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문소리와 국민참여재판 최초의 8인 <배심원들>
2019년 4월 9일 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08년 최초 도입한 국민참여재판의 현장을 영화화한 <배심원들>이 8일(월) CGV 압구정에서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홍승완 감독, 배우 문소리, 박형식, 김홍파, 조한철, 김미경, 윤경호, 조수향이 참석했다.

<배심원들>은 원칙주의자 판사 ‘김준겸’(문소리)이 국민참여재판의 도입 후 난생처음으로 배심원들과 함께 재판을 해야 하는 상황을 그린 법정 드라마다. 자백했던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김준겸’은 최대한 신속하게 재판을 끌어가려 하지만, 8번 배심원으로 출석한 평범한 듯 엉뚱한 청년 ‘남우’(박형식)는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마다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를 심판해보는 일이 처음인 요양보호사 ‘양춘옥’(김미경), 일당을 받기 위해 출석한 무명 배우 ‘조진식’(윤경호), 빨리 회사로 돌아가는 게 급선무인 대기업 비서실장 ‘최영재’(조한철) 등 처한 상황이 서로 다른 8명 배심원의 등장으로 ‘김준겸’의 재판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가 다루는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시범 도입돼 2012년 전체 형사사건으로 확장된 제도다. 피고인이 원할 경우 형사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전환되지만 판사가 배심원들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 다만 사법부가 평범한 사람들의 법 감정과 가치관을 살피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

이같은 제도를 작품에 담아낸 홍승완 감독은 “우연히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도입 과정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법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법원에 불려와 살인사건의 진실을 찾고 죄를 심판하는 상황이 재미있었고, 이야기를 잘 구성하면 의미도 있을 것 같았다”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홍 감독은 “도입 당시 많은 역할을 한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강의를 한 학기 동안 청강했다”며 “지난 10년 동안 논란이 됐던 500여 건의 판결문을 입수해 많이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 관해서는 “세대가 다르고 직업이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 얼떨결에 재판에 참여한 뒤 변화하는 과정은 물론, 법과 원칙에 충실하던 판사 역시 그들과 함께 변화한다”며 “배우들의 살아있는 연기가 다채롭고 풍부한 캐릭터를 완성시켰고 시나리오보다 더 좋은 해석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판사 ‘김준겸’을 연기한 문소리는 “30대 젊은 여성 판사님과 김영란 전 대법원장님을 만나면서 역할을 연구했다. 늘 무언가를 읽고 판단하는 게 일인 그들의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나 역시 법과 영화에 관련된 것을 많이 읽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법복을 입은 상태로 앉아 상반신 밖에 보이지 않는 촬영을하니 마치 나를 꽁꽁 묶어놓은 것 같았다. 팔을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도 잘 보이지 않고 호탕하게 울거나 웃는 연기도 없었다 ”며 “핸드볼도 했고(<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 무용도 했고(<바람난 가족>) 몸 쓰는 걸 좋아하는 배우였던지라 그 상황이 당황스러웠다”면서 “결국 속에서부터 어떤 느낌이 베어나와야한다는 걸 알고 말하는 태도, 음성에 훨씬 집중했다”고 전했다.

‘남우’역을 맡은 박형식에 대해서는 “저렇게 맑고, 아름답고, 화사한 청년이 여러 사람이 나오는 이 영화 속에서 너무 비현실적으로 튀어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첫 촬영과 두 번째 촬영에서는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고생도 좀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이 8번 배심원 역을 맡은 그를 꼭 끌어안고 역할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다. 첫 영화에서 이런 팀을 만난 그는 복 받은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형식은 “촬영 초반 27 테이크까지 간 적이 이다”며 “그렇게까지 많이 촬영할 장면이 아닌데 그랬다. 모든 스태프가 나만 기다리고 있어 정말 죄송스러웠다. 그날 바로 (문소리에게) “누나 도와주세요”하고 다가갔다.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고 반성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작업에서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작품 선택 계기를 전했다. “나 역시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있는지 몰랐고 주변에서 배심원에 선정됐다는 사람조차 없었다.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분이 나처럼 관심을 갖게 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배심원들>은 5월 16일(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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