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의 꿈이 4주 만에 깨졌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꿈에 ‘킥(자극을 줘서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을 날린 주인공은 윌 패럴과 마크 월버그. 박스오피스 모조닷컴에 따르면 윌 패럴ㆍ마크 월버그 주연의 <디 아더 가이스(The Other Guys)>는 주말동안 3,651개 스크린에서 3,5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인셉션>을 밀어내고 정상을 밟았다. <디 아더 가이스>는 현장 경험이 없는 경찰 회계사와 그와 파트너를 이룬 형사의 좌충우돌 업무수행을 다룬 형사 코미디물. 두 주인공 외에 드웨인 존스ㆍ사무엘 L. 잭슨ㆍ마이클 키튼 등이 출연한다는 점과 평론가들의 호의적인 평가가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들이는데 한몫했다.

<디 아더 가이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인셉션(Inception)>의 흥행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개봉 4주차임에도 불구하고 평일 관객수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재관람 열풍도 일고 있어 흥행전망이 밝다. 아닌 게 아니라 <인셉션>은 미국에서 이미 2억 2,773만 2,000달러를 벌어 2010년 개봉작 중 6위로 올라섰다. 긴 러닝타임과 복잡한 내용이 흥행의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작품성으로 이 모든 걸 극복했다.

3위는 3D로 무장하고 찾아온 스텝업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스텝업 3D(Step Up 3D)>다. 개봉 첫 주 2,435개 스크린에서 1,5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3,000만 달러의 제작비 중 절반 이상을 회수했다. 하지만 <스텝업> 시리즈 중 가장 낮은 오프닝 성적이라는 점에서, 전편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평이다. 참고로 <스텝업> 1편은 개봉 첫 주에 2,065만 달러, <스텝업2-더 스트리트>는 1,89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바 있다. 시류에 맞춰 3D로 선보인 제작사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울 성적이다.

한편 지난 주 3위였던 안젤리나 졸리의 <솔트(Salt)>는 한 계단 하락해 4위에 자리했다. 3,317개 스크린에서 1,110만 달러를 벌어들여 누적 수익 9,198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만간 1억 달러는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어 스티브 카렐 주연의 코미디물 <얼간이들을 위한 만찬(Dinner for Schmucks>이 3,004개 스크린에서 1,05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2위에서 5위로 순위 하락했다.

이어 <슈퍼배드(Despicable Me)>가 940만 달러를 추가하며 2억 달러를 돌파, 누적수입 2억 94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흥행 기록 8위의 기록으로, 이 의외의 성공에 유니버설은 입이 찢어지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 된다. 유니버설과 달리 워너 브라더스는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기대를 모았던 <캣츠 & 독스: 리벤지 오브 키티 갈로어(Cats & Dogs: The Revenge of Kitty Galore)>가 개봉 2주 만에 6위로 밀리며 흥행에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누적 수입은 2,643만 6,000달러로 제작비 환수는 애당초 포기해야 할 분위기다. 이 밖에 <찰리 세인트 클라우드(Charlie St. Cloud)>가 470만 달러로 지난주 5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고, 픽사의 <토이 스토리 3(Toy Story 3)>가 1,714개 스크린에서 304만 8,000 달러를 보태 4억 달러 달성에 한 발 더 다가갔다. <토이 스토리 3>의 현재 누적 수익은 3억 9,631만 7,000달러다.

● 한마디
잠에서 깬 <인셉션>, <디 아더 가이스>를 보고 이게 웬 개꿈인가 하겠군요.

2010년 8월 9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