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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와인 미라클> 와인의 맛과 향을 유전자에게 물어 볼까요?
2018년 5월 9일 수요일 | 최경환 박사 이메일


와인의 맛과 향을 유전자에게 물어 볼까요?
와인 속으로..<와인 마라클>


1976년 파리의 심판(Paris tasting)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와인 미라클(Bottle Shock)>. 샤토 몬텔리나 샤르토네 와인이 탄생하게 된 과정을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담아낸 영화로, 주인공인 두 부자가 역경을 이겨내고 와인 품평회에서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품평회에서 캘리포니아 와인 샤토 몬텔레나 샤르토네 1973 (Chateau Montelena Chadonnay 1973) 빈티지(화이트 와인)와 나파밸리의 스택스 립 와인셀러(Stag's Leap Wine Cellars 1973) 빈티지(레드 와인)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린 미신을 깨부셨어, 프랑스 와인이 최고라는 미신을...

맛에 대한 편견은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고, 특히 국가적인 관점으로 보게 되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와인이라고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는 것만 보더라도 그러한 개념은 더욱 명확해 진다. "파리의 심판"은 기존 관념이라는 것을 깨뜨린 매력적인 사건이지만, 맛이 가지고 있는 풍미와 느낌을 말한다는 것은 또 다른 형태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영화 속 장면 중 선술집에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어떤 와인인지 맞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한 모금의 와인으로 품종과 생산년도까지 맞춰내는 농장의 일꾼 구스타보의 활약을 볼 수 있는데, 그는 도대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길래 맛과 향으로 와인을 구별해 낼 수 있었을까?


유전자를 통해 나의 취향을 알 수 있다?

와인의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르고 개인의 취향은 지역, 문화 및 개성 등의 여러 가지에 의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와인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진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개인의 취향을 알고 있었다면 조금 더 쉬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흥미롭게도 답은 이미 개인의 유전자 속에 녹아 있어, 이를 통해 선호하는 와인이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고, 같은 와인에 대해서도 맛을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2015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트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부분적으로 HLA-DOA 유전자의 특정 SNP 영역 (rs9276975)에 의해 조절되며, 이에 대한 유전적 연관성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강할 수 있다고 보고 했으며(1),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에서는 다른 HLA 프로파일을 가진 사람들은 입과 비강에 다른 박테리아가 존재하며, 이런 차이가 와인에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2). 구강 내 미생물 (사람의 입에 사는 박테리아)이 포도와 와인에서 발견되는 글리코 시드 화합물 (glycosidic compounds)을 가수 분해하여 방향족 휘발성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음이 밝혀졌는데, 이는 와인 시음을 이해하는 방법과 특정 와인에 대한 향기와 향기의 인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It just beginning~ welcome to the future"

아직 밝혀져야 할 수 많은 지식들이 존재하지만 "전세계의 눈을 뜨게 한 거야"라는 영화 속 마지막 대사처럼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통해 취향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다면 "New, Paris tasting"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참고 자료]

1. Reed, D. R., Zhu, G., Breslin, P. A., Duke, F. F., Henders, A. K., Campbell, M. J., . . . Wright, M. J. (2010). The perception of quinine taste intensity is associated with common genetic variants in a bitter receptor cluster on chromosome 12. Human Molecular Genetics, 19(21), 4278–4285.

2. Jaeger, S. R., McRae, J. F., Bava, C. M., Beresford, M. K., Hunter, D., Jia, Y., . . . Newcomb, R. D. (2013). A Mendelian trait for olfactory sensitivity a°ects odor experience and food selection. Current biology : CB,23(16), 1601-1605.


아래는 알아두면 유용한 Tip!_편집자주(by 윤영식)

2017년 3월 14일 국립암센터의 김정선 교수팀이 한국인 1천829명 미각수용체 SNP 분석결과를 국제 학술지’ Appetite’에 Genetic variations in taste perception modify alcohol drinking behavior in Koreans (맛에 대한 유전적 민감도 차이가 한국인의 음주 및 주류선택에 영향) 제목으로 게재하였고, 이 연구에 의하면 인간이 맛을 느끼는 기전에 관련된 미각수용체(taste receptor) 유전자에 존재하는 단일염기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이 한국인의 음주 유형 및 선호 주류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쓴맛을 매개하는 쓴맛수용체(TAS2R38, TAS2R5) 유전자의 변이는 음주 여부 및 총 알코올 섭취량과 상관성을 보였으며, 특히 기존 서양인 대상연구에서 보고된 바와 달리 쓴맛에 덜 민감한 사람들(TAS2R38 AVI/* type)에서 음주자가 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상대적 위험도 0.75, 95% 신뢰구간 0.59-0.95). 또한 단맛 및 감칠맛 수용체 유전자 (TAS1R) 에 존재하는 단일염기다형성은 과음자가 될 확률을 높였으며(TAS1R3 rs307355 CT type, 상대적 위험도 1.53, 95% 신뢰구간 1.06-2.19), 소주 및 (TAS1R3 rs307355 CT type, p=0.05), 와인 섭취량을 높이는 것으로 (TAS1R2 rs35874116 CC type, p=0.04)나타났다.

즉 단맛, 쓴맛, 감칠맛 등의 복합적인 미각에 관련된 한국인 고유의 유전적 요인들이 다양한 주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최종 음주 형태가 결정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Source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195666317302581


<와인 미라클>
감독 : 랜달 밀러
배우 : 앨런 릭먼 / 빌 풀먼 / 크리스 파인
장르 : 드라마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06 분
개봉 : 2008.11 ㅣ 현재 IPTV 및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볼 수 있다

영화 <와인 미라클>은 1976년 실재했던 와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화드라마다.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에’의 주도로 진행된 블라인드 시음회(상표와 병모양을 가리고 하는 시음)에서 당시 세계 최고의 와인은 프랑스 와인이라는 인식을 깨고, 레드와 화이트 부문에서 모두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인이 1위를 차지했다. 신참내기 캘리포니아 와인이 와인의 종주국 프랑스에서 이루어낸 뜻밖의 결과는 ‘파리의 심판’이라 불리었다. 특히 영화 <와인 미라클>의 주인공이자 당시 샤도네이(화이트 와인)부문의 우승 와인인 ‘샤토 몬텔리나’는 스미소니언협회에 영구 소장품으로 공인되었다.

2018년 5월 9일 수요일 | 글_최경환 박사(kh.choi@edgc.com 무비스트)

- 이원다이애그노믹스 (EDGC) 전략기획팀, 이사 | Ph.D.
- 유전체 비즈니스와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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