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BIFF] 아주담담. 소노 시온, “나는 변태 감독이다”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6일 오후 4시 영화의전당 더블콘 라운지에서 <희망의 나라>의 소노 시온 감독의 아주담담 행사가 열렸다. ‘내가 일본 영화의 대세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희망의 나라>에 대한 얘기와 배우들과의 협업, 김기덕 감독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졌다. 감독과의 이야기를 나눌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중하고도 유쾌한 질문들이 오고 갔다. 말 그대로 일본 영화의 대세인가라는 질문에 감독은 “내가 대세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지 않냐”며 “언젠가 가장 주목받는 대세 감독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소노 시온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들고 온 작품은 <희망의 나라>다. 일본 3.11 대지진을 소재로 한 <두더지>에 이어 이번 영화는 일본 원전사고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감독은 “이번 영화는 원전사고 모습을 영상으로 옮기기 보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며 “대지진 후 내 정신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에서는 원전문제가 금기시돼 <희망의 나라>를 찍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며, “힘들게 완성한 작품을 통해 일본, 더 나아가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노 시온 감독은 인지도 낮은 배우들을 캐스팅해 좋은 연기를 이끌어내는 연출가로 유명하다. 지난해 <두더지>의 두 배우 소메타니 쇼타와 니카이도 후미는 제68회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신인상에 해당하는 마르첼로 마스토로야니상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감독은 자신만의 배우 캐스팅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배우의 인지도보다 연기를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먼저 본다. 그리고 자신의 연기가 미완성이라 생각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편이다”라며 “감독의 디렉션을 이해하고 잘 받아들이는 배우일수록 연기를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우에게 사랑받는 감독이 안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음에 나와 같이 작업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배우를 질타하는 편이다”라며 “그렇게 해서라도 좋은 연기가 나온다면 결과적으로 감독이나 배우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소노 시온 감독은 영화를 통해 강렬한 이미지와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김기덕 감독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기덕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소노 시온 감독은 “기교보다 내용으로 승부하는 김기덕 감독의 스타일을 너무 좋아한다”며 무한한 애정을 표출했다. 이어 “일본에서 나를 변태 감독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다. 아마 김기덕 감독도 한국에서 나처럼 불리는 일이 많을 것 같다. 변태 감독이라도 좋은 영화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웃었다.

앞으로의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영화를 완성했다”는 말과 함께 “<러브 익스포져> 같은 에로틱한 영화를 찍어 변태의 길을 걸을 예정이다”라고 유쾌한 분위기로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 한마디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소노 시온 감독. 변태가 아닌 당신은 뚝심 감독.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부산취재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부산취재 사진_권영탕 기자(무비스트)     

0 )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