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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라이브 컨퍼런스! 빌 콘돈 감독 “중요한 건 포용력”
2017년 3월 6일 월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디즈니와 엠마 왓슨이 만난 <미녀와 야수> 라이브 컨퍼런스가 6일(월) 오전 9시 CGV 여의도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빌 콘돈 감독, 배우 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 등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네이버 V앱 스팟 라이브의 진행자로 컨퍼런스 미국을 직접 찾은 에릭남이 엠마 왓슨,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를 인터뷰하는 장면이 화면을 통해 생중계됐다.

<미녀와 야수>는 1946년 제작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뮤지컬 영화다. 뮤지컬 영화 <시카고>(2002)의 각본을 쓰고 <드림걸즈>(2006)를 연출한 빌 콘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주인공 ‘벨’역은 엠마 왓슨이 맡았다. ‘야수’역은 댄 스티븐스, ‘벨’과 결혼을 꿈꾸는 악당 ‘개스톤’역에는 루크 에반스, 그의 곁을 지키는 동료 ‘르푸’역은 조시 게드가 소화한다.

영화는 이전 버전들과는 확연히 다른 ‘디테일’을 선보인다. 디즈니는 주인공 ‘벨’역에 할리우드 대표 페미니스트인 엠마 왓슨을 캐스팅해 원작보다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을 강조했다. ‘개스톤’의 동료인 ‘르푸’역이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듯한 뉘앙스로 묘사되는 점, 주요한 역할에 흑인 배우가 다수 출연하는 점 역시 이전 버전에서는 볼 수 없던 특색들이다.

이외에도 퍼포먼스 캡쳐, 페이셜 캡쳐 등 신기술을 조합한 시각효과를 선보인다. <인어공주>(1989) <알라딘>(1992)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를 작곡해 4차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 바 있는 알란 멘켄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미녀와 야수>는 3월 16일 국내 개봉한다.

아래는 라이브 컨퍼런스 전문.

Q. ‘벨’역에 캐스팅됐을 때의 소감은.

A. 엠마 왓슨(이하 ‘엠마’):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났다. 뮤지컬 영화에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 내 목소리가 뮤지컬 영화에 잘 어울린다는 점, 또 나에게 ‘벨’역을 소화할 역량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굉장히 애썼다.

Q. 최근 디즈니가 선보이는 여성 캐릭터들은 용감하고 진취적이다. ‘벨’ 역시 그런 흐름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A. 엠마: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사회,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이 우리 영화를 보면서 여성이 좀 더 동등한 자격을 누리는 사회를 상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디즈니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Q. 영화를 재해석하면서 어쩔 수 없이 원작에 구속되는 순간도 있었을 텐데.

A. 댄 스티븐스(이하 ‘댄’): 원작을 그대로 복제하려고 했던 부분도 있고, 그에 벗어나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창조해내려고도 했다. 내가 소화한 ‘야수’역은 원작에 비해 훨씬 유머 넘치는 캐릭터로 보일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A. 엠마: 원작 역시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우리는 그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영화로 바꾸는 작업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Q. ‘야수’역의 특수분장에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 같다.

A. 댄: 페이스 캡쳐라는 기술을 사용했다. 2주에 한 번씩 페이스 캡쳐 부스에 들어가서 내 얼굴에 페인트를 칠하고, 20개가 넘는 카메라로 표정을 촬영했다. 덕분에 내 얼굴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움직임까지 다 잡아낼 수 있었다. 이 기술이 이렇게 집중적으로 사용된 건 <미녀와 야수>가 처음이라고 들었다. ‘야수’가 ‘벨’을 만난 후로부터 점차 부드러운 표정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화면을 통해 잘 구현된 것 같다.

Q. <미녀와 야수>의 핵심적인 장면인 왈츠씬은 어떤 방식으로 촬영됐는지.

A. 엠마: 나와 댄이 가장 어려워했던 촬영이다. ‘야수’의 큰 키 때문에 ‘댄’이 높은 기둥 같은 것을 밟고 서 있어야 했는데, 그런 상태에서 함께 춤을 추다 보니 마치 기둥과 춤을 추는 기분이 들었다.(웃음) 자칫 잘못하면 그 기둥에 밟혀 내 발가락이 부러질 것 같았다.(웃음)

A. 댄: 하지만 결코 부러트리지는 않았다.(웃음)

Q. 촬영장 분위기가 상당히 즐거웠던 것 같다.

A. 엠마: 특히 ‘르푸’역의 조시 게드 덕분이다. 그는 즐거움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뭉쳐놓은 ‘덩어리’ 같다.(웃음)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로 넘치다 보니 주변 사람들도 그 에너지에 감염된다.(웃음)

A. 조시 게드(이하 ‘조시’): 엠마가 마치 나를 박테리아처럼 설명하고 있다.(웃음)

Q. 배역과 가장 싱크로율이 높은 캐릭터는 누구일까.

A. 조시: ‘벨’역의 엠마 왓슨이다. 그녀는 두려움이 없고, 똑똑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독립성이 강한 여성 역할을 소화했다. ‘야수’가 됐든 누구든 절대 주눅 들지 않는다. 그런 모습은 내 두 딸이 롤 모델로 삼아도 좋을 만큼 대단하다.

A. 루크 에반스(이하 ‘루크’):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 우리 영화는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두려움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건 사랑이라고 말이다. 그 메시지를 가장 잘 전하고 있는 게 바로 엠마 왓슨이다.

A. 엠마: 와우. 내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것 같다.(웃음)

Q. 하지만 미국 일부 주에서는 ‘르푸’ 캐릭터가 성 소수자를 상징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상영을 거부하기도 했다.

A. 빌 콘돈 감독(이하 ‘빌’): 사실 그런 이야기는 모두가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했으면 좋겠다. 우리 영화의 주제의식은 모든 이를 포용하자는 것이다. 받아들이는 것(Acceptance) 말이다. 어떤 캐릭터의 표면만 보고 영화를 왜곡하는 것 때문에 (영화에) 많은 위협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걱정이 된다.

A. 조시: 나는 이 영화가 정말 자랑스럽다. 모든 디즈니 영화가 그렇듯, <미녀와 야수> 역시 포용성 있는 작품이다. 그 포용성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주제다. 어떤 책을 볼 때, 그 표지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진짜 내용을 모르는 것, 진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 영화에서 루크 에반스가 연기한 ‘개스톤’역을 생각해보라. 만나보지도 않은 ‘야수’가 자신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싸우려 든다. 그 장면이 주는 메시지가 뭘까? 우리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이 그 지점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가 처음 탄생한 3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지점이다.

Q. <미녀와 야수>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모든 이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만의 특별한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A. 빌: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를 뮤지컬 영화로 실사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뮤지컬 작품으로 데뷔했던 루크 에반스가 우리 작품에 합류하면서 ‘개스톤’역을 나르시시즘에 빠진 21세기형 악인으로 잘 연기해줬다. 전작에서는 ‘개스톤’의 사연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가 마을을 구한 전쟁 영웅으로 묘사되는 것도 차별점이다. 전쟁에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변화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Q. ‘개스톤’역을 맡아 연기한 루크 에반스의 소감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겠다.

A. 루크: 디즈니에서 가장 사랑받으면서도 가장 미움받는 ‘개스톤’을 연기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다. 어리석은 대사를 많이 내뱉는 비호감 캐릭터이긴 하지만 말이다.(웃음) ‘르푸’역의 조시 게드와 함께 군중을 동원하면서 노래 부르는 시퀀스는 정말로 즐거웠다. 그 시퀀스를 위해 5주 동안 리허설을 했다.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는 조금만 더 찍게 해달라고 조를 정도였다. 특히 그 장면을 미리 본 LA와 런던의 관객들이 큰소리로 박수를 치면서 푹 빠져든 모습을 보일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A. 빌: 루크 에반스와 조시 게드가 뮤지컬 퍼포먼스를 통해 보여준 자신감이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다. 마치 아주 어릴 때부터 준비해온 것을 보여주듯이 멋있었다.

Q. 한국의 예비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해달라.

A. 조시: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일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절이다. 두 시간 넘는 러닝타임 동안만이라도 그런 현실을 생각하지 말고 우리 영화를 즐겼으면 한다. 1950년대만 해도 <사랑은 비를 타고>(1952) 같은 뮤지컬 영화들이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물론 최근 <라라랜드>가 큰 사랑을 받았지만, 향상된 기술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뮤지컬 영화 <미녀와 야수>를 보고 다시 한번 즐거워지기를 바란다.

A. 빌: 1930년대에 만들어진 이야기인 <미녀와 야수>는 그동안 몇 차례 재해석됐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책의 겉표지만 보지 말고 내용을 보라’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개봉할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 그리고 고맙다.

● 한마디
여성, 성 소수자, 유색인종 모두 포용하는 <미녀와 야수>, 2017년이라면 무릇 이정도는 돼야지!


2017년 3월 6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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