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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2007, Ratatouille)
제작사 : Pixar Animation Studios, Walt Disney Pictures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ratatouille.co.kr

라따뚜이 예고편

[뉴스종합] PISAF 2012,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획전 마련 12.10.30
[뉴스종합] 보자마자 한마디! 이단 헌트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11.12.01
달콤한 상상 jinks0212 10.10.25
본격요리애니메이션 <라따뚜이> 시사회 sunjjangill 10.08.02
위대한픽사. ★★★★  dwar 13.07.27
디즈니는 그냥 별네개재미는 항상 보장해 주는듯! ★★★★  intocbmass 11.08.25
초귀엽네. ★★★★☆  lmh13137 10.08.07



라따뚜이의 조리법:
가족애와 우정, 꿈과 노력이라는 보편적 테마들이
브래드 버드 감독의 솜씨로 맛깔나게 버무려지다


픽사는 지금까지 새롭고 독창적인 애니메이션들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그속엔 늘 잊지못할 캐릭터들이 있었다. <토이 스토리>1,2편의 장난감들을 비롯, <몬스터 주식회사>의 꼬마 소녀, <니모를 찾아서>의 작은 물고기, <인크레더블>의 슈퍼히어로 <카>의 레이싱 자동차 등이 그들.

올 여름, 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목록에 또 하나의 이름이 올라가게 됐다.
그는 바로 <라따뚜이>의 주인공인 생쥐 레미. 영화 <라따뚜이>로 픽사는 또 한번 새로운 도약을 했다. 레미는 쓰레기만 주워먹는 쥐들의 삶을 벗어나 진정한 요리의 세계에 입문하겠다는 꿈을 꾼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들어간 최고급 식당 주방에서 그는 온갖 종류의 위험 속에 처하고, 그러는 가운데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 나간다. 식당 청소부 링귀니와의 우연찮은 만남으로 레미의 재능은 빛을 발하게 되고 둘은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며 나름의 생존법을 터득해간다.

식당에서 아슬아슬하게 공존해가는 둘의 모험담 사이로, 영화는 우정과 신뢰, 가족간의 갈등, 꿈과 노력 등의 보편적인 테마에도 포커스를 맞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가장 큰 테마는 남의 기대에 끌려다니지말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추구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

월트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CCO(CHEIF CREATIVE OFFICER)인 존 라세터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창조적 열정을 쫓아 사는 삶이야말로 브래드 버드 감독이 가장 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만든 작품들은 모두 독창적인 재미와 함께 정서적으로 어필하는 뭔가를 갖고 있다. 기존의 픽사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깊이와 유머와 복합적인 뭔가를 갖고 있는것이다'

브래드 버드 감독에게 있어 <라따뚜이>는 자신의 기존 작품과는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었다. 표면적으론 엎치락 뒤치락, 밀고 뛰고 뒤쫓는 등의 역동적인 동작이 계속 나오는 슬랩스틱 코미디같은 영화인데, 그 주인공들은 온갖 역경을 이기고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굳센 의지를 갖춘 캐릭터들. 이 두 가지 요소를 잘 조화시켜 나가는게 감독에겐 과제였다. 스턴트 동작들을 역동적이고 코믹하게 연출하는 동시에 정서적인 테마를 호소력있게 전달한다는 게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며 부딪힌 도전이었던 것.

'난 <라따뚜이>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높이 평가했다'고 감독은 말한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 레미는 매우 공감가면서도 위대한 영웅이다. 레미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선 자신을 가장 혐오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들어가야하기 때문. 그는 세상이 자신에게 전혀 기대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상에서 인정받고 싶어한다. 그 기분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레미가 자기 꿈을 이루기위해 얼마만큼 대담하고 영리해 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 인가이다. <라따뚜이>는 모든 언어권, 모든 문화권에서 유구하게 계승돼온 슬랩스틱 코미디의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그것을 약간 비틀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시도라 할 수 있다'

'<라따뚜이>가 주는 재미중 하나는, 그 예측 불가능함이다. 우리가 이 영화를 의도대로 제대로 만들었다면, 관객들은 분명 자신들의 예상이 매번 빗나감을 경험할수 있을것이다. 이 영화는 단지 유머스럽기만 하진 않다. 심금을 울리는 무언가가 담겨 있다.

<라따뚜이>의 가장 큰 매력은 일단 캐릭터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캐릭터를 개발한건 버드 감독과 잔 핑카바.
<라따뚜이>가 정서적으로 어필하는 가장 큰 요소는 주인공 레미가 맺고있는 여러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찾아볼수 있다. 자식을 사랑하지만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아버지와의 관계, 평생 우상이었던 죽은 요리사와의 관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식당 청소부 링귀니와의 관계. 링귀니와는 당초, 서로 절박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되지만, 결국 진정한 우정에 바탕을 둔 삶의 동반자로 함께 성장해나간다.

쥐를 비롯한 설치류 동물은 긴 애니메이션 역사속에 늘 함께 해왔다. 미키 마우스도 그중 하나. 그러나 쥐가 영웅으로 그려진 경우는 아주 드물다.
반면 레미는 그 타부를 깨고 주방에 입성하는데 성공,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자신의 요리를 개발해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 요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레미는 쥐라는 종족이 갖고있는 인간과 닮은 본성 -거대하고 위험한 세상에 도전해 살아남는 배짱과 용기-를 십분 발휘, 자신의 꿈을 개척해나가는 것이다. 링귀니라는 소년과 무적의 막강 팀을 이루어...

버드 감독은 레미가 요리사로 성공하는데 장벽이 되는 여러 요인들 -예컨대, 그를 이해 못하는 가족들의 시선, 식약청 검사관의 위생 검사 등등- 덕분에 이 영화를 더욱 유머스럽고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주인공이 큰 장벽을 넘어야하는 상황이야말로 애니메이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재다. 그속엔 풍부한 갈등 요소와 드라마가 있기때문이다. 난 캐릭터 위주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스토리를 좋아한다. 이 작품의 경우, 그 장점을 극대치로 끌어올린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고 감독은 설명한다.

박진감있는 코믹 템포와 슬랩스틱, 화려한 색감으로 무장한 <라따뚜이>는 기존의 어떤 CG 애니메이션보다 한층 세련된 비쥬얼을 자랑한다. CG기술의 차원을 또 한단계 뛰어 넘은 셈. 너무나 사실적이고 정교한 CG덕에 관객들은 어쩌면 정말 쥐도 요리사가 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작품의 기술적 성취는 진정한 우정을 찾아가는 두 주인공의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받쳐주는 장치일 뿐이다.

제작자 브래드 루이스는 버드 감독이 이 작품을 맡기엔 최적임자였다고 말한다. 독창적인 스토리 텔링으로 코미디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루이스는 버드 감독이 레미처럼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말한다. '브래드 버드는 극중 레미처럼 진취적이고 열정적이다'라는 게 그의 평.

버드 감독은 자신의 바램을 이렇게 말한다.
'난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며 시종일관 스릴과 재미를 만끽하길 원한다. 또한, 그와 동시에, 주인공 레미가 불가능한 꿈을 이루며 자신과 친구들을 곤경에서 구해내는 과정에 함께 동참하고 응원해주길 바란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걸 믿게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영화의 마법이 아니겠는가'

주방의 요리사들:
<라따뚜이> 캐릭터들의 탄생 과정


모든 픽사 영화가 그렇듯 <라따뚜이> 역시 캐릭터 중심의 영화다. 그 캐릭터가 인간이든 쥐든 간에...
이 캐릭터들의 친숙함과 이들이 겪는 딜레마의 리얼리티는 모두 뒤에서 수고한 수많은 공로자들의 숨은 노력의 결실이다. 스타들이 망라된 더빙 출연진부터 CG 영역의 새로운 지평을 연 첨단 애니메이션까지...

더빙 출연진은 영화계 최고의 스타들부터 픽사 내부의 스탭들까지 다양하게 캐스팅됐다. 이는 감독 브래드 버드가 평소에 좋아하는 캐스팅 방식.
'멋진 목소리는 멋진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게 감독의 지론이다.
'애니메이터들은 음성의 섬세한 뉘앙스를 캐치, 그걸 그림으로 형상화하기때문'이라는 것.
픽사는 역할에 적합한 인물을 캐스팅하기로 유명하다. 그가 유명인사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라따뚜이>에서도 관객들은 픽사 스탭들의 음성과 아울러 브라이언 데니, 피터 오툴, 이안 홈과 같은 전설적인 배우들의 음성을 함께 즐길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패튼 오스왈트, 재닌 가로팔로, 브래드 개럿 같은 재능있는 스탠드업 코미디언들도 더빙에 참여했다.

이 영화의 중심은 생쥐 레미. 레미는 쥐라는 신분에도 불구, 자신만의 꿈과 열정을 갖고있다. '내가 레미를 좋아하는건 그가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버드 감독은 말한다 '레미는 늘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그래서 동족들 중에서 가장 체구도 날씬하다. 가장 좋은 것만 추구하고 최고의 미각만을 맛보려하기 때문에... 삶에서 더 멋진 그 무언가를 찾아내려하는 레미의 태도가 난 맘에 든다'

레미의 목소리 더빙을 맡을 배우로 제작진은 다양한 배우들을 물망에 올렸다. 그러던 중 버드 감독은 코미디언 패튼 오스왈트의 라디오 방송을 듣는 순간, 그가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 '마침 그때 오스왈트는 음식에 관한 얘길 하고있었다. 그의 음성은 근사했다. 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강렬한 개성이 느껴졌다. 한 순간은 열정적이다가 다음 순간엔 분노가 폭발할수 있는 체구는 작지만 감정의 기복은 큰 캐릭터... 바로 그게 내가 찾던 레미였다'

버드 감독은 쥐가 표현해낼수 있는 최대한의 다양한 표정을 레미에게 부여해주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얼굴 표정은 나날이 섬세해지고있다. 레미의 얼굴 표정 프로그램은 160가지나 됐다. 그건 마치 더 많은 키가 있는 자판을 갖고 있는것과 마찬가지였다. 무궁무진한 표정을 만들수있었으니까... 문제는 쥐의 표정이 모든 각도에서 화면에 잘 잡히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쥐는 주둥이가 길기 때문에 고개를 숙일 땐 입이 안보인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고 관객에게 레미의 섬세한 표정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링귀니란 인물이 없었다면 레미의 꿈이 실현되긴 힘들었을 것이다. 링귀니는 구스토 식당의 청소부. 우연히 레미의 재능을 알아보고 한 팀을 이루어 서로의 꿈을 일궈나간다.

이 영화의 백미중 하나는 레미가 링귀니의 머리채를 잡고 리모콘처럼 조종하는 장면. '링귀니는 남의 주목을 끄는 걸 싫어하는 청년이지만 레미 덕분에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다. 평소엔 자신이 극히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시련을 당하면 강해지는, 그래서 그걸 뚫고 일어서는 인물이 바로 링귀니다'라고 버드 감독은 설명한다.

캐릭터 슈퍼바이저 브라이언 그린은 링귀니의 캐릭터를 기획할때 기존의 어떤 영화 캐릭터를 떠올렸다고 술회한다. 그는 바로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처럼 링귀니도 유머러스하고,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그런 캐릭터인 것이다'

링귀니의 목소리 더빙은 픽사의 스탭인 루 로마노가 맡았다. 로마노는 <인크레더블>의 프러덕션 디자인을 맡았었고 다른 작품들에서 비중 작은 배역들의 더빙을 맡은 바 있다. '몇년간의 경험을 거쳐 로마노는 이제 훌륭한 배우가 됐다. 그는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을 잘 알고 있어서 더빙 작업에도 많은 독창적 아이디어를 보태줬다. 루가 없었다면 이 작품이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버드 감독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라따뚜이>의 또 다른 주요 캐릭터는 오귀스토 구스토. 레미의 평생 우상인 전설적인 요리사다. '구스토는 열정과 권위로 요리계를 주름잡던 인물이다. 레미의 정신적 스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레미를 격려해주고 창의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이기도 하다'라고 버드 감독은 설명한다.

구스토 역으로 제작진이 캐스팅한 사람은 브래드 가렛. 구스토란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와 달리 레미의 상상속 인물이다. 출렁이는 뱃살을 가진 거구의 비만이지만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레미에게 영감을 준다.

구스토의 뒤를 이어 식당의 총 주방장이 된 스키너의 더빙 연기는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영국출신 배우 이안 홈이 맡았다. 홀름은 최근 피터 잭슨 감독의 세계적 흥행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빌보 배긴스 역을 맡은 바 있다.

이안 홈은 <라따뚜이>의 스토리가 마음에 들어 캐스팅에 흔쾌히 응했다.
'감동과 유머가 아주 적절히 조화된 스토리라서 읽자마자 매료됐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하게돼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더빙 작업이 쉽진 않았다'고 이 배우는 술회한다. '배우 톰 행크스가 <토이 스토리> 더빙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업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 말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6피트 3인치 (100센티미터 남짓)의 키에 불과한 스키너의 컨셉화를 그리면서 제작진은 많이 웃었다고 한다. '가장 큰 난제는 그의 다양한 표정을 표현하는 작업이었다. 스키너는 체구에 비해 입이 엄청 큰데다 동작도 크다
한마디로 다른 캐릭터들보다 훨씬 다이나믹한 인물이다'라고 그린은 설명한다.

그밖에 골든 글로브상 수상 배우 브라이언 데니가 레미의 아버지 쟝고 역을, 재닌 가로팔로가 링귀니의 연인이자 유일한 여자 동료 요리사인 꼴레뜨 역을 맡았다.

특기할만한 것은 요리 비평가 안톤 이고의 목소리 더빙을 맡은 사람이 전설적인 배우 피터 오툴이라는 것. 아카데미상 후보에 8번 올랐던 이 대배우가 이고 역 캐스팅에 응했을 때의 기쁨을 버드 감독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난 피터 오툴의 열렬한 팬이다. 솔직히 안톤 이고의 모든 대사를 피터 오툴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썼다'고 감독은 고백한다.

쓰레기를 주워먹는 삶에 만족하는 레미의 동생 에밀 역은 픽사의 스토리 아티스트 겸 애니메이터 피터 손이 맡았다. '에밀은 아주 느긋한 낙천가다. 겸손한 식성을 가진 쥐답게 그는 아무거나 잘 먹고 체구도 무척 뚱뚱하다. 자신과 정반대로 식성과 취향이 까다로운 형과 티격태격하면서도 늘 말없이 형을 인정해주고 지켜봐준다'

그외에 픽사의 '행운의 마스코트'로 불리는 존 라첸버거가 구스토 식당의 웨이터 무스타파 역으로 또 한번 더빙 작업에 참여했다. 라첸버거는 인기 TV시리즈 <CHEERS>에서 클리프 클라벤 역을 맡아 유명해진 배우로 <토이 스토리> 이후 픽사의 모든 애니메이션 더빙에 참가해왔다.

음성 더빙 작업이 모두 끝난후, 애니메이터들에겐 새로운 과제가 펼쳐졌다. 등장 인물들이 모두 프랑스 액센트로 대사를 하는 관계로, 기존과는 다른 '미묘한 입모양'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야했기 때문. '프랑스어로 말할 땐 입모양이 달라진다. 우린 그 미묘한 차이를 잡아서 그려내야했다. 말을 할 때의 입모양뿐 아니라 프랑스인들 특유의 제스쳐와 태도까지도 리얼하게 그려내고자 노력했다'고 수석 애니메이터 마크 월시는 설명한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애니메이터들은 프랑스인들을 관찰했다. '프랑스 고전 영화들을 감상하며, 몇몇 캐릭터들을 모델로 삼아 작업에 참고했다'고 브라이언 그린은 말한다. 브리짓 바르도, 세르게이 갱스부르, 그리고 정치인 샤를 드골 등도 이들의 캐릭터 디자인에 영감을 준 인물.

<라따뚜이>의 도전:
사랑스러우면서도 리얼한 생쥐의 탄생


독창적인 캐릭터들과 독특한 상황이 많이 등장하는 <라따뚜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개척의 실험장이기도 했다. 기술감독 마이클 퐁은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기술적 도전에 여러번 부딪혔다'고 술회한다. '일단, 다양한 인간 군상들 외에도 털많은 쥐들이 등장한다는 것부터가 애니메이션 제작상의 난제였다. 급물살 씬과 멋진 파리의 정경을 스크린에 재현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린 조명과 음영, 의상 표현등에 상당한 변화를 시도했다. 전작 애니메이션들의 기술을 이어받아 사용하는 한편,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기술도 병용했다. 덕분에 <라따뚜이>의 관객들은 멋진 스토리와 아울러 새롭고 독창적인 비쥬얼을 맘껏 즐길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난제는 애니메이터들이 한번도 다뤄보지 못한 새로운 종족이 극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픽사의 애니메이터들은 장난감, 곤충, 물고기, 괴물까지 주요 캐릭터로 다뤄봤지만 쥐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금기시되는 동물이기까지 하다. 가끔 애니메이션에 등장한다 해도 나쁜 역할을 맡기 일쑤였다.

그러나 <라따뚜이> 제작진은 쥐를 예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쥐의 놀라운 능력에 포커스를 맞췄고, 쥐가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표현했으며 그들의 존재 역시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쥐를 잘 표현하기 위해선 쥐를 잘 관찰해야할 터. 픽사의 사무실은 곧 다양한 종류의 애완쥐 우리로 가득찼다. 적응에 약간의 시간은 걸렸지만 제작진중 몇몇은 얼마 지나지않아 쥐들과 친해졌고, 그 덕분에 캐릭터 디자인에도 큰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캐릭터 슈퍼바이저 브라이언 그린은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엔 한동안 그냥 쥐를 바라보고 관찰했다. 그리고 관찰해서 배운 쥐의 행태를 캐릭터들의 연기속에 담았다. 쥐들과 함께 생활하다보면 쥐의 소소한 행동양식들을 낱낱이 보게된다. 쥐는 의외로 사람을 잘 따른다. 함께 놀기도하고 팔뚝위에 올라오기도 한다'

'우린 이 영화의 당당한 캐릭터인 쥐의 습성을 존중하고 싶었다. <라따뚜이>를 제작하면서 우리가 당면했던 가장 큰 과제는 쥐의 세계를 관객들이 애정어린 눈으로 볼수있도록 그리는 것이었다.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물고기들의 세계를 그렇게 그렸던 것처럼...' 슈퍼바이징 애니메이터 딜런 브라운의 말이다.

쥐를 관찰하며 애니메이터들은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얻었다. 그린의 말에 의하면 '쥐들의 가장 큰 특징은 몸이 엄청 유연하다는 것'. '쥐는 몸으로 온갖 것들을 다 할 수 있다. 들어가기 불가능해 보이는 아주 작은 구멍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작은 공처럼 몸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 흉곽이 작고 유연하기 때문. 그점을 극중 캐릭터들에게 십분 반영키로 한 애니메이터들은, 시뮬레이션 작업을 위해 특별한 기술을 개발해야했다.

쥐들의 유연함을 스크린에 표현하기 위해 애니메이터들과 골격 제조팀 -캐릭터 모델속의 골격을 만드는 팀-는 몇달동안 선 긴 시행착오를 거쳐야했다. 뼈와 피부와 털을 입힌 상태에서 사실감 있으면서도 드라마틱한 포즈가 연출될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일단 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질 파악한뒤 이들이 한 작업은 팬터지의 세계에 이 움직임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연구하는것이었다. 예를 들면, 레미가 숟갈이나 프라이팬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와 같은...

'쥐의 캐릭터에 인간과 소통할수있는 능력을 부여해야했다. 인간 요리사들과 함께 요리를 하는 쥐를 표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인간과의 크기 비율을 조절하는 게 특히 힘들었다'고 그린은 설명한다. '크기 뿐 아니라 모든게 쥐와 인간은 차이가 난다. 심장박동 역시 속도가 다르다. 레미가 달릴때 그 심장소리는 무척 빠르지만 스키너의 심장은 훨씬 느린 속도로 뛰는걸 들을 수 있다. 이 두 전혀 다른 세계의 차이를 잡아내어 표현하는것, 그것은 두 세계의 만남을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음영 또한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중요한 요소였다. 음영팀 아트 디렉터 벨린다 반 발켄버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린 각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색채를 섞어 점묘법으로 음영을 표현했다. 자세히 보면 레미는 털은 보라와 노랑, 녹색이 어우려져있음을 알수있다. 그러나 이를 멀리서 보면 그저 푸른색 음영으로 보인다.' 발켄버그는 쥐의 귀여움을 표현하기 위해 복숭아 톤을 활용했다고 덧붙인다 '콧등과 귀, 꼬리 부분에 복숭아빛 털을 표현했다'

애니메이터들이 가장 공을 들인건 역시 주인공인 레미. 버드 감독은 레미가 -네발로 걷는 다른 쥐들과 달리- 두발로 걷도록 했다. 이는 음식을 먹는 앞발로 땅을 딛기 꺼리는 레미의 깔끔함 때문!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점점 성장해가는 레미의 진화 과정이다. 처음엔 단순한 쥐로 시작하지만, 인간의 세계속에 점점 깊이 끼어들면서 점차 인간을 닮아가게 된다. 그 과정을 표현하는 건 큰 과제였지만, 덕분에 스토리에 마법같은 매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감독에게 있어 이 영화의 가장 큰 테마는 '인간의 세계에서 함께 호흡하고 싶은 아웃사이더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쥐를 그리는건 CG 애니메이터들에게도 큰 어려움이었다. 털은 그 자체만으로도 움직임이 역동적인데다 묘사하기도 쉽지 않다.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털의 흩날림을 일일이 표현해 줘야되기 때문.
픽사 팀은 <몬스터 주식회사>와 <인크레더블>에서 이미 동물의 털을 많이 다뤄봤지만 <라따뚜이>의 경우 수천마리의 털난 캐릭터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씬도 있어서 전작들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각 쥐들의 털이 주변의 모든 상황들에 역동적으로 반응하는 걸 일일이 표현하기 위해선 기존의 '털 기법'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덕분에 기술적 진보가 또 한단계 이루어진 셈이다'. 그린의 설명이다.

실제의 쥐는 한마리당 보통 100만개 가량의 털을 갖고있지만 그건 현대의 컴퓨터 기술로도 표현하기 불가능한 양. 그래서 제작진은 마리당 3만개로
'기본 털'의 양을 제한했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작업양이었다고...
'기본 털만 시뮬레이션으로 작업하고 나머지 털들은 그냥 덧붙여그렸다. 그렇지않으면 컴퓨터 용량이 도저히 감당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만으로도 털 데이터의 양은 어마어마했다'고 시뮬레이션 감독 크리스틴 왜고너는 회상한다.

<라따뚜이>의 쥐들은 리얼하고 때론 엄청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동화와 같은 환상속의 존재들이기도 하다. 예컨대, 레미가 링귀니의 머리털을 움켜쥐고 리모콘처럼 조종하는 장면도 사실 영화니까 가능한 얘기. 이런 동화같은 일들을 관객이 현실처럼 받아들일수 있게끔 하는게 제작진의 가장 큰 숙제였다. 바로 그 점에 <라따뚜이>의 성패가 달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엔 버스터 키튼 류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넘친다. 대사 한마디 없어도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들이 많다'. 브래드 루이스의 말이다.

라따뚜이의 파리:
빛의 도시 파리, 환상적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나다


파리는 사진으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소설로 가장 많이 그려진 도시일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꿈꾸고 찬양하는 도시...
그러나 <라따뚜이>에서 파리는 이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그려지고 있다. 제작진은 파리를 두개의 전혀 다른 모습으로 표현했다. 물론 그 둘다 환상적인 모습으로...
그 하나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늘어선 지상의 세계이고 또 하나는 쟝고를 비롯한 쥐들이 무리지어 사는 지하의 세계다.

'쥐들의 시각에서 파리를 들여다본 건 아무 <라따뚜이>가 처음이었을거다'고 브래드 버드 감독은 말한다. 이 작업을 진두지휘한 건 프러덕션 디자이너 할리 제섭. 빛의 도시 파리를 CG로 재현한다는 것도 흥미로운 과제였지만, 그 못지않게 그의 도전정신을 자극한 건 이 영화에서 파리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고 그 자체로 하나의 캐릭터라는 점이었다.

스크린에서 파리를 재현하기 위해 제섭은 촬영및 조명감독 새론 캘러헌과 프랑스 답사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파리의 색채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 결과, '우린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색감을 이 작품에 도입키로 했다'고 제섭은 설명한다. '파리는 고전적인 석조 톤을 기본으로 다양한 색채가 액센트를 주는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회색톤의 거리를 배경으로 빨간 코트를 입고 걸어가는 여자와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파리만의 색감을 화면에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라따뚜이>의 색채는 기존 픽사의 다른 애니메이션보다 다소 한톤 가라앉은 느낌이다.

'사실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애니메이션은 보통 강렬한 색채를 많이 쓰는데 이번엔 액센트용으로만 강렬한 색을 썼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색채를 자제한것이 한편으론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냈다고 본다'

화면속 많은 장소는 상상에 근거한 거지만 파리의 실제 명소들도 많이 등장한다. 링귀니와 레미가 어쩔 수 없이 한팀이 되기로 약속하는 장소는 조명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센 강의 '알렉산더 3세 다리'.

'다소 우울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감독은 배경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배치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노틀담 사원이 뒤로 보이는 센 강위의 다리위로
장소를 잡은 것'이라는 게 디자이너의 설명이다.

쥐들이 사는 지하세계를 그리기위해서 디자이너 팀은 파리의 하수구 속도 탐사했다. '낮엔 하수구 속을 누비고 다니다, 밤엔 파리의 최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너무 어울리지않는 생활이었지만, 한편 생각하면 그게 레미의 삶이기도했다. 그는 인간의 세계에 끼어들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속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레미의 종족은 자신들의 환경을 영리하게 잘 활용해서 생존해간다. 쥐떼들이 급류를 타고 시골마을을 탈출할때 타고 가는 배는 그들이 주변에서 주은 깡통, 주전자 등의 생활용품들로 만든 것이라는게 제섭의 설명.

구스토의 식당 주방 디자인은 2년여의 기간동안 조금씩 바뀌어갔다.
'우린 많은 프랑스 식당을 방문, 조언과 자료를 수집했다. 대부분의 주방은 좁은 방들이 여럿 연결돼있는 방식으로 돼있다. 그러나 우리 영화속에선 넓게 하나로 트여있다. 물론 구획은 나뉘어져있다. 빵굽는 구역, 육류 조리 구역, 생선 조리 구역 식으로..'

이 공간은 레미의 출현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레미는 요리를 좋아하지만 인간의 주방엔 쥐를 위협하는 많은 위험 요소들이 널려있다. 자칫하면 스프 냄비에 빠질수도 있고 설겆이물이 담긴 개수통에 빠질수도 있다. 이런 요인들이 이 영화의 슬랩스틱적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촬영감독 겸 카메라맨인 로버트 앤더슨은 이렇게 말한다. '주방이 소란스럽게
동요하는데 따라 카메라도 함께 흐르듯 움직인다. 레미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요리에 몰두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종종 음악에 몸을 맞기고 물흐르듯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레미가 발각되면 카메라는 레미의 뒤를 추격한다. 사람들이 레미에게 물건을 던질 때도 레미가 차에 치일뻔 할때도 오븐속에 던져질 때도 카메라는 늘 레미곁에 있다'

손님들이 식사하는 식당의 내부도 이 영화에서 중요한 공간. 이 공간의 인테리어는 기 사보이, 따유방, 라뚜르 다르장, 그리고 리용 기차역의 유명한 구내식당 벨 에뽀끄 등을 참고로해서 디자인됐다.

성공의 요리법:
<라따뚜이>의 근사한 메뉴들의 탄생 과정


구스토 식당에 잠입한 레미는 평생의 꿈이었던 '변장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명성을 잃어가는 구스토의 메뉴에 자신만의 창의성을 가미, 새로운 요리 예술로 탄생시키기 시작한 것.
이 요리의 세계를 리얼하고 흥미롭게 묘사하는 것이야말로 <라따뚜이> 제작의 키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작진은 고급 요리의 세계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요리만이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주방의 모습과 요리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제대로 그려내야만 이 영화의 팬터지에 리얼리티가 부여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버드 감독은 말한다.

그래서 제작진은 파리 최고의 식당들을 돌며 온갖 맛있는 요리들을 섭렵했고 주방 안을 들여다봤다. '너무 단기간에 맛있는 음식들을 포식하다가 혹시 탈이 나서 죽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고 감독은 웃는다.
'하지만 덕분에 많은 걸 배웠고,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제작진은 전원 요리 강습에 등록했다. 물론 컴퓨터 아티스트들은 실제로 재료를 썰고, 끓이고 하는 공부 대신 클릭질과 파일 붙이기 등으로 더 많은 수업을 대신했지만...
어쨌든 그 과정을 통해 제작진은 요리사들이 칼을 어떻게 잡고 양파를 어떻게 써는지 스프는 어떻게 젓는지, 분주한 주방안에서 다른 요리사들과 어떤식으로 함께 일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그동안 브래드 루이스는 나파벨리로 가서 이틀간을 머물며 미국 최고의 (입장하기도 제일 까다로운) 고급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에서 인턴근무를 했다. 이곳은 최고의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 슈퍼스타 요리사 토마스 켈러가 있는 곳.

켈러는 <라따뚜이>의 스토리를 듣고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응락했다. 뿐만 아니라 더빙 출연에도 응했다. 구스토 식당에 온 손님중 한명의 음성은 바로 켈러의 음성.
'브래드는 진짜 식당 주방이 어떤 분위기인지,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우린 그걸 댄스라고 부른다-를 리얼하게 파악하고 싶다고 했다. 브래드의 팀은 우리 식당의 모든 것들을 비디오로 찍어 애니메이션에 적극 반영했다'고 켈러는 설명한다.

인턴근무 첫날 브래드 루이스는 식당에서 새벽 1시반까지 일하고 퇴근했다가 5시 반에 또 출근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한가지 소중한 것을 배웠다고 한다.
'내가 요리를 사랑하는 건 다른 모든 요리사들과 같은 이유 때문임을 깨달았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준다는 것'

파리에 견학을 가고 프렌치 런드리에서 실습까지 했지만 컴퓨터의 가상세계로 요리의 세계를 표현한다는건 쉽지 않은 일.
'우리의 과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요리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화면 속에 뛰어들어 저 요리를 먹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했다.
그러나 근사한 요리를 직접 만드는 것도 힘든 일인데, 그걸 CG로 표현하는건 더 말할 나위없었다. 그래서 CG팀은 독특한 기술개발 과정을 밟아야했다'고 마이클 퐁은 설명한다. 그를 위해 일단은, 참고할 실제 음식 모형이 필요했다.
'소스가 냄비에서 보글대고 김이 오르는 장면을 CG로 표현하기 위해선 진짜 오븐 위에서 소스를 끓이고 그걸 촬영해서 참고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동원된 사람이 픽사의 요리 자문 마이클 와치. 그는 영화계에 입문하기 전엔 직업 요리사였다. <라따뚜이> 제작의 세트와 레이아웃 매니저로일하는 틈틈이 요리 자문을 했다. 그가 가장 역점을 둔 건 정통 프랑스 요리의 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리는 것이었다. 스타일과 보는 재미 못지않게 리얼리티가 중요했기 때문. '진짜 프랑스제 청동냄비와 프랑스제 주방칼을 모델로 썼고 주방에서 조리사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요리마다 접시에 어떻게 담고 소스는 어떻게 얹는지 등까지 세심하게 조언했다. 영화를 보는 조리사들이 와, 우리도 정말 저렇게 하는데!라고 감탄사를 뱉을 만큼...'

요리는 CG팀에게도 만만찮은 과제였다. '시뮬레이션 팀은 접시에 담긴 요리가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음식이 부드러워보이게 연출하는 작업을 맡았다. 그래야 더 맛있게 보이기 때문이다. 조명 팀과 음영 팀은 음식이 반투명한 느낌을 주도록 연출하는 작업을 맡았고 효과 팀은 음식에서 올라오는 김과 열기의 움직임을 연출하는 작업을 맡았다. 그 모든 작업이 어우러져 맛깔나는 CG 요리가 탄생한 것이다' 퐁의 설명이다.

요리중에서 특히 CG로 재현하기 힘든 아이템이 있었다면 그것은 빵.
얼핏, 제일 단순해보이지만 그 볼륨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그냥 납작한 빵 그림위에 색깔만 입히면 빵의 입체적인 볼륨이 표현될 수 없다. 빵을 구울 때 생기는 기포도 표현이 돼야 그 부드러운 질감과 양감이 제대로 표현되는 것이다. 빵 부스러기의 파삭거리는 느낌도 제대로 살려야했다. 그래서 최고의 기술진이 빵 CG에 매달렸다'

식당에서 흔히 보는 액체 음식 종류의 재현도 쉽지 않았다. 걸쭉한 요리용 소스부터 레드 와인, 오렌지 주스까지 모두 제각기 질감이 달라 이를 CG로 표현하기 쉽지 않았던 것.
마이클 퐁은 이렇게 설명한다. '고깃국이나 소스처럼 천천히 흐르는 걸쭉한 액체를 시뮬레이팅하는 작업은 극히 소수의 전문가들이나 가능하다. 그 액체의 역학을 제대로 파악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레미가 여러 스프의 맛을 보는 장면에서처럼 숟갈 위에서 액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공부도 필요했다'

이러한 CG 팀의 노력의 결과는 요리 전문가인 켈러도 흡족해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들이 CG로 만든 요리는 나도 먹어보고 싶을만큼 리얼하고 먹음직했다. 요리를 접시에 담고 소스를 뿌린 모습까지도 실제와 너무 흡사해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으니까...'

요리사 모자부터 테이블보 까지:
직물 디자인의 한계를 한단계 뛰어넘은 <라따뚜이> 팀


픽사 스튜디오는 직물과 옷감의 움직임을 CG로 재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선구자 대열에 낀다. <라따뚜이>에선 그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오랜 기간동안 '직물'은 CG의 리얼리티 향상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었다. 왜냐하면 직물은 중력과 마찰력이라는 물리학의 법칙에 늘 지배를 받고, 그 법칙에 따라 항상 움직이기 때문.
픽사는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구겨진 티셔츠를 사실적으로 재현했고 <인크레더블>에선 복고풍의 멋진 미래 의상을 선보여 이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바 있다.

<라따뚜이>팀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옷 외에도 테이블보, 냅킨등 190여종의 직물 모델 시뮬레이션을 제작했는데, 이 작업은 쥐의 털과 사람 머리털 등의 시뮬레이션 작업을 맡은 왜거너 팀이 맡았다.

2인치 크기의 쥐가 바라본 파리의 풍경:
카메라 렌즈 속의 <라따뚜이>


<라따뚜이>의 스토리를 인간의 관점에서 풀어나갔다면 얘기 전개가 훨씬 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독은 쥐의 관점을 선택했다. 헐리웃의 고전 스릴러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레미가 파리의 아파트에 숨어들어간 장면은 히치콕 감독의 <이창>에 영향을 받았다고...
'<이창>에서 히치콕은 지미 스튜어트의 아파트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마찬가지로 <라따뚜이>에서 우린 레미의 관점을 통해 파리 아파트 주민들의 삶을 엿본다'

<니모를 찾아서> <토이 스토리 2> <벅스 라이프>등에서 촬영감독/조명을 맡았던 섀런 캘러헌이 이번에도 같은 작업을 맡았다. 그녀는 파리의 10월 풍경의 정취를 <라따뚜이> 스크린에 그대로 옮기기로 마음 먹었다.
'사전 답사를 위해 파리에 갔을때 날씨는 맑았지만 햇살은 부드러운 가을빛이었다. 그 분위기를 영화속에 살리고 싶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이 영화속엔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강렬한 빛이나 짙은 그림자가 없다. 파리의 색채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캘러헌 팀은 음식의 촬영을 위해 수많은 요리잡지를 탐독했다. '조명의 위치를 바꿈에따라 음식의 표정은 천차만별이 된다. 중요한 건, 어떤 조명을 어떤 위치에서 사용해야 음식이 리얼한 반투명의 색조로 표현될 것인가, 좀 더 촉촉하고 먹음직 스럽게 보일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많이 사용한건 따뜻한 조명이었다. 따뜻한 조명이 파리의 요리를 가장 잘 표현해줬기 때문이다'

캘러헌이 <라따뚜이>에서 사물을 반투명하게 보이기위해 사용한 카메라 기법은 <니모를 찾아서>에서 사용했던 기법이다. 음식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기위해 빛을 분산시키는 기법은 <인크레더블>에서 사람의 피부빛을 표현할때 쓴 기법이다.

쥐와 사람의 크기 비율 문제는 캘러헌 팀에게도 큰 과제였다. '사람과 쥐를 같은 세계안에 등장시키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 둘 간의 소통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조명이다'

캘러헌의 작업은 전통적인 실사 촬영감독의 작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난 늘 화가와 같은 마인드로 작업에 임한다. 사물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수 있도록 조명을 사용한다. <라따뚜이> 작업은 내가 경험한 가장 창조적인 도전이었다. 그만큼 보람도 컸다. 브래드 버드 감독은 모든 스탭들의 재능을 최대한도로 끌어낼 줄 아는 감독이다'

마이클 지아치노의 음악:

브래드 버드 감독은 <라따뚜이>의 시끌벅적한 액션과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동시에 잘 표현할수 있는 작곡가로 마이클 지아치노를 선택했다. 지아치노는 <인크레더블>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음악가. 이번 작품에선 프랑스가 배경인 영화의 분위기를 십분 살려, 타악기와 브라스 악기를 최대한 활용한 재즈풍의 곡들을 많이 선보인다.

버드 감독과 지아치노는 서로 일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호흡이 잘맞기로 유명하다. '버드 감독은 시각적 언어로, 지아치노는 음악적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이지만 둘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완벽하게 서로 소통한다.'고 제작자인 브래드 루이스는 말한다.

지아치노는 처음 <라따두이> 1차 편집본을 보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한가지 스타일의 음악만으로는 부족한, 모든 스타일이 혼재해있는 그런 영화였달까... 극장문을 나서며 감독에게 말했다. 솔직히 두렵지만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겠다고..'

그는 자신의 기존 작곡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영화를 보기 전엔 실용적인 접근방식으로 작업에 임하려고 했지만 영화를 보고나선 감정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고 그는 설명한다.
'영화 끝부분에 나오는 안톤 이고의 음식평 기사 부분을 보면서 와,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주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장면을 메인테마의 소재로 삼아 곡을 썼다.'

'이 영화는 행복한 스토리로 끝나지만 멜랑꼬리한 정서가 그 밑에 깔려있다. 난 그 느낌을 끌어내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내 가장 큰 목표는 이 영화의 유머와 액션을 살리되 그런 멜랑꼬리함이 그 속에 묻히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작곡가는 메인 테마외에 각 캐릭터가 갖고있는 개성과 희망에 맞는 캐릭터별 테마도 만들었다. 레미의 테마는 두 곡을 작곡했다. 레미가 처음 등장할때의 테마곡은 음식을 훔쳐먹는 쥐의 습성에 포커스를 맞춘 멜로디를 위주로 작곡했다. 즉, 이 첫 테마곡은 쥐라는 레미의 타고난 본질에 맞게 작곡한 것. 그러다가 레미가 옥상위로 올라가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며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두번째 테마곡이 많이 쓰인다.
두번째 테마곡은 쥐라는 껍데기속에 숨어있는 레미의 진정한 자아를 표현하고 있다.

'링귀니와 레미가 함께 팀을 이룬 후엔 둘의 테마곡이 등장한다. 둘의 팀웍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레미가 링귀니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링귀니의 요리 동작을 조종하는 씬. 이 장면부터 시작된 둘의 '버디 테마'는 점차 더 크고 영웅적인 곡조로 진화한다. 링귀니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식당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고 쥐떼들이 합심해서 요리를 만드는 장면에서 이 곡은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이 장면은 영국의 2차대전 테마곡을 연상시킨다. 우정이 점차 발전하여 둘이 합심, 큰 일을 해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작곡한 곡들을 연주하기 위해 지아치노는 재즈 풍 분위기의 오케스트라를 짰다. 하모니카와 아코디온등이 포함된 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자로 그는 세계 유수의 뮤지션들을 끌어모았다. 그중엔 50년간 TV, 영화, 음반 등을 통해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해온 하모니카 연주자 토미 모건도 포함돼 있었다.
그의 레코딩 세션 횟수는 자그마치 7천회에 이른다.
그밖에 재즈 아코디언 연주자 프랭크 마로코, 엘라 핏제랄드, 허비 행콕과 같은 재즈 가수들과 수많은 음반을 취입한 바 있는 전설적인 베이스 기타리스트 에이브 라보리엘, 듀크 엘링턴, 에롤 가너와 같은 60년대의 재즈 신화들과 함께, 그래미상 후보에 7번이나 올랐던 드러머 하비 메이슨 등이 오케스트라에 참여했다.

지아치노가 이 영화를 위해 작곡한 주제곡중 대표곡은 'LA FESTIN' (향연). 이 곡을 젊은 프랑스 여가수 까미유가 그녀만의 독특한 캬바레 스타일로 불렀다. 작곡가는 이 곡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 노래의 가사는 프랑스의 오래된 격언을 토대로 하고 있다. 좋은 벗, 사랑하는 가족과 모여앉아 좋은 음식을 나눠먹는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는... 그것이야말로 영화 <라따뚜이>가 말하고 싶은 가장 큰 주제가 아닐까?'



(총 111명 참여)
zlemqmffor
진짜재밋음     
2010-02-10 22:56
kisemo
기대     
2010-01-25 16:12
joe1017
그냥 평균수준의 3D애니..특이한 상상력은 인정     
2010-01-07 15:39
seok2199
재밌어~재밌어~     
2009-11-02 17:36
seo1124kr
재밋네요ㅋㅋ레미ㅋ     
2009-07-18 18:18
khjhero
소재도 좋고...순수하게 볼만한 너무 좋은 애니     
2009-06-18 16:26
ehgmlrj
왜 이제서야 봤는지..
정말이지.. 너무 너무 잼있게 봤다!!     
2009-01-11 23:07
ehgmlrj
보고 싶다.. ^-^ ㅎㅎ     
2009-01-03 00:59
shelby8318
먹을 거에 쥐가 요리를 하는 설정이라서 좀 속이 안 좋았지만 재밌게 봤다.     
2008-12-05 13:22
aesirin
픽사와 디즈니!!     
2008-09-0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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