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올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슬로건은 '대안Young畵'이다. 이는 네마프가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대안영화를 슬로건으로 전면에 내건 것이자, 젊은 영화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 것이다. 젊다는 것은 단지 나이의 젊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젊음, 그것이다. 우리는 그 새로운 시선을 지지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안영화 장르전의 일환으로 사적 다큐멘터리를 꺼내드는 이유이다.

사적 다큐멘터리는 개인이 들어갈 여지가 없었던 정치 다큐멘터리에 개인의 시각을 투영함으로써 다른 국면을 발견하게 한다. 김경묵의 <나와 인형놀이>는 애니메이션, 퍼포먼스, 다큐멘터리, 극영화를 넘나드는 장르적 실험이 작가자신의 섹슈얼리티의 경계성과 만났을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승일의 <내가 만난 90년대>는 90년대 노동운동을 구호가 아닌 이미지로, 담론이 아닌 사운드로 포착하고 있다. 정호현의 <쿠바의 연인>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지극히 사적행위가 어떻게 공적인 행위가 될 수 있는가를 통렬히 보여준다. 개인을 투과하고 나온 정치담론의 힘을 보여주는 각각의 작품들이 섹슈얼리티, 세대, 사상을 넘나드는 가운데 던져주는 새로운 시선을 따라가 보자.

□ 상영정보

■ 나와 인형놀이 Me and Doll-playing

김경묵 Kyung-mook Kim | 2004 | DV 6mm | color | 19min 30sec | personal documentary

     2005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최고구애상 수상작

2008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상영작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인형놀이를 좋아했다. 엄마의 화장대를 놀이터 삼아 화장을 하고 치마와 구두를 신고 밖으로 나가 돌아다녔다. 하지만 학교에 들어간 뒤부터 모든 것은 달라졌다. 학교에는 규칙들이 있었다. 그 규칙들은 축구와 고무줄, 바지와 치마를 나누었고 남성이었던 난 그곳에서 나의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김경묵

김경묵은 2004년 영화를 시작해 <나와 인형놀이>(2004), <얼굴 없는 것들>(2005), <청계천의 개>(2007)를 연출했고 그 외 다수의 미디어 작업을 병행해왔다. 2012년 세 번째 장편 <줄탁동시> 개봉으로 화제를 모았다.

■ 내가 만난 90년대 The 90’s When I Met

    전승일 Seung-il Chon | 2001 | DV 6mm | b&w | 4min | scenery video

2005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상영작

1990년 당시 여소야대 정국으로 궁지에 몰린 집권세력은 3당 합당으로 기득권을 유지해나갈 발판을 만든다. 그리고 1991년 한 대학생이 전투경찰에게 집단구타 당해 사망하고, 연이어 민자당 해체와 공안통치 종식을 외치며 젊은이들의 분신과 타살이 이어진다. 90년대 초반, 8미리 비디오로 촬영한 서울 대학가와 시내 곳곳에서의 집회, 시위 현장을, 인디밴드 ‘새봄에 핀 딸기꽃’의 음악 ‘별따기’에 맞춰 디지털 영상으로 재구성, 편집하였다.

전승일

전승일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독립애니메이션과 실험비디오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다. <내가 만난 90년대>(2001), <하늘나무>(2003), <팬옵티콘 코리아>(2007), <예산족 애니메이션 프로젝트>(2009) 등의 작품이 있다.

■ 쿠바의 연인 Cuban Boyfriend

정호현 Ho-hyun Joung | 2009 | DV 6mm | color | 93min | personal documentary

    감독은 직접 쿠바 사회주의와 그들의 음악과 춤을 탐구하러 쿠바에 간다. 쿠바 한인의 이주 역사에 대해 탐구를 시작하려고 할 쯤, 감독은 멋진 쿠바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후 그 나라 사회주의에 대한 탐구는 몇몇 친한 쿠바인들과의 인터뷰로 대체되고, 이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연애가 된다. 하지만 연애라는 개인적 차원의 일상을 통해 오히려 쿠바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동시에 한국이라는 사회에 대해서도 성찰케 한다.

정호현

정호현은 한국의 가부장제 가족문화를 다룬 사적 다큐멘터리 작업을 주로 해왔으며, <평범하지 않은 평범>(1999), <딸들의 명절>(2000), <정씨집안 딸들>(2003) <쿠바의 연인>(2010)등의 작품이 있다. <엄마를 찾아서>(2005)로 서울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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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료 안내

입장료: 3,000원(아이공 회원/장애인/청소년 2,000원)

□ 문의 및 예매 : T. 02-337-2870, E. distribution@igong.org