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장가는 아직 <인셉션(Inception)>으로 뜨겁다. 북미 영화 박스오피스 전문 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주말 동안 3,545개 스크린에서 2,752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평일 2위로 밀리며 2주 천하로 마감하나 했지만, 주말 막판 레이스에 피치를 올리며 3주 연속 정상 자리를 이어갔다. 이 영화가 8월 1일까지 북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억 9,334만 8,000달러로, 전 세계적으로 3억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2위는 <오스틴 파워>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를 연출한 제이 로치 감독의 신작 영화 <디너 포 슈먹스(Dinner for Schmucks)>가 올랐다. 저녁 만찬에 이상한 사람을 데리고 오라는 사장의 지시를 받은 한 남자가 생쥐 미니어처를 제작하는 괴짜 사나이를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로, 주말 동안 2,330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1998년 프랑스 영화 <디너 게임>을 리메이크한 이영화의 주인공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로 유명한 스티브 카렐이다.

지난 주 2위로 신고식을 치룬 안젤리나 졸리의 <솔트(Salt)>는 1위 자리를 밟아 보지 못하고 3위로 순위 하락했다. 무려 46.5%의 수익이 감소한 1,925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치며 누적수익 7,08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알려졌다시피, <솔트>는 졸리가 <원티드 2>를 포기하고 톰 크루즈를 대신해 합류한 작품이다. 그녀 개인적으로 흥행적으로나 2편 제작에 욕심이 나는 작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1편의 흥행 성적에 따라서 속편 제작 여부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지금 스코어로는 다소 불안해 보인다. 신작 영화들의 공세를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화제작 <슈퍼배드(Despicable Me)>는 1,925만달러로 4위에 올랐다. 이 영화의 현재 누적수입은 1억 9,034만 9,000달러로 2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어 워너브라더스의 <캣츠 & 독스 2: 리벤지 오브 키티 갈로어(Cats & Dogs: The Revenge of Kitty Galore)>가 1,250만달러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5위에 올랐다. 2001년 나온 1편에 이어 10년 만에 내놓은 속편으로 시류에 맞춰 3D로 제작했지만 관객의 흥미를 끄는데는 실패했다. 이 영화의 3D 컨버팅을 맡은 국내 회사에게도 많이 아쉬울 소식이다.

6위는 <17 어게인>의 버 스티어스 감독과 잭 에프론이 다시 뭉친 <찰리 세인트 클라우드(Charlie St. Cloud)>다. 2004년에 발표된 벤 쉐어우드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영화는 2,718개 스크린에서 1,213만 6,000달러로 데뷔했다. 2009년 4월 셋째주 개봉한 <17 어게인>이 2,410달러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기대에 한 참 못 미치는 결과다.

그 뒤를 <토이 스토리 3(Toy Story 3)> <그로운 업스(Grown Ups)> <마법사의 제자(The Sorcerer’s Apprentice)> <이클립스(The Twilight Saga: Eclipse)>가 이었다. 각각 503만 5,000달러(누적수입 3억 8,967만 4,000달러), 450만달러(1억 5071만 3000달러), 432만달러(5188만 1000달러), 396만 5,000달러(2억 8,820만달러)를 기록했다.

● 한마디
결국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안젤리나 졸리의 대결은 디카프리오의 완승으로 마무리. <솔트>에서 하차한 톰 크루즈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으려나. 하긴 그의 최신작 <나잇 & 데이>도 미국 흥행에서 쪽박 찼으니, 가만히 있는 게 나으실 듯.

2010년 8월 2일 월요일 | 글_정시우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